북한 해커들의 범죄 수익금을 세탁한 혐의로 체포된 나이지리아인에게 징역 135개월이라는 중형이 구형됐습니다. 지난해 11년 8개월 형을 선고받은 캐나다인 공범과 비슷한 형량이 언도될지 주목됩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연방검찰이 북한의 해킹 범죄수익금을 세탁한 나이지리아인 라몬 올로룬와 아바스에 대한 엄중한 처벌을 요구했습니다.
검찰은 7일 재판부에 제출한 ‘선고 제안서’에서 사건의 심각성과 연방보호관찰관(USPO)의 형량 제안 등을 고려해 아바스에게 135개월의 실형과 3년의 보호관찰, 피해자금 173만 달러 반환, 그리고 50만 달러의 벌금을 구형한다고 밝혔습니다.
아바스는 지난 2019년 북한 라자루스 그룹이 몰타 은행에서 사이버범죄로 훔친 자금을 세탁한 혐의 등으로 이듬해 미 수사당국에 체포된 인물입니다.
고가의 자동차와 전용 비행기에 탑승하고, 명품 의류를 착용한 사진 등을 소셜미디어에 과시하며 유명세를 탔던 아바스는 체포 이후 현재까지 미국 구치소에 수감돼 있습니다.
검찰은 ‘선고 제안서’에서 북한을 ‘불량국가’로 지칭하며 아바스와 북한의 범죄 행위가 가볍지 않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특히 “피고가 북한이 (돈세탁) 의뢰자인 사실을 몰랐다 하더라도 모든 이들의 자금을 세탁하려 했던 피고의 태도는 국제 안보에 대한 심각한 위기를 강조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가운데 아바스의 변호인도 같은 날 재판부에 ‘선고 제안서’를 제출했습니다.
변호인은 아바스가 자신의 행위를 뉘우치고 있는 점과 모범적인 구치소 생활을 해 온 점 등을 참작해 달라며 검찰의 구형 형량보다 크게 낮은 33~41개월을 희망 형량으로 제시했습니다.
아울러 최종 선고 형량에는 아바스의 구치소 수감 기간도 포함시켜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앞서 재판부는 지난해 9월 아바스의 공범인 캐나다 국적자 갈렙 알라우마리에게 140개월의 실형과 피해자금 3천만 달러 반환 명령을 내린 바 있습니다.
알라우마리는 체포 직후 자신의 유죄를 인정하며 검찰에 최대한 협조하는 전략을 구사했지만 중형을 피하지 못했습니다.
아바스 역시 적극적인 법적 대응 대신 알라우마리와 마찬가지로 일찌감치 유죄를 인정하며 ‘형량 줄이기’에 주력해 왔습니다.
따라서 아바스가 알라우마리의 전철을 밟을지, 아니면 재판부의 선처를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재판부는 검찰과 변호인의 ‘선고 제안서’를 검토해 오는 19일 최종 선고를 내릴 예정입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