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재무부, ‘토네이도 캐시’ 자금 출금 일부 허용

'토네이도 캐시(Tornado Cash)' 프로그램 웹사이트 .

미국 정부가 북한 해킹조직 라자루스의 돈세탁에 활용된 가상화폐 믹서 토네이도 캐시를 제재했지만 기술 자체에 대한 공유는 금지 대상이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토네이도 캐시에 묶인 자금 일부도 출금을 허용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박형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 재무부가 13일 가상화폐 '믹서' 서비스 '토네이도 캐시' 제재에 따른 구체적인 적용 방안을 공개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Frequently Asked Questions)’ 형식으로 된 글에는 제재 지정에 따라 금지된 거래와 허용된 일부 활동 등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유명 가상화폐 믹서 서비스인 '토네이도 캐시'에 대한 전격적인 제재 조치 이후 이용자와 관련 업계를 중심으로 혼란이 가중되자 한달 만에 구체적인 설명에 나선 겁니다.

재무부는 먼저 해외자산통제국(OFAC)의 '토네이도 캐시' 제재 지정이 “북한 당국의 후원을 받는 해킹 조직으로 이미 제재 대상인 '라자루스 그룹' 등에 의한 사이버 범죄 수익의 세탁을 용의하게 했기 때문”이라는 점을 상기했습니다.

또한 제재 대상인 개인과 연관된 특정 가상화폐 지갑 주소를 특별지정 제재대상(SDN)에 포함할 수 있음을 앞서 공지했고, 실제로 해당 지갑과 토네이도 캐시 웹사이트의 인터넷 주소(URL) 등을 SDN 명단에 추가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토네이도 캐시 웹사이트는 현재 삭제됐지만 특정 인터넷 아카이브에서는 여전히 사용 가능한 상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인의 경우 토네이도 캐시나 동결 자산 등과 연관된 어떤 거래도 금지 대상이지만, 토네이도 캐시와 금지된 거래에 관여하지 않는 형식으로 누구에게나 공개된 ‘오픈 소스 코드’를 사용하는 것은 금지 대상이 아니라고 덧붙였습니다.

실례로 '오픈 소스' 코드를 복사해 온라인에 게시하고 출판 혹은 토론이나 교육 용도로 사용하는 것은 금지 대상이 아니라고 재무부는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해외자산통제국의 별도 승인 없이 토네이도 캐시와 거래하거나 SDN 명단에 포함된 가상화폐 지갑 주소를 통해 거래하는 것 등은 제재 위반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미국인이 토네이도 캐시로 거래를 수행하는 것은 여전히 불법이지만 기본 오픈 소스 코드를 포함해 도구 자체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는 것은 불법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앞서 미 공화당 소속의 톰 에머 연방 하원의원은 토네이도 캐시 제재 이후 “중립적이고 누구에게나 공개된(open-source) 탈중앙화 기술에 대한 제재는 전례가 없다"고 비판한 바 있습니다.

한편 재무부는 이번 설명을 통해 토네이도 캐시 사용자가 자금을 합법적으로 인출하는 방법도 밝혔습니다.

재무부 설명에 따르면 토네이도 캐시에 대한 제재가 발표된 8일 이전에 자금을 예치한 미국인 사용자는 해외자산통제국으로부터 특별 면허를 발급받아 자금을 인출할 수 있습니다.

특별 면허 발급을 위해선 토네이도 캐시에서 사용하는 지갑 주소, 거래 날짜, 거래 금액 등의 상세 정보를 제공해야 합니다.

앞서 재무부는 지난달 8일 '토네이도 캐시'가 2019년 설립 이래 70억 달러가 넘는 가상화폐 세탁에 관여했다며 제재 대상에 포함시켰습니다.

특히 북한 당국의 후원을 받는 해킹 조직 ‘라자루스’가 탈취한 4억 5천 500만 달러 상당의 가상화폐를 돈세탁하는 데 토네이도 캐시가 사용됐다고 지적했습니다.

재무부는 당시 토네이도 캐시가 “공개적인 확약에도 불구하고 악의적인 사이버 행위자들이 자금 세탁을 하는 것을 막기 위한 효과적인 통제를 반복적으로 이행하지 않았다”고 비판했습니다.

VOA 뉴스 박형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