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군, 러 철수 헤르손시 진입... 아세안 정상 '미얀마 평화 합의 이행' 촉구

우크라이나 수도 크이우의 마이단 광장에서 11일 밤 한 남성이 국기를 펼쳐들고 헤르손시 해방을 축하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이 물러난 남부 헤르손시에 진입했다고 우크라이나 국방부가 발표했습니다.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정상회의가 11일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개최됐습니다. 이 자리에서 아세안 정상들은 미얀마 군부에 평화 합의안을 지키라고 촉구했습니다. 영국 정부가 부여하는 특별 비자를 신청한 홍콩인들 가운데 18세 미만이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우크라이나군이 남부 요충지인 헤르손시에 들어갔다는 발표가 나왔군요?

진행자) 그렇습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 정보국은 11일 성명을 내고 “헤르손이 우크라이나 통제 아래 돌아오고 있다”며 “군이 헤르손시에 진입하고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성명은 그러면서 남아 있는 러시아 군인들에게 항복하라고 촉구했는데요. 유리 사크 우크라이나 국방부 고문은 이날(11일) 영국 BBC 방송에 군이 헤르손시를 거의 다 장악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이 발표가 나오기 몇 시간 전에는 러시아 국방부가 헤르손 철수가 끝났다고 밝히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러시아 국방부가 11일 성명을 내고 모스크바 현지 시각으로 이날(11일) 새벽 5시 드니프로강 서편으로부터 병력 3만 명, 그리고 장비 약 5천 개가 강 동편으로 이동을 완료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성명은 그러면서 강 서편에 아무런 장비나 무기도 남기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군이 9일 헤르손시에서 철수한다고 발표했을 때, 우크라이나는 이것이 위장 전술일 수 있다면서 경계했는데요. 이와는 달리 실제로 러시아군이 모두 철수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우크라이나군 드론정찰부대 지휘관은 11일 헤르손시 북쪽 지역을 정찰한 결과, 러시아군과 장비를 전혀 볼 수 없었다면서 러시아군이 밤에 조용히 떠났다고 전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우크라이나 관리들은 헤르손시 주민들이 시내에 진입한 우크라이나 군인들을 환영하는 모습이 나오는 동영상을 SNS에 올렸습니다.

우크라이나 헤르손시 시민들이 11일 자유광장에서 환호하며 차에 타고 있는 자국군 병사들과 악수하고 있다.

진행자) 러시아군이 헤르손에서 철수하는 데 시간이 꽤 걸릴 것이라는 말이 있었는데, 철수 작업이 이런 예상보다 훨씬 빨리 끝난 거죠?

기자) 맞습니다. 앞서 올렉시 레즈니코우 우크라이나 국방부 장관은 10일 로이터 통신과의 회견에서 헤르손 지역에 러시아군이 약 4만 명 정도 있는데 이 정도 병력이 하루 이틀 안에 철수하는 것이 쉽지 않다면서 철수에 적어도 일주일은 걸리리라 전망한 바 있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이런 전망이 틀린 셈인데요. 우크라이나 정부 쪽에서는 헤르손 수복에 관해 어떤 말이 나왔나요?

기자) 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11일 밤 연설에서 ""오늘은 역사적인 날"이라며 "헤르손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었고, 결코 우크라이나를 포기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부 장관은 헤르손시와 주변 지역에서 러시아군이 철수한 것이 승리라며 환호했습니다. 유리 사크 국방부 고문은 BBC 방송에 “우리는 크름반도를 포함해 국제적으로 인정된 우크라이나 영토를 해방하고 수복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러시아는 지난 2014년 당시 우크라이나 영토였던 크름반도를 무력으로 병합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앞서 우크라이나 측은 군이 헤르손시를 탈환하는 과정에서 큰 피해가 날 것을 우려한다는 보도도 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대통령 보좌관은 10일 러시아군이 철수하면서 아파트부터 하수도까지 모든 곳에 지뢰나 부비트랩을 설치하고, 강 건너편에서 포를 쏴 헤르손을 ‘죽음의 도시’로 만들기를 원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러시아군으로부터 탈환한 지역에서는 공병과 화약 전문가들이 터지지 않은 지뢰나 폭탄 수천 개를 제거해야 한다면서 헤르손도 그런 경우라고 이날(10일)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헤르손 철수에 대해서 러시아 대통령실 쪽에서 나온 말이 있습니까?

기자) 네.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 문제에 관해 언급하기를 거부했습니다. 하지만 페스코프 대변인은 “헤르손 지역은 러시아 연방 영토”며 “그 지위는 법적으로 고정됐다”고 강조했는데요. 러시아는 지난달 헤르손 지역을 포함해 우크라이나 내 점령지 네 곳을 병합한 바 있습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또 헤르손 철수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굴욕이 아니냐는 BBC 방송 질의에 그렇지 않다고 일축했습니다.

진행자) 10일에는 미국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추가 군사 원조를 제공한다고 발표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정부는 우크라이나에 4억 달러에 달하는 군사 원조를 추가로 제공할 것이라고 이날(10일) 발표했습니다. 이번 군사 원조에는 스팅어 단거리 지대공 미사일을 장착한 어벤저 방공체계와 호크 중거리 지대공 미사일이 포함된 것이 눈길을 끄는데요. 그밖에 장거리 다연장 로켓인 ‘하이마스(HIMARS)’용 탄약도 추가로 제공됩니다. 한편 영국도 지대공 미사일 1천 기와 혹한기 대비용 장비 2만5천 개 이상을 우크라이나에 보낼 것이라고 10일 발표했습니다.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정상들이 11일 정상회의 개막 행사에서 사진 촬영을 위해 단상에 모여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정상들이 11일 한자리에 모였군요?

기자) 네. 아세안 정상회의가 이날(11일) 아침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서 진행됐습니다. 이번 정상회의에는 아세안 10개 회원국 가운데 미얀마를 제외한 9개국 정상이 참석했습니다. 주최국인 캄보디아의 훈센 총리는 이날(11일) 개막연설에서 “우리는 지금 가장 불확실한 시점에 있다”면서 “역내 수백만 명의 생명이 우리의 지혜와 혜안에 의지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회의에서 아세안 정상들이 어떤 현안들을 논의했습니까?

기자) 네. 미얀마 사태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 이후 경제 회복 방안, 남중국해 문제, 우크라이나 전쟁, 그리고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미국과 중국 사이 패권 다툼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많은 언론은 이 중에서 역시 미얀마 문제를 주된 의제로 꼽았습니다. 한편 이날(11일) 회의에서 아세안 정상들은 동티모르를 11번째 회원국으로 받아들이는 데 원칙적으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미얀마 정상이 이번 정상회의에 참석하지 못한 이유가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아세안 측은 미얀마 사태 해결을 위한 합의를 미얀마가 지키지 않는다는 이유로 미얀마 군사정권 대표가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것을 배제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지난해 쿠데타가 난 이후에 미얀마가 계속 혼란스러운 상태죠?

기자) 네. 군사정권이 들어서자 격렬한 저항이 발생하고 군부가 이를 강하게 탄압하면서 유혈사태가 이어지는 등 정치적, 사회적, 경제적으로 무척 혼란스럽습니다. 이에 아세안이 이런 혼란을 해결하기 위해 즉각적인 폭력 중단 등 5개 항을 지난해 미얀마 측과 합의한 바 있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아세안 측은 합의 사항 이행에 별 진전이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이와 관련해 레트노 마르수디 인도네시아 외무부 장관은 지난주 로이터 통신에 평화 방안에 진전이 없는 건 순전히 미얀마 군사정권 책임이라고 못 박았습니다.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도 10일 훈센 캄보디아 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미얀마 사태를 다루는 데 있어 인내가 필요하지만, 이 문제와 관련해 아세안이 더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그럼 이번 아세안 정상회의에서 미얀마 문제가 어떻게 결론이 났나요?

기자) 네. 회의가 끝난 뒤에 성명이 나왔는데요. 성명은 정상들이 기존 5개 항 합의를 유지할 것이지만, 구체적인 일정을 가진 견고하고 실제적이며 측정할 수 있는 지표들이 필요한 것으로 결론 내렸다고 밝혔습니다. 또 정상들은 앞으로 각종 회의에 미얀마를 대표해 참석할 인물에 대해서도 전면 재검토하겠다면서 미얀마 군부를 압박했습니다.

진행자) 평화 합의 이행에 진전이 없다는 비판에 미얀마 군사정권은 어떤 자세를 보이고 있나요?

기자) 네. 미얀마 군사정권은 합의 사항 이행에 진전이 없는 것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과 무장세력 저항 탓으로 돌리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 아세안 정상회의가 13일까지 진행되는데요. 주변 나라 정상들도 참석하죠?

기자) 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리커창 중국 총리,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윤석열 한국 대통령, 그리고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부 장관 등도 참석하는데요. 이들은 아세안 정상회의 기간 중 다양한 다자회의를 진행합니다.

진행자) 아세안 정상회의가 끝나면 바로 중요한 국제회의들이 이어지지 않습니까?

기자) 네. 다음 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리고요. 그 뒤에는 태국 방콕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이어집니다.

진행자) 다음 주에 연이어 이어지는 국제회의에서 눈길을 끄는 건 역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조 바이든 대통령 간 회담이 성사될 것인지 여부죠?

기자) 네. 중국 외교부는 이와 관련해 시 주석이 내주 G20과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하며 바이든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만난다고 11일 발표했습니다. 미국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이 오는 14일에 만날 것이라고 전했는데요.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해 백악관에 들어간 뒤에 두 지도자가 직접 만나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한편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번 G20 정상회의에 직접 모습을 드러낼지 여부도 관심거리였는데요. 하지만 인도네시아 주재 러시아대사관 측은 푸틴 대통령이 이 회의에 참석하지 않는다고 10일 밝혔습니다.

'영국해외시민(BNO)' 여권(붉은색)이 홍콩 여권 위에 놓여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영국 정부가 홍콩인들에게 부여하는 특별 비자를 신청한 사람 가운데 18세 미만이 가장 많은 것으로 드러났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신문이 영국 당국 통계를 바탕으로 최근 보도한 내용인데요. 영국 정부가 홍콩인들에게 주는 특별 비자를 신청한 사람 중에서 18세 미만이 전체 신청자 가운데 거의 3분의 1을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진행자) 이 나이대에서 구체적으로 몇 명이나 특별 비자를 신청한 겁니까?

기자) 네. 지난 2021년 1월 31일부터 올해 6월 30일까지 특별 비자를 신청한 사람이 총 14만2천 명이었는데요. 이 중에서 18세 미만이 3만8천600명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다음 35세부터 44세까지가 3만 2천600명으로 2위였고요. 3위는 45세부터 54세까지로 2만 7천800명이었습니다.

진행자) 신청자 수가 가장 적은 나이대는 어디인가요?

기자) 네. 65세 이상으로 모두 6천 명을 기록했는데요. 18세부터 24세까지도 신청자 수가 6천 100명에 그쳤습니다. 계산해보면 25세에서 54세 사이 신청자가 7만8천100명으로 비율로는 전체 신청자 가운데 55%를 차지한 것을 알 수 있는데요.

진행자) 이런 통계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기자) 네. 이민 전문가들은 SCMP 신문에 30세에서 50세 사이 홍콩인들이 자식 교육을 위해서 영국 이민을 계획하고 있지만, 더 높은 연령대에서는 가족과 함께 이민을 떠나는 사람이 적은 현상을 직접 보고 있는데, 이번 통계가 이런 현상을 확인해 준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한 전문가는 18세에서 24세 사이 연령대에서 특별 비자 신청자가 적은 것은 이들이 캐나다 같이 영주권이 나오는 데 걸리는 기간이 영국보다 짧은 나라로의 이민을 선택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영국 정부는 홍콩 당국이 지난 2020년 6월에 국가보안법을 시행하자 이에 대응해서 자격이 되는 홍콩인들에게 특별 비자를 발급하기 시작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과거 영국은 1997년 6월 30일 이전에 태어난 홍콩 주민들에게 ‘영국해외시민(BNO: British National Overseas)’ 여권을 발급해왔는데요. 영국 정부는 2021년 1월부터 이 여권을 가지고 있거나 과거 발급받았던 사람들, 그리고 이들이 부양하는 사람들이 최대 5년까지 영국에서 살거나 일하고 공부하는 것을 허용하고 5년 뒤에는 영국 시민권도 신청할 수 있는 특별 비자 프로그램을 시작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지금까지 실제로 몇 명이나 영국 정부가 주는 특별 비자를 받은 겁니까?

기자) 네. 8월에 나온 영국 정부 자료에 따르면 6월까지 약 13만3천 명이 승인받았다고 SCMP는 전했습니다. 한편 영국 정부는 이번 달 말부터 부모 중에 적어도 1명이 BNO 지위가 있으면 1997년 7월 1일이나 이날 이후에 태어난 홍콩인이라도 특별 비자 발급 대상에 넣을 계획입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