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러시아군 공격으로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와 연결된 전력선이 또 끊겼다고 우크라이나군 총참모부가 밝혔습니다. 대선 결과에 승복하지 않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 지지자들이 가두시위를 벌이며 군 개입을 촉구했습니다. 에티오피아 티그라이 내전 당사자들이 휴전에 합의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전에 들어가는 전력선이 다시 손상됐다고요?
기자) 네. 유럽 최대 규모인 자포리자 원전에 연결되는 전력선이 2일 러시아군의 집중 공격 속에 또 끊어졌다고 우크라이나군 총참모부가 밝혔습니다. 우크라이나 국영기업인 ‘에네르고아톰’도 3일 텔레그램에 올린 성명에서 자포리자 원전과 전력망을 연결하는 마지막 고압선 2개가 망가졌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지금 자포리자 원전이 가동을 중단하고 있죠?
기자) 네. 자포리자 원전에는 원자로가 모두 6기가 있는데요. 포격전이 계속되고 핵 안전 위험이 고조되면서 지난 9월부터 가동을 모두 중단했습니다. 하지만 냉각 장치 같은 최소한의 기능을 작동시키기 위해서 전력 공급이 필요합니다. 최근 자포리자 원전에서 전력선이 자주 끊기고 있는데요.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원전 시설을 직접 겨냥한 포격은 없었지만, 여전히 원전 주변에 포격이 끊이지 않는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원전 측은 전력선이 끊어지면 어떻게 대응하나요?
기자) 네. 일단 비상 발전기를 가동합니다. 에네르고아톰은 전날(2일) 밤 11시 04분께 원전 전체가 암흑 상태가 되자 바로 디젤 발전기 20대를 가동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회사 측은 비상 발전기를 가동할 15일 정도 분량 연료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럼 비상 발전기를 돌리면서 전력선을 보수하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에네르고아톰 측은 조만간 러시아가 자포리자 원전 외부 전력선을 자국 전력망에 연결하려고 시도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러시아가 현재 점령하고 있는 크름반도와 돈바스 방향으로 전력선을 끌어다 연결할 것이라는 주장인데요. 하지만 러시아는 현재 자포리자 원전 상황에 관해 별다른 발표를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금 우크라이나 전황은 어떻게 되고 있습니까?
기자) 네. 동부 루한시크와 도네츠크 지역에서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북동부 수미와 하르키우, 중부 크리비리흐 등을 대대적으로 폭격하고 있는데요. 앞으로 일대 격전이 예상되는 남부 헤르손 지역 주민들에게는 강제 이동 명령을 내리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북한이 러시아에 무기를 제공했다는 소식이 있군요?
기자) 네. 북한이 비밀리에 러시아에 상당한 양의 포탄을 제공했다는 정보가 있다고 2일 미국 정부가 밝혔습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2일) 브리핑에서 "북한이 상당한 양의 포탄을 중동이나 북아프리카 국가로 보내는 방식으로 위장해 러시아 측에 제공했다는 정보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커비 조정관이 구체적인 정보 내용도 공개했습니까?
기자) 커비 조정관은 포탄 종류나 규모, 경유지 등 자세한 내용은 밝히지 않았습니다. 다만 "이것이 적지 않은 양의 포탄이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흐름을 바꿀 것으로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커비 조정관은 또 "동맹·파트너들과 함께 유엔에서 추가로 책임을 묻는 조처가 가능한지 논의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가 이란으로부터 추가로 무기를 들여올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CNN 방송은 1일 이란이 '드론(무인기)', 지대지미사일, 단거리탄도미사일 등 무기 1천여 기를 러시아에 추가로 보낼 준비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는데요. 패트릭 라이더 미 국방부 대변인은 이에 대해 “우리는 러시아가 이란으로부터 첨단 무기를 추가로 획득할지 모른다고 우려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런가 하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서는 우크라이나의 생화학 무기 의혹 문제가 다뤄졌다고요?
기자) 네. 러시아는 최근 우크라이나가 재래식 폭탄으로 방사성 물질을 퍼뜨리는 이른바 ‘더티밤’과 함께 생화학 무기를 쓸 준비를 하고 있고, 일부는 거의 완성 단계라고 주장해왔는데요. 러시아는 2일 안보리 회의에서 이 문제를 조사할 공식 기구 설치를 요구하는 결의안을 제출했습니다.
진행자) 안보리에서 러시아 요구가 수용됐습니까?
기자) 아닙니다. 중국만 결의안에 찬성했고요. 미국과 영국, 프랑스는 반대했습니다. 반면 나머지 10개 이사국은 모두 기권했습니다. 유엔 군축 담당 관리들은 우크라이나에서 어떠한 생물 무기 개발 정황도 보지 못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독일에서 주요 7개국(G7) 외무장관 회의가 열렸군요?
기자) 네. 독일 서부 뮌스터에서 3일과 4일 이틀 일정으로 G7 외무장관 회의가 진행됩니다. 이번 회의는 최근 러시아의 새로운 공격으로 우크라이나 곳곳에서 전력 공급이 중단된 상황에서 열리는데요. G7 외무장관들은 이번 회의에서 겨울을 앞둔 우크라이나를 위한 인도적, 재정적, 군사적 지원 방안을 조율할 것으로 보입니다. G7 장관들은 또 높은 수준의 인플레이션과 에너지 가격 상승, 그리고 공급망 붕괴 문제 등에 대한 대응 방안도 논의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브라질에서 대통령 선거 결선투표가 끝났는데도 아직 혼란이 계속되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달 30일 치러진 결선투표에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전 대통령이 근소한 차로 자이르 보우소나루 현 대통령을 누르고 승리했습니다. 하지만 보우소나루 대통령 지지자들이 이런 결과에 승복할 수 없다며 트럭 등을 앞세워 연일 도로를 점거하고 가두시위를 벌이고 있습니다.
진행자) 보우소나루 대통령 지지자들 주장은 뭔가요?
기자) 네. 이들은 부정투표 의혹을 제기하면서 군 개입을 촉구했습니다. 상파울루 집회에 참여한 레이날도 다 실바 씨는 2일 로이터 통신에 “우리는 모두 이 선거가 부정선거였다는 것을 알고 있다”라며 "군이 이 상황에 개입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은퇴한 공무원인 실바 씨는 “브라질의 자유를 원하기 때문에 오늘 여기 왔다”면서 "사회주의 체제는 브라질과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대선이 좌파와 우파 사이 이념 대립 양상으로 펼쳐졌다는 걸 보여주는 발언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12년 만에 다시 권좌에 오르는 룰라 전 대통령은 금속노조위원장 출신으로 중남미 좌파 대부로 불리는 인물이고요. 군 출신인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극우 보수파 정치인으로 보수층 지지를 기반으로 지난 2019년에 대통령이 됐습니다. 그래서 이번 브라질 대선은 전·현직 대통령 간 대결, 또 좌파와 우파 간 대립 양상으로 비쳤고요. 선거 유세 과정에서도 지지자들 사이에 유혈 충돌까지 벌어지는 등 과열 양상을 보였습니다.
진행자) 결선투표 결과가 어떻게 나왔습니까?
기자) 네. 룰라 당선인이 약 51%,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약 49%를 득표해 차이가 1.8%P 로 초박빙이었습니다. 브라질 최고선거법원(TSE)은 지난달 30일 밤, 룰라 후보가 승리했다고 공식 발표했는데요. 하지만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패배를 인정하거나 별도 입장을 발표하지 않고 침묵하면서 긴장이 감돌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지금은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패배를 인정했나요?
기자) 공식적으로는 지금도 패배를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1일 헌법을 따르겠다며 정권 인수 과정에 협조할 뜻을 결국 밝혔는데요. 이건 패배를 인정하지 않지만, 결과에 불복하지는 않겠다는 의도로 보입니다.
진행자)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군 개입까지 촉구하면서 시위를 벌이는 지지자들에게 어떤 입장인가요?
기자) 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2일 처음으로 지지자들에게 전국 도로를 봉쇄하는 시위를 중단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그는 이날(2일) 인터넷 사회연결망(SNS)에 “당신들이 실망한 것을 알고 있고 나도 마찬가지”라면서 하지만 “이제 거리를 비워줄 것을 호소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시위로 인한 부정적 파급을 우려하는 것으로 보이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특히 보우소나루 대통령 핵심 지지층인 트럭 운전사들이 대선 패배에 반발하며 전국 도로를 봉쇄하고 있는데요. 이에 따라 공급망에 대규모 혼란이 생기고 있습니다. 이에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도로를 점거하고 보행을 방해하는 것이 불법"이라면서 "연방 고속도로 경찰이 시위대 해산이나 도로 청소에 동원되는 등 어려움이 많으니까 다른 방식의 시위를 선택하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에티오피아 티그라이 내전 당사자들이 휴전하기로 다시 합의했군요?
기자) 네. 에티오피아 정부와 반군인 ‘티그라이인민해방전선(TPLF)’ 측이 3일 남아프리카공화국 수도 프리토리아에서 휴전 합의서에 서명했습니다. 양측은 아프리카연합(AU) 중재 아래 10일 동안 협상한 뒤에 이날(3일) 결국 휴전에 합의했습니다.
진행자) 양측이 휴전에 합의한 것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죠?
기자) 그렇습니다. 올해 초에 휴전에 합의해서 전투가 5개월 정도 중단됐었는데, 결국 8월에 휴전이 깨진 바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때보다 진전된 내용을 담고 있는데요. 합의안은 먼저 반군 측이 30일 안에 무장을 해제하도록 했습니다. 또 정부군이 티그라이 내 모든 정부 시설과 공항이나 고속도로 등 주요 기반 시설에 대한 완전한 통제권을 갖는다고 했고요. 정당 간 대화를 거친 뒤에 과도 지역정부를 수립하도록 규정했습니다.
진행자) 합의안에서 반군 측이 무장을 해제하기로 한 것이 역시 눈에 띄는군요?
기자) 네. 양측이 이번에 휴전에 합의하면서 공동성명이 나왔습니다. 성명은 “에티오피아에는 오직 하나의 방위군만 있다”고 강조했는데요. 이를 위해서 TPLF가 이번에 무장을 해제하고 해산한 뒤에 정부군으로 재편입하겠다고 했으니까 반군 측으로서는 크게 양보한 셈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진행자) 이번 합의를 두고 어떤 말이 나오고 있습니까?
기자) 네. 먼저 협상을 중재한 AU 측은 이번 합의를 에티오피아의 "새로운 새벽”이라고 평가했습니다. AU 중재단을 이끈 올루세군 오바산조 전 나이지리아 대통령은 “이 순간은 평화 과정의 끝이 아니다”라면서 “성공하려면 오늘 서명한 평화 합의의 시행이 필수적이다”고 강조했습니다. 아비 아흐메드 에티오피아 총리는 이번 합의가 “기념비적”이라면서 이를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반군 쪽에서는 이번 합의에 대해서 무슨 말을 했나요?
기자) 네. 게타추 레다 TPLF 대변인 3일 휴전 합의안 서명식에서 그간 티그라이 지역 안에서 발생한 광범위한 인명 피해와 파괴를 언급하며 "양측은 이번 합의를 존중하기를 기대하고 또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국제 사회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번 합의는 환영할 만한 첫걸음”이라면서 “내전 기간 크게 고통받은 에티오피아 민간인 수백만 명에게 어느 정도 위안을 주기 시작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힌 것으로 그의 대변인이 전했습니다. 카린 장피에르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미국은 아프리카인들이 주도하는 에티오피아 평화 과정을 계속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아흐메드 총리 정부와 정부군에 불만을 가진 반군 사이에 벌어진 내전이 2년 넘게 이어지면서 티그라이 지역 내 인도주의적 상황이 심각하게 나빠졌는데요. 이번 휴전 합의로 드디어 숨통이 좀 트이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내전 탓에 외부 도움이 끊기면서 현지 상황이 아주 심각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티그라이 지역 인구 가운데 거의 90%가 식량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전하기도 했는데요. 그래서 이번 합의안에는 “에티오피아 정부는 인도주의적 구호를 신속하게 제공하고 합의한 시한 안에 티그라이 지역에 필수적인 서비스의 복원을 독려하고 조율할 것”이라는 내용이 들어갔습니다.
진행자) 이번 휴전 합의가 잘 지켜질 것으로 보입니까?
기자) 네. 아까 말한대로 이번 합의가 이전에 나왔던 것보다 훨씬 진일보한 내용을 담은 것은 확실합니다. 하지만 앞으로 합의가 잘 이행될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내전에서 에티오피아 정부군을 도왔던 인접국 에리트레아와 에티오피아 내 다른 무장세력들이 휴전 협상에 참여하지 않았는데요. 이들이 과연 휴전 합의에 따를지 여부도 큰 변수입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