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정상회의, 러시아 규탄 공동선언 초안 합의...미 해군, 이란발 예멘행 선박에서 미사일 연료 물질 적발

주요 20개국(G20) 순회 의장국인 인도네시아의 조코 위도도 대통령(중앙)이 15일 G20 정상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15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개막했습니다. G20 정상들은 회의 첫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는 공동선언 초안에 일단 합의했습니다. 미 해군이 이란에서 예멘으로 가던 배에서 미사일 연료 물질 70t을 적발했습니다. 세계 인구가 15일을 기점으로 80억 명에 달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주요 정상회의가 잇달아 열리고 있는데, 이번에는 G20 정상회의죠?

기자) 네. 제17회 G20 정상회의가 15일과 16일 이틀 일정으로 인도네시아 휴양 도시 발리에서 시작됐는데요. 올해 정상회의에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가장 뜨거운 화두가 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G20 정상들이 공동성언 초안에 합의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정상들은 회의 첫날인 15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는 16쪽짜리 초안에 일단 합의했습니다. 각국 정상은 초안 세부 내용을 검토하고 있는데요. 최종적으로 공동선언을 채택할지, 채택한다면 어느 정도 수위 문구가 담길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진행자) 초안 내용을 알 수 있습니까?

기자) 네. 로이터, AP 등이 입수한 초안은 “대부분의 회원국이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을 강력히 규탄하며, 그것이 엄청난 인적 고통을 야기하고, 세계 경제 취약성을 더 고조시키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초안에는 또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러시아군이 무조건 철수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대부분의 회원국이라면 동의하지 않는 나라도 있다는 의미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초안은 “상황과 제재에 관해 다른 견해와 다른 평가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G20이 안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포럼이 아니라는 점도 명시했는데요. G20 폐막일인 16일 전까지 선언 채택에 관한 결정이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게 외교관들 전언입니다.

진행자) 이번 G20 정상회의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불참했죠?

기자) 네. 러시아도 G20 회원국인데요. 이번 G20 정상회의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처음 열리는 회의라서 푸틴 대통령 참석 여부에 큰 관심이 쏠렸습니다. 당초 서방에서는 푸틴 대통령을 초청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나왔는데요. 하지만 올해 G20 순회 의장국인 인도네시아가 푸틴 대통령을 초청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푸틴 대통령은 왜 참석하지 않은 겁니까?

기자) 네. 러시아 정부는 푸틴 대통령이 너무 바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대신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부 장관이 회의에 참석했는데요. 그런데 라브로프 장관이 건강상 이유로 발리 도착 후 현지 병원을 찾았다는 보도가 14일 나왔습니다.

진행자) 라브로프 장관 건강에 무슨 문제가 있는 건가요?

기자) 네. 일부 매체는 라브로프 장관이 심장 쪽 문제로 병원으로 이송됐고 회의에 참석하지 못했다고 보도했는데요. 인도네시아 보건 당국자들은 라브로프 장관이 병원을 방문해 간단한 심장 검진을 받았고 회의 시작에 앞서 병원을 떠났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러시아는 관련 보도를 일절 부인했는데요. 참고로 라브로프 장관은 올해 72살입니다.

진행자) 인도네시아 정부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회의에 초청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5일 화상으로 G20 회의에 참석했는데요. 젤렌스키 대통령은 G20 지도자들에게 유엔 헌장과 국제법을 근거로 자신이 제안한 계획에 따라, 이제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땅에서 전쟁을 멈출 때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또 “우크라이나는 결코 양심, 주권, 영토, 독립에 관해 타협을 제안 받아서는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는 항상 평화를 지키려고 노력했고 세계가 그것을 목도했다며, 만약 러시아가 이 전쟁을 끝내기 원한다고 말한다면 행동으로 그것을 입증하라"고 젤렌스키 대통령은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G20 정상회의에서는 전체 회의와 별도로 진행되는 다양한 개별 회의들도 관심사죠?

기자) 네. 회의 개막 전날(14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정상회담을 시작으로 15일에는 바이든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가 정상회담을 가졌습니다. 현재 터키는 세계 식량 위기 해소에 일조한 ‘흑해 식량 이니셔티브’를 중재하는 등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또 이날(15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도 약식 회담을 가졌습니다.

진행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 이후 오랜만에 국제 외교무대에 모습을 드러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행보도 많은 관심을 끌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시진핑 주석도 이날 각국 정상과 양자 접촉을 하며 분주한 행보를 이어갔습니다. 시 주석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윤석열 한국 대통령,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 등과 정상회담을 진행했습니다. 윤석열 한국 대통령은 한중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중국과 긴밀하게 소통하면서 상호존중과 호혜에 기반한 성숙한 한중관계를 위해 협력해 나가겠다고 말했고요. 국제 사회의 자유와 평화, 번영을 추구하는 데 있어 중국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시 주석과 회담 후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두 사람이 “우크라이나의 영토 보전과 주권 존중을 촉구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번 G20 정상회의에 사우디아라비아도 참석했군요?

기자) 네. G20 회원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모하마드 빈살만 왕세자가 참석했는데요. 이미 오랫동안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실질적 권력을 행사해온 모하마드 왕세자는 지난 9월에는 정부 수반인 총리로도 임명된 바 있습니다. 특히 사우디 출신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쇼기 씨 피살 사건을 계기로 현재 미국과 사우디 관계가 매우 껄끄러운 상황인데요. 이번 G20 회의에서 미국과 사우디 간 접촉 여부도 관심이 쏠리는데,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미국 대표단 가운데 누구도 모하마드 왕세자와 만날 계획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런가 하면 올해 G20 정상회의에서 사진 촬영과 관련해 다소 이례적인 상황이 연출됐다고 하는군요?

기자) 네. 통상 이런 국제회의를 시작할 때 대표들이 기념 사진을 찍는데요. 하지만 올해는 정상들이 러시아 대표와 함께 사진 찍기를 꺼려해서 아예 기념 촬영을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미 해군 병사들이 예멘 선박에서 적발한 의심 물질들이 담긴 포대를 주 갑판으로 옮기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미 해군이 이란과 예멘 간 불법 행위를 포착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 해군이 이란에서 예멘으로 향하던 선박에서 미사일 연료를 만들 수 있는 물질 70t을 적발했다고 15일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이 물질이 어떻게 적발된 겁니까?

기자) 네. 미 해군에 따르면, 지난 8일 해안경비대 쾌속정인 존 슈어만함과 해군 유도미사일 구축함 설리번함이 오만만에서 아랍 국가들의 전통적인 목선이 항해하는 것을 발견하고 이 배를 정선시켰고요. 1주일간 수색 끝에 문제의 물질을 발견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발견된 물질이 구체적으로 어떤 종류인가요?

기자) 네. 과염소산암모늄입니다. 미 해군은 이 과염소산암모늄이 배에 함께 실려 있던 요소 포대 속에 숨겨져 있었다고 밝혔는데요. 이번에 적발된 양이 지금 예멘 반군이 사용하는 중거리탄도미사일 10기 이상에 들어가는 연료를 만들 수 있는 양이라고 합니다. 또 함께 발견된 요소는 비료로 쓰지만 역시 폭탄 제조에 사용할 수 있는데요. 이 요소도 100t이 실려 있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미 해군이 무슨 연유로 항해 중인 목선을 멈춰 세운 겁니까?

기자) 네. 중동 지역을 담당하는 미 해군 5함대의 대변인 티머시 호킨스 중령은 여러 수단을 통해 문제의 선박이 해당 물질을 운반하고 있었고, 이란에서 예멘으로 가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고만 밝히고 더 이상 자세하게 설명하지는 않았습니다.

진행자) 미 해군이 해당 물질을 적발한 뒤에 어떻게 조처했나요?

기자) 네. 호킨스 중령은 화물 대부분이 실려 있는 상태에서 목선을 침몰시켰고, 예멘 선원 4명은 예멘 정부에 인계했다고 밝혔습니다. 호킨스 중령은 또 이런 유형의 선적과 많은 양의 폭발성 물질이 불안정하기 때문에 심각한 우려 사항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예멘은 오랜 기간 내전에 시달리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이슬람 수니파 국가들이 지원하는 예멘 정부와 이슬람시아파인 이란이 지원하고 있는 후티 반군 간 내전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지난 2014년 9월에 후티 반군이 예멘 수도 사나까지 장악했는데요. 하지만 미국 등 국제사회는 남부 아덴에 있는 예멘 망명정부를 합법적인 정부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전쟁이 길어지면서 인도주의적 피해도 막대하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내전으로 민간인 1만 4천 500명 등 15만 명 이상 숨진 것으로 알려졌고요. 많은 국민이 기아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이렇게 인도주의적 위기가 심해지자 유엔 중재로 양측이 최근 6개월간 휴전한 바 있었는데요. 하지만 연장 합의에 실패하면서 지난 10월 초에 휴전이 종료됐습니다.

진행자) 이런 상황에서 무기 재료로 쓸 수 있는 물질이 예멘으로 가다가 적발된 건데, 후티 반군에 무기를 제공하는 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유엔은 2014년 이후 후티 반군에 무기를 판매하는 것을 금지해왔습니다. 하지만 이란은 전통 목선 등을 써서 소총이나 미사일 등 무기를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하지만 이란은 이를 부인하고 있습니다.

이탈리아 로마 소재 병원에서 한 산모가 갓 태어난 자기 아이를 안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지구 인구가 드디어 80억 명에 달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유엔은 세계 인구가 11월 15일부로 80억 명에 도달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존 윌모스 유엔인구국(UNPD) 국장은 지구 인구가 80억 명이 된 것이 인류 성공의 징표라고 강조했는데요. 하지만 이는 미래에 큰 위협이기도 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세계 인구가 70억 명에 다다랐던 해가 지금으로부터 그리 멀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하는데요?

기자) 맞습니다. 지구 인구가 지난 2011년에 70억 명을 기록했으니까 11년 만에 10억 명이 더 늘어난 셈입니다.

진행자) 앞으로 세계 인구가 얼마나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까?

기자) 네. 유엔은 오는 2030년에 총인구가 85억 명 정도 됐다가 2050년에 97억 명, 2080년대에 104억 명으로 정점에 달하고 이후 2100년까지 이 수준을 유지하리라 전망했습니다. 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2050년까지 늘어날 인구 가운데 절반 이상이 8개 나라에 집중될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올해 기준으로 세계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나라는 여전히 중국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이 14억2천 600만 명으로 가장 많고요. 인도가 14억 1천 210만 명으로 2위입니다. 다음 미국이 3억 3천 700만 명, 그리고 인도네시아가 2억 7천 500만 명으로 뒤를 잇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중국과 인도 인구가 별 차이가 없군요?

기자) 맞습니다. 그래서 유엔은 내년에 가면 인도가 중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인구 대국이 되리라 전망한 바 있는데요. 2050년에 가면 인도 인구는 16억 6천 800만 명, 그리고 중국 인구는 13억 1천 700만 명으로 차이가 더 벌어지리라 예상됩니다.

진행자) 지난 11년 동안 인구 증가가 두드러졌던 지역으로는 어디를 들 수 있습니까?

기자) 네. 대부분 아시아에 있는 중간소득 국가들이 인구 성장에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해 이들 나라에서 2011년 이후 인구 약 7억 명이 추가됐습니다. 특히 인도에서만 해당 기간 약 1억 8천만 명의 인구가 늘었는데요. 인도 외에 파키스탄과 이집트, 그리고 필리핀 인구가 많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 눈에 띕니다.

진행자) 유엔은 이런 인구 증가가 성공이기도 하지만, 인류에 위협도 되리라 경고했다고 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몇몇 지역에서 인구가 크게 늘지만, 이들을 부양할 자원이 매우 모자란다는 겁니다. 전문가들은 이런 압력에 노출된 지역으로 특히 아프리카 사하라 이남 지역을 꼽고 있습니다. 유엔에 따르면 이 지역 인구가 매년 2.5% 증가하는데, 이는 세계 평균의 3배에 달합니다. 호주에 본부가 있는 다국적 민간 연구기관인 ‘경제평화연구소’는 사하라 이남 지역에서 이미 약 7억 4천만 명이 적절한 식량 공급이 없는 상태에서 살고 있는데, 이 지역 인구가 이번 세기 중반까지 약 95%나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진행자) 이 지역은 이미 기후변화 등 여파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유엔은 사하라 이남 지역 국가들 인구가 2022년과 2050년 사이 배가 될 것이라면서, 이는 이미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원 획득 노력을 추가로 압박하고 가난과 불평등을 줄이려는 정책들에 도전을 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최근 미국 ‘유에스에이투데이’ 신문에 실은 글에서 세계 인구에 존재하는 불평등이 세계 인구의 전체적 안정성과 지속성에 계속 위협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