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공군 전략폭격기 B-1B 랜서가 여전히 괌에 배치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2시간이면 한반도에 도착할 수 있는 위치에서 한 달 가까이 출격 태세를 유지하고 있는데요. 미국 정찰기는 이번 주에만 두 차례 한반도 상공을 비행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괌 앤더슨 공군기지를 촬영한 ‘플래닛 랩스’의 17일 자 위성사진에 B-1B 랜서 전략폭격기가 포착됐습니다.
이 일대를 촬영한 위성사진에는 B-1B 랜서 2대가 활주로와 유도로 사이의 야외 계류장 2곳에 세워진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폭격기 동체가 계류장 바닥에 놓인 다른 물체와 겹치면서 전체적인 B-1B 외형 식별은 불가능하지만, B-1B 특유의 긴 앞부분이 선명하게 드러나 있습니다.
또 이곳은 지난 6월과 10월 B-1B가 출격 대기하던 지점인 만큼 해당 기체는 모두 B-1B 랜서로 추정됩니다.
앞서 미 공군은 지난달 18일과 19일 B1-B 랜서 각각 2대를 괌에 전진 배치한 바 있습니다.
이후 B-1B 랜서 2대는 한반도 시각 5일 한국과 미군의 연합 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에 참여했으며, 이후 일본 항공 자위대의 전투기와도 공동 훈련을 수행했습니다.
또 미 태평양공군은 16일 B-1B랜서 2대가 ‘핫핏 급유’ 훈련을 위해 괌 앤더슨 공군기지에서 일본 미사와 공군기지로 전진 배치됐다고 밝혔습니다.
핫핏 급유란 엔진을 끄지 않고 연료를 공급할 수 있는 기술로, B-1B 랜서 2대는 이 훈련을 위해 미사와 공군기지에 착륙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번에 괌 앤더슨 공군기지에서 발견된 2대가 전날 미사와 공군기지에서 실시된 훈련에 참가한 기체와 같은 것인지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만약 같은 기체라면 일본에서 훈련을 끝낸 B-1B 랜서가 다시 괌으로 복귀한 상태에서 위성사진에 포착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같은 기체가 아니라면, 최초 괌에 배치된 B-1B 랜서 4대 중 2대가 여전히 괌에서 출격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17일 일본 미사와 공군기지를 촬영한 플래닛 랩스의 위성사진에선 B-1B 랜서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죽음의 백조’로 불리는 B-1B 랜서 폭격기는 미 공군의 3대 장거리 전략폭격기 중 하나로 최대 속도가 마하 1.25에 달해 괌에서 한반도까지 2시간이면 도착해 작전을 펼칠 수 있습니다.
또 최대 60t의 폭탄을 싣고 적진 상공을 비행할 수 있으며, 스텔스 기능을 갖춰 10km 밖에서도 레이더망에 걸리지 않습니다.
따라서 북한의 도발에 대응한 미국의 주요 전략자산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B-1B 랜서는 지난 2017년 북한의 6차 핵실험 직후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북한의 동해상 국제 공역을 비행한 바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최근 한반도 상공에서 미국 정찰기가 연일 동선을 노출하고 있어 주목됩니다.
군용기 추적 트위터 계정인 ‘오셔너’ 등에 따르면 미 공군 정찰기인 ‘RC-135V 리벳조인트’는 한반도 시각 15일과 17일 한국 상공에서 포착됐습니다.
15일엔 한국 서울과 경기도 일대를 선회 비행했으며, 17일엔 경기도 수원 상공에서 한국 서해 상공을 비행하는 항적을 남겼습니다.
리벳조인트는 수백 km밖에 떨어진 전자정보와 통신정보를 수집하고 발신지를 추적할 수 있는 정찰기로, 주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전후해 한반도 일대에서 포착돼 왔습니다.
앞서 북한은 한반도 시각 17일 강원도 원산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