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톡] “북한 ICBM 고도화, 미한 군사태세 전면 조정 이끌 것…‘한국 핵무장론’ 위험”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 현지지도 아래 신형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7형을 시험발사했다며, 지난달 19일 사진을 공개했다.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미 본토 타격 역량을 입증하는 시점엔 한국에 대한 ‘핵 보호’ 태세를 전면 조정해야 한다고 미 전직 고위 관리가 제안했습니다. 북한 핵시설 등에 대한 정밀 타격은 북한의 도발이 무기 시험 단계를 넘어 실제 공격으로 확대될 때만 가능한데, 그런 공격이 임박한 순간엔 정당화될 수 있다고도 밝혔습니다. 꾸준히 제기되는 한국 ‘핵무장론’에 대해선 미한동맹의 근간을 흔들고 중국 압박용으로도 적절치 않다며 워싱턴의 부정적인 시각을 확인했습니다. 9일 ‘워싱턴 톡’에 출연한 제임스 제프리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과 로버트 랩슨 전 주한미국 대사대리의 대담을 함지하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진행자) 커트 캠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인도태평양조정관은 대북 정책을 재고할 것이냐는 질문에 지금까지의 정책이 효과적이고 신중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이 올해 기록적으로 많은 63번의 미사일 시험 발사를 했고 7차 핵실험까지 준비하는 상황인데 과연 정책이 효과적이었다고 할 수 있을까요?

제임스 제프리 전 부보좌관) 신중하다는 점에서 효과적입니다. 두 단어가 합쳐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커트 캠벨 조정관은 진정한 전문가입니다. 그의 말은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하지만 중요한 건 미국 정부가 기본적으로 북한의 시스템과 핵무기 진전 노력에 대해 최소한의 입장만 보인다는 것입니다.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정해진 목표로 움직이기 위한 어떤 실질적인 계획도 진행하고 있지 않습니다. 과거 트럼프 정부와 부시 정부는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해 정말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성과가 없었습니다. 클린턴 정부도 마찬가지였죠. 바이든 정부에서는 북한 문제에 대해 그 정도의 열정을 볼 수 없습니다. 상황이 달라진 것도 있습니다. 1989년 냉전 종식 이후 최근까지도 북한 핵과 미사일, 이란 무기 개발, 난민, 테러주의, 인신매매 등을 각각 개별 사안으로 다뤘죠. 하지만 바이든 정부는 현재 강대국 간 경쟁 혹은 전략적 경쟁 속에 있다고 공개적으로 인정하면서 개별 현안을 그 맥락 속에서 다뤄야 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북한 문제도 그 자체만 다루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정책 전반에서 북한의 가까운 협력국인 러시아와 중국을 감안해야 한다는 논리죠. 따라서 별로 효율적인 결과가 없더라도 신중한 정책을 펼치는 것을 바이든 행정부는 최선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그것이 현재 우리가 처한 상황이라는 거죠.

진행자) 캠벨 조정관은 한국, 일본 등 동맹과 확실히 보조를 맞추는 것이 최상의 접근법이라고 말했습니다. 현재 미국에 남은 선택은 동맹과 협력하는 것뿐인가요? 지난 30년간 북한을 다루면서 동맹과 협력하지 않은 때가 없었는데요.

로버트 랩슨 전 대사대리) 미국에 유일한 선택은 아니지만 가장 중요한 선택입니다. 바이든 정부는 출범 이후 역내 가장 중요한 동맹인 한국, 일본과 긴밀한 협조와 협력을 보장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불행히도 북한 정권이 놀라울 정도로 많은 무기 실험을 진행하는 것만 확인했을 뿐입니다. 불행히도 우리는 북한의 실험을 막거나 억제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북한이 실험을 넘어서 공격을 감행하는 것은 막을 수 있습니다. 또 이 정책을 통해서 북한을 억제해왔습니다. 바이든 정부는 비핵화에 강조점을 두면서 이 정책을 유지하는 데 전념하고 있습니다. 물론 비핵화의 실효성에 대해서는 여러 평가가 있습니다. 많은 학자와 전문가들은 북한이 비핵화하지 않을 건데 비핵화 정책을 왜 추진하느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죠.

진행자) 그렇기 때문에 워싱턴에서는 바이든 정부가 대북 정책을 바꿔야 한다는 요구가 나옵니다. 그중 한 가지는 바로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자는 의견입니다. 과연 미국이 감당할 수 있는 전제인가요?

제프리 전 부보좌관) 앞서 랩슨 전 대사대리에게 한 질문을 언급하겠습니다. 부시 정부 때와 비교해 바이든 정부는 다양하고도 중요한 전략적 문제와 안보 문제에 한국과 일본을 참여시키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습니다. 북한 문제를 비롯해 다양한 현안이 포함됩니다. 바이든 정부는 북한뿐 아니라 중국 등 여러 문제에서 동맹들과 확실한 보조를 맞추는 데 우선순위를 둡니다. 세 나라는 상당한 진전을 이뤘고 긍정적인 발전입니다. 대북 정책의 대안을 생각하다가 지렁이가 가득 찬 통조림을 딸 수 있습니다.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목표를 양보하고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받아들인다면 말이죠. 그렇다면 일본과 한국의 핵개발에는 어떤 영향을 주겠습니까?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인정하는 것은 북한을 훨씬 넘어 중국 등 광범위한 지역에 영향을 주는 문제입니다.

진행자) 시리아 담당 특사로 부임하시기 몇 달 전 미국, 영국, 프랑스는 시리아 내 화학무기 시설들에 미사일 100여 발을 발사했습니다. 트럼프 정부는 북한에 대한 ‘코피 전략’을 고려하기도 했죠. 지금도 북한 핵시설에 대한 외과수술식 정밀 타격이 가능한가요?

제프리 전 부보좌관) 북한이 무기 실험을 넘어 공격적인 조치를 취하는 걸 억지하는 차원에서만 실행 가능합니다. 전쟁이 발발하지 않도록 억지할 필요가 있죠. 그런 이유가 아니라면 실행할 수 없습니다. 핵무기와는 관련이 없는 이유가 있습니다. 북한이 엄청난 포격 능력과 단거리 재래식 미사일로 국경에서 멀지 않은 서울에 공격을 퍼부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막을 수 없는 건 북한의 이 같은 재래식 보복 공격입니다. 그럴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어쩌면 우리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관련 실험 시설을 모두 제거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확실히 수만 개의 대포와 로켓포를 모두 제거할 순 없습니다. 이것은 북한이 한국과 미국을 겨냥해 오랫동안 가지고 있던 보복 위협입니다. 따라서 나는 트럼프 정부가 그랬듯이 ‘코피 작전’ 가능성을 배제할 것입니다.

진행자) 북한의 한국 공격이 임박한 ‘발사의 왼편’ 순간도 미국이 북한을 (선제) 공격할 수 있는 상황이 되는 겁니까?

제프리 전 부보좌관) 가능하다고 봅니다. 나는 최신 작전계획을 알지 못하고, 만일 안다고 해도 말할 수 없죠. 하지만 작전계획과 상관없이 진행자가 언급한 것은 매우 실질적인 고려사항이 될 것입니다. 핵무기나 재래식 무기를 동원한 제2의 ‘진주만 공격’을 막기 위해서입니다.

진행자) 존 볼튼 전 국가안보보좌관은 ‘워싱턴 톡’에 출연해 외교를 통해서는 북한 핵 프로그램을 끝낼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또 북한의 정권교체가 전적으로 가능하고 이란보다 북한이 어떤 의미에선 정권교체가 더 쉽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에 정보를 유입하고 인권 개선을 촉구하는 것은 결국 정권교체와 같은 효과를 내지 않을까요?

랩슨 전 대사대리) 우리가 정권 교체를 옹호하는 정책을 갖고 있지 않는 것은 다양한 이유 때문입니다. 하지만 외부 세계에서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일이 북한 내부로 유입되고 국민 인식이 높아져 정권 교체가 유기적으로 이뤄진다면, 우리는 분명히 그것을 지지할 것입니다. VOA 방송도 북한으로 송출되죠. 이 방송이 북한 주민이나 특정 엘리트가 눈을 뜨고 인식을 넓히는 데 도움이 된다면 그 이후 유기적으로 일어나는 일은 미국이 지원할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적극적으로 정권 교체를 지지하는 것은 한국과 역내에 영향을 미칩니다. 북한이 선제적으로 핵무기를 사용하게 만들어 파괴를 초래할 가능성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해야 합니다.

진행자) 제프리 부보좌관님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제프리 전 부보좌관) 나도 존 볼튼 보좌관과 긴밀하게 일했는데 그는 모든 문제를 정권교체로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볼튼 보좌관은 백악관 혹은 다른 어느 곳에서 일할 때도 성공적으로 정권교체를 이룬 적이 없습니다. 나는 실패한 정권교체에 관여했는데 정권교체는 정책적 선택지가 아닙니다. 북한 인권 실태를 지적하는 것은 정권교체를 불러오지도 않을뿐더러, 정권교체가 행정부의 목적도 아닙니다. 나는 좀 냉소적인 편입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또 현재 시위가 한창인 이란도 이런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습니다. 국가 체제를 완전히 바꾸자는 것은 볼튼 전 보좌관과 같은 소수의 의견입니다. 대부분의 미국 행정부는 모르는 악마보다는 아는 악마와 공존하려 합니다. 많은 노력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VOA와 미국 정부, 일본과 한국도 그렇게 하고 있죠. 김정은과 그의 정부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요. 북한이 무너져 수십 개의 핵무기와 운반 시스템이 누군가의 수중에 들어가는 시나리오를 미국 정부는 달가워하지 않을 것입니다. 또한 유효한 지도부가 없는 국가에서 핵무기 통제가 느슨해지는 상황을 중국도 못마땅해하거나 불투명하게 여길 것입니다.

진행자) 시리아 담당 특사를 지내시던 2019년 미군은 시리아에서 철수했습니다. 한국인들의 70%는 자체 핵무장을 원합니다. 미국의 압도적인 핵전력이 자신들을 보호할 것이라고 한국인들이 믿을 수 있을까요?

제프리 전 부보좌관) 우선 정정해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리아 북동부의 미군 철수를 두 번 명령했지만 미군은 여전히 그곳에 남아있습니다. 거기에 교훈이 있습니다. 한국전쟁이 끝난 지 70년이 지난 지금도 미군이 한국에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요. 미국은 다른 합리적인 민주주의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항상 군사 배치와 전쟁 위험을 검토하고 다양한 결정을 내립니다. 미군 철수 문제를 깊이 살펴보면 놀라게 됩니다. 임무를 달성하지 않고 철수한 곳은 아프가니스탄이 유일하죠. 1972~73년 무렵 베트남전에서 철수했을 때도 우리는 기본적인 임무를 달성했죠. 따라서 미국의 철수 기록은 아주 적습니다. 한국은 미국의 방위 공약을 믿어도 됩니다. 하지만 일단 북한이 핵탄두를 장착한 ICBM으로 미국 영토를 타격할 실질적인 능력을 개발하게 되면 공격에 직면한 동맹에 핵 보호를 제공하는 문제가 달라집니다. 나는 아직 북한이 그런 능력이 없다고 봅니다. 냉전 시대에 유럽에서 같은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우리는 전술핵무기를 전진 배치해야 했죠. 따라서 북한이 그 능력을 갖추게 되면 우리의 전반적인 군사 태세를 약간 수정하는 정도가 아니라 실제로 조정해야 할 것입니다. 제한적이지만 꽤 효과적인 우리의 미사일 방어체계를 압도할 핵탄두 탑재 ICBM 능력을 북한이 갖게 됐다고 확신한다면 그때는 한국과 진지한 대화를 할 때입니다.

진행자) 하지만 북한은 이미 올해 ICBM을 8번 실험했고 대부분 성공했는데요.

제프리 전 부보좌관) ICBM 실험의 성공 수준, 정확도, 핵탄두 소형화는 여전히 개발 단계에 있다고 봅니다. 물론 북한이 성공의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데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북한이 ICBM을 완성하는 날을 우리가 회피하진 않겠지만 아직 그날은 오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랩슨 대사대리님, 덧붙이실 말씀이 있나요?

랩슨 전 대사대리) 한국인들이 압도적으로 핵무기 획득을 원한다는 이 설문조사에 대해 얘기하고 싶습니다. 북한이 이제 핵무기를 가졌기 때문이라는 건데요. 여론조사를 행할 때 실제로 이 문제가 얼마나 복잡한지, 한국이 핵무기 보유의 길을 갈 때 어떤 대가를 치를지 잘 설명했는지 모르겠습니다. 보다 종합적인 내용의 설문조사 질문을 던졌다면 다른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까요? 핵을 가지면 동맹이 희생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면요. 이것이 핵심적인 부분이기 때문입니다. 만일 한국이 핵 개발의 길에 들어서면 미한 동맹이 매우 거북해지고 어느 시점에서는 동맹이 해체될 수 있습니다.

진행자) 제프리 전 부보좌관님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제프리 전 부보좌관) 미국이 수십 년간 유럽에서 겪었던 경험에 비춰보면 미국이 동맹에 핵무기를 넘기지 않고도 핵 억지력을 높이는 방법들이 있습니다. 나토 동맹에는 이런 방식을 적용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미국은 우리의 협력국들에 대한 핵 공격과 재래식 공격을 효과적으로 억지하는 핵 태세를 취했습니다. 그중 일부는 기밀 사항이고 일부는 공개됐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미국은 나토와는 핵을 공유하는데요?

제프리 전 부보좌관) 전쟁 발발 시 목표물에 발사할 미국의 핵무기 열쇠 2개를 나토 전투기와 나눠 갖는 ‘이중열쇠’ 체계가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독일에 핵 능력을 주는 것은 아닙니다. 독일이 핵 프로그램에서 미국과 협조하는 것이죠.

진행자) 한국과는 왜 그렇게 하지 않죠?

제프리 전 부보좌관) 앞서 말했듯 언젠가는 그렇게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중간 단계이죠. 하지만 한국에 핵무기를 넘겨주거나 한국이 프랑스처럼 자체 핵무기를 개발하도록 허용하는 것과는 매우 다릅니다.

진행자) 미국, 일본, 한국의 동시다발적 대북 제재를 발표했습니다. 이렇게 다층적, 다국적, 동시통합적 제재가 얼마나 효과적인가요?

랩슨 전 대사대리) 동맹국들이 긴밀히 협력한다는 사실을 분명히 하는 데 효과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각국이 개별적으로 움직이는 게 아닙니다. 서로 긴밀히 논의하고 함께 결정하며 우리 모두의 태세를 강화하는 효과적인 방식으로 집행하는 것이 우리의 정책입니다. 제재 그 자체로는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봅니다. 하지만 동시에 집단적으로 제재를 가하고 어떤 표적을 겨냥한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미국이 한국, 일본과 조율해 만들어낸 확실한 외교적 성과라고 봅니다.

진행자)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은 이번 제재가 ‘이빨 빠진’ 실효성 없는 조치라고 비판했습니다. 바이든 정부가 대북 제재를 완전히 이행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자들의 지적에 공감하십니까?

제프리 전 부보좌관) 앞서 캠벨 조정관의 발언으로 돌아가 봅시다. 캠벨 조정관은 우리의 정책이 효과적이고 신중했다고 말했습니다. 랩슨 전 대사대리와 내가 평생 전념한 외교술에 있어 제재 정책은 두 가지 면에서 매우 훌륭합니다. 미한일 동맹 간 연대가 그중 하나입니다. 수많은 외교 참사와 달리 이번 조치는 조율된 방식으로 이뤄졌습니다. 나쁜 짓을 하면 우리도 가만히 있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입니다. 루비오 의원의 발언대로 물론 이빨 빠진 조치입니다. 아무것도 바꾸진 않겠지만 그래도 괜찮습니다. 이번 제재의 성과는 세 핵심 국가 간 더 중요한 외교 관계를 유지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적어도 서로 대화를 할 것이고 제각기 행동하진 않을 것이라는 신뢰를 구축하는 것입니다. 서로 예측 가능하다는 것이죠. 이것들은 모두 외교에서 가치 있는 것들입니다. 반대편의 행동을 전혀 바꾸지 못하더라도 우리 편이 강해지는 것입니다. 그 자체로서 의미가 있습니다.

진행자) 방금 제재의 유용성을 언급하셨는데 현재 북한과의 협상은 교착상태입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에 양보하고 제재를 완화해 줘야 한다고 말합니다. 이 시점에서 고려할 만한가요?

랩슨 전 대사대리) 그것은 전략적인 결정인데 바이든 정부는 정반대의 결정을 내렸죠.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복귀시키기 위해 제재 완화라는 유인책을 주지 않겠다고요. 최고위급에서 양보라는 정책적 문턱을 넘지 않는 이상 미국은 현재 진로를 유지할 것입니다. 그것은 전략적 결정입니다. 북한을 유인하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고민하다 지금 상황에 놓였습니다. 지금으로서는 현상 유지와 교착상태입니다. 내가 우려하는 것은 북한의 실험과 이에 대응하는 우리의 방어적 훈련이 반복돼 긴장이 고조되면 오판 위험이 커진다는 점입니다. 북한은 지도자가 사라지거나 기능하지 못하는 상황일 때도 명령 체계에 따라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는 규약을 제시했습니다. 따라서 위험 요소가 커졌고, 이 문제에 접근할 때 확실히 보조를 맞추는 것은 우리의 의무입니다. 북한의 긴장 고조 행위에 대해 느슨하게 대처할 여유가 없습니다.

진행자) 존 커비 백악관 전략소통조정관과 존 아퀼리노 미국 인도태평양 사령관 등 미국 당국자들은 중국이 북한을 제어하는데 별 역할을 하지 않는다고 비판합니다. 미국은 이제 대북 정책을 짤 때 중국의 역할은 배제해야 할까요? 미국이 북한 문제를 돕지 않는 중국을 처벌해야 할까요?

제프리 전 부보좌관) 우선 우리는 중국을 처벌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리고 북한을 생각할 때 중국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커비 조정관과 아퀼리노 사령관의 발언을 살펴봅시다. 아퀼리노 사령관은 우리가 세계를 바라보는 인식의 변화를 반영합니다. 1989년 냉전 종식 이후 몇 년 전까지의 세계관과 지금은 다릅니다. 커비 조정관은 아직도 1997년 클린턴 정부, 2004년 부시 정부 때의 단추를 누르고 있습니다. 국제적으로 전략적인 큰 문제들은 해결했으며 이제 개별적인 현안들만 대응하면 되는데 이것이 중국과 러시아의 이익에도 부합한다는 생각입니다. 이것은 더 이상 사실이 아닙니다. 아퀼리노 사령관이 맞습니다. 중국은 미국과 국제적인 대결 관계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국제질서까지 생각하면 훨씬 복잡한 문제인데 중국이 미국과 대결한다고 생각하는 건 확실합니다. 따라서 내 적의 적은 내 친구입니다. 이것이 우리가 마주한 상황입니다.

진행자) 스티브 샤봇 의원은 중국이 북한에 지렛대를 사용하도록 하기 위해 한국과 일본과 자체 핵 프로그램 보유에 대해 논의하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동북아 핵 경쟁이 중국을 움직여 북한 문제를 돕도록 할까요?

랩슨 전 대사대리) 일단 시작되면 중단하기 어려운 미끄러운 비탈길 같은 제안입니다. 판도라의 상자를 여는 것과 같습니다. 미국이 한국, 일본의 핵개발을 지지하는 결과로 이어질 논의는 상자 속에 담아두는 것이 좋습니다. 주류가 지지할 준비가 되지 않은 전술입니다. 또 우리는 중국과 다뤄야 할 다른 문제도 많습니다. 중국이 북한 문제에서 역할을 하지 않는 건 현 미중 관계의 결과입니다. 2차 피해가 생긴 것입니다. 중국의 거래적인 성향을 고려할 때 중국은 우리에게 호의를 베풀지 않을 것입니다. 한국과 미국은 현재 어떤 방식으로든 중국을 압박하고 망신을 주려고 합니다. 그 방향으로 계속 가도 나쁠 건 없습니다. 하지만 과연 우리가 중국을 압박해서 협상장으로 돌아오게 하고 북한 문제에 협력하도록 할 수 있을까요? 나는 그럴 수 없다고 봅니다.

지금까지 제임스 제프리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부보좌관과 로버트 랩슨 전 주한미국 대사대리의 대담 들으셨습니다.

※ 위 대담 영상은 VOA 한국어 방송 웹사이트와 YouTube, Facebook의 '워싱턴 톡'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