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북한 ‘확산금융 위협국’ 지목…“대북제재 위반 처벌 사례 있어”

호주 정부 산하 금융정보분석센터(AUSTRAC)는 14일 ‘국가 확산금융 위험 평가’ 보고서를 발표했다.

호주 당국이 북한을 대량살상무기(WMD) 확산과 관련해 금융 위협을 제기하는 주요 국가로 지목했습니다. 북한 측이 호주와 아시아 국가의 활발한 경제 활동을 악용하려 한다면서 실제로 호주에서 대북 제재 위반으로 사법 처리된 사례도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호주 정부 산하 금융정보분석센터(AUSTRAC)는 14일 발표한 ‘국가 확산금융 위험 평가’ 보고서에서 북한이 대량살상무기(WDM) 관련 확산금융 분야에서 호주에 위협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호주가 확산금융 분야에서 민감한 이중용도 상품과 지식 수출을 노리는 국가와 연계된 ‘조달 네트워크’의 주요 공격 대상이 되고 있다면서, 이 조직과 연계된 국가로 이란과 함께 북한을 지목한 것입니다.

확산금융은 대량살상무기(WMD) 확산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자산이나 금융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금융 거래를 수행하는 활동을 말합니다.

보고서는 이와 관련해 호주가 직면한 주요 위협으로 호주에 기반을 둔 기업을 활용해 확산자금을 조달하거나 제재를 우회하려는 시도를 꼽았는데, 특히 호주 기업들이 북한 연계 기업과 합작하며 제재를 위반하는 사례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실례로 지난해 7월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 대법원이 대북제재 위반 혐의를 적용해 처음으로 자국민을 처벌한 사례를 소개했습니다.

당시 대법원이 호주에 여러 유령회사를 만들고 북한을 대리해 미사일 관련 기술에 사용되는 석탄과 광물, 원유 등을 거래하는 데 활용한 혐의로 기소된 한국계 호주인에게 대북제재 위반 혐의로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다는 것입니다.

또 지난 2017년 호주에 등록된 부동산 회사의 중국 국적 고위직이 북한산 석탄을 러시아산으로 허위 표기해 베트남에 수출해 호주 정부의 조사를 받은 사례도 있었다고 소개했습니다.

보고서는 호주가 아시아 국가들과 긴밀한 경제 관계를 맺고 있는 가운데 호주와 아시아 간 무역·금융 네트워크가 북한의 확산금융 활동에 악용될 우려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세계 최대 광물 수출국 중 하나인 호주가 중국 등 아시아 국가와의 거래를 통해 제3국을 거쳐 북한에 광물을 수출하게 될 위험이 있으며, 북한으로 불법 원유나 정제유를 수출할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보고서는 또 확산금융 행위자들이 사이버 공격을 통해 호주의 금융 서비스나 디지털 화폐 교환소를 해킹하고 이를 악용할 잠재적 위험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유엔 대북제재위 전문가패널 보고서는 사이버 활동이 북한의 대량살상무기에 자금을 조달하는 주요 수입원임을 지적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보고서는 호주 당국이 제재 회피 시도와 확산금융 범죄를 막기 위해 다양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또 금융 관련 기업 215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전체 응답 기업의 57%가 북한 등이 제기하는 확산자금 조달 위험 지표와 신호에 대해 잘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소개했습니다.

보고서는 호주 정부가 북한의 확산금융에 대응하기 위해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와 대북 독자제재 등 포괄적인 제재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이에 따라 호주의 기업들이 잠재적으로 이를 위반하거나 이행하지 않을 위험도는 낮다고 보고 있으며, 북한과 이란이 호주의 정밀금융제재를 회피할 잠재적 위험도는 3단계 중 중간 정도 수준으로 평가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보고서는 호주와 관련된 확산 금융 활동의 잠재적 결과는 미국을 비롯한 인도태평양 지역과의 경제·외교 관계에 영향을 주고, 북한의 핵 프로그램에 따른 역내 불안정은 호주의 안보와 경제에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습니다.

VOA 뉴스 조상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