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한, 북한 핵 공격 가정한 확장억제수단 운용연습 다음달 실시…한국 정부, 윤석열 대통령 올해 방미 추진

지난해 11월 '비질런트 스톰' 미한 연합공중훈련에 참가한 B-1B 미 공군 전략폭격기(가운데)가 한국 공군 F-35 전투기(아래), 미 공군 F-16 전투기(위)와 한반도 상공을 비행하고 있다.

미국과 한국이 북한의 핵 공격 시나리오를 가정한 확장억제수단 운용연습을 다음달 실시합니다. 또 윤석열 대통령의 올해 미국 방문이 추진된다고 한국 정부가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국방부는 1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윤석열 대통령 주관으로 열린 ‘2023년 국방부 연두 업무보고’에서 올해 핵심 추진과제를 보고했습니다.

국방부는 업무보고에서 북 핵 능력 고도화 속에 확장억제의 신뢰성을 강화하기 위해 다음달 미국에서 북한의 핵 위협에 대비한 확장억제수단 운용연습을 TTX 즉 도상연습 방식으로 실시하고, 미한 맞춤형 확장억전략(TDS)을 올해 안에 개정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의 업무보고 후 브리핑 발언 내용입니다.

[녹취: 이종섭 장관] “이번 2월에 북한의 핵 위협을 상정해서 확장억제수단을 운용하는 그러한 연습을 하는, 소위 TTX라는 것을 실시할 계획입니다.”

확장억제수단 운용연습은 북한의 핵 사용 상황을 가정해 미한 간 정책 분야 위주로 시나리오별 대응 방안을 토의하는 연습으로, 2021년 9월 이후 열리지 않다가 지난해 미한 안보협의회의(SCM)에서 정례화가 합의된 바 있습니다.

이 장관은 이와 함께 미한 확장억제수단 운용연습을 올해는 최초로 ‘군 대 군’ 형식으로도 진행한다고 밝혔습니다. 한국의 합참이 참가하고 미측도 그에 상응하는 군 조직이 참여한다는 의미입니다.

이 장관은 “5월에 합동참모본부와 미측 군사 분야에서 군과 군 간의 별도 TTX를 하고자 한다”며 "과거 정책적 수준에서 했던 TTX보다 훨씬 더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TTX로 이해하면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민간 연구기관인 한국국가전략연구원 문성묵 통일전략센터장은 북한이 한국을 향해 핵 무력 사용을 공언하고 훈련도 하면서 북 핵 위협이 새로운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는 데 따른 조치라고 분석했습니다.

[녹취: 문성묵 센터장] “한미가 변화된 상황에 맞는 맞춤형 확장억제 전략을 개정하기로 했어요. 그 개정을 위해서 기획단계부터 TTX 다시 말하면 도상연습을 한미가 함께 하면서 전략을 함께 수립해 나가겠다는 것이죠.”

국방부는 또 올 전반기에 미한 연합훈련 사상 처음으로 ‘11일 연속’ 최장기 훈련을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통상 1부와 2부로 나눠 실시했던 훈련을 구분없이 11일간 연속 훈련으로 진행해 실전 능력을 강화할 계획입니다.

이와 함께 전반기 연합연습에 연계해 쌍룡 연합상륙훈련을 여단급에서 사단급 규모로 확대하는 한편 20여 개 훈련을 과거 ‘독수리 훈련’(Foal Eagle) 수준으로 시행하는 등 연합야외기동훈련을 대폭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국방부는 또 업무보고에서 2020년대 중반 전력화를 목표로 올해 군 정찰위성 1호기를 발사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종섭 장관입니다.

[녹취: 이종섭 장관] “정보·감시·정찰 능력을 획기적으로 높이기 위해서 올해 군 정찰위성 1기를 발사하게 됩니다. 그래서 최초로 우리가 군 독자 정찰위성을 운용하게 됩니다. “

국방부는 하반기 발사가 예상되는 1호기를 시작으로 2025년까지 800㎏급 정찰위성 5기를 지구궤도에 순차적으로 안착시킬 계획입니다.

아울러 지난해 말 2차 시험비행에 성공한 고체연료 우주발사체와 관련해 올해 ‘완전체’로 최종 시험발사를 추진합니다.

고체연료 우주발사체 최종 시험이 성공하면 월등한 대북 우위의 우주 정보와 감시, 정찰 능력을 구축해 북한 지역의 핵과 미사일 표적을 추적 감시하게 됩니다.

민간 연구기관인 아산정책연구원 양욱 연구위원입니다.

[녹취: 양욱 연구위원] “이번에 발사되는 최초의 정찰위성으로 인해서 대한민국도 독자적인 정찰 능력을 갖게 됨으로써 이제 킬체인 작전이나 소위 3축체계에서 핵심이 되는 임무에서 적 표적을 파악하는 데 더 확실한 능력을 갖게 된다고 말씀 드릴 수 있습니다.”

이 장관은 윤 대통령에게 “한국형 3축 체계를 확고하게 구축하고 내년 전략사령부 창설 이후 전략자산을 효율적으로 운용하겠다고 보고했다”고 말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업무보고 자리에서 “상대방 선의에 의존하는 평화는 지속될 수 없는 가짜 평화”라며 “북한의 위협을 실효적으로 억제할 수 있도록 미한 간 확장억제의 분야별 협력을 더욱 더 공고하게 만들고, 한국형 3축체계의 능력과 태세를 획기적으로 강화하라”고 지시했습니다.

한편 외교부는 연두 업무보고에서 윤 대통령 취임 후 첫 미국 방문 추진 방침을 밝혔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5월 윤 대통령 취임 직후 한국을 찾은 데 대한 답방 차원으로, 이르면 상반기에 이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외교부는 지난해 양국 정상이 발표한 목표인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을 외교와 안보는 물론 경제와 기술 등 분야로 확장해 이른바 ‘행동하는 동맹’을 구현한다는 방침입니다.

또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미한 고위급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 회의를 열어 미국의 확장억제 제공과 관련한 공조체계를 더욱 공고히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