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크이우 외곽 헬기 추락, 내무장관 포함 최소 14명 사망...미·중 경제 수장, 스위스에서 대면회담

우크라이나 구조대원들이 18일 크이우 외곽 민간 주거 단지 헬기 추락 현장에서 피해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우크라이나 수도 크이우 외곽에서 헬리콥터가 추락해 내무부 장관을 포함해 최소한 14명이 사망했습니다. 미국과 중국 경제 수장이 스위스에서 회동하고, 경제와 기후, 관계 발전 방안 등을 논의했습니다. 베트남 권력 서열 2위인 응우옌 쑤언 푹 국가주석이 전격 사임한 소식, 이어서 전해드립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우크라이나에서 헬리콥터 추락 사고가 있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18일 아침, 우크라이나 수도 크이우 북동부 외곽 주거 단지 유치원 근처에 헬리콥터 1대가 추락했습니다. 이 사고로 헬기에 타고 있던 데니스 모나스티르스키 우크라이나 내무장관과 예브게니 에닌 내무차관 등 고위 관리들을 포함해 최소한 14명이 사망했다고 우크라이나 국가비상서비스 당국이 밝혔습니다. 앞서 우크라이나 당국자들은 15명에서 18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는데요. 추후 정정됐습니다.

진행자) 어린이 희생자도 있다고요?

기자) 네. 헬리콥터가 유치원 근처에 떨어지는 바람에 어린이와 부모, 유치원 직원들이 다수 희생된 것으로 보이는데요. 어린이 3명이 목숨을 잃었고요. 어린이 15명을 포함해 약 30명이 다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소셜미디어에는 헬기가 유치원 주변에 추락하고, 추락 현장에서 화재가 발생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들이 올라왔습니다.

진행자) 헬기가 추락한 원인은 밝혀졌습니까?

기자) 아직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우크라이나 관리들은 사고 발생 당시, 해당 지역에 러시아군의 공격이 있었는지 밝히지 않았고요. 러시아도 헬기 추락과 관련해 아무런 반응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사고 후 텔레그램에, 우크라이나 보안국과 경찰, 관련 기관이 협조해서 모든 상황을 파악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다보스포럼에서 행한 화상 연설에서도 사고에 관해 언급했는데요. 헬기 추락이 단순 사고이길 바라지만, 우크라이나의 현실은 매일 이런 안전 위협 속에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미국과 우크라이나의 군 최고 지도자들이 만났네요?

기자) 네.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과 발레리 잘루즈니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이 17일 폴란드에서 만났습니다. 두 사람이 대면하는 건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이래 처음인데요. 두 군 최고 지도자의 첫 대면 회담은 전쟁이 11개월째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양국이 군사 협력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신호로 읽히고 있습니다.

진행자) 회담 장소가 폴란드였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폴란드와 우크라이나 국경 근처 군부대로, 정확한 장소는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밀리 의장과 잘루즈니 총사령관은 이곳에서 약 2시간 동안 회담했습니다.

진행자) 두 사람이 어떤 이야기를 나눴을까요?

기자) 네. 회담 후 밀리 합참의장의 대변인인 데이브 버틀러 대령은 기자들에게 두 사람이 러시아의 침략에 맞서기 위한 우크라이나의 방어 전략을 자세히 논의했다고 전했습니다. 버틀러 대령은 또 밀리 합참의장과 잘루즈니 총사령관이 나눈 내용은 곧 독일에서 열리는 우크라이나 지원 회의에 전달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 지원 회의가 언제 있습니까?

기자) 19일과 20일입니다. 나토 회원국을 중심으로 약 50개국 국방장관 또는 군 고위 당국자들은 정기적으로 독일 람슈타인 미 공군기지에서 ‘우크라이나 국방연락그룹’ 회의를 열고, 전황을 점검하고 추가 지원 계획 등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버틀러 대령은 또 밀리 의장은 이 회의에서 현재 미군이 독일 그라펜보어 훈련장에서 진행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병사 훈련 내용에 관해서도 설명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밀리 의장이 직접 훈련장도 방문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밀리 의장은 전날인 16일, 그라펜보어 훈련장을 찾아 우크라이나 병사들을 격려했습니다. 우크라이나 병사 약 600명은 지난 15일부터 훈련장 내 ‘캠프 헤르손’에서 첨단 무기 사용법 등을 훈련받고 있는데요. 이들은 5주간의 훈련 후 전장에 투입될 예정입니다.

진행자) 또 어떤 이야기가 나왔습니까?

기자) 네. 버틀러 대령은 두 사람이 직접 대면 회담의 중요성에 대해 인식을 같이했다고 전했습니다. 두 사람은 그동안 정기적으로 연락하며 서로에 관해 잘 알고 있었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최고 군사 전문가들인 두 사람이 눈과 눈을 마주 보면서 현안을 논의하는 것은 정말 중요하며, 전적으로 다른 차원이라고 버틀러 대령은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 쪽에서는 뭐라고 했습니까?

기자) 네. 잘루즈니 총사령관은 회담 후 텔레그램에, 밀리 합참의장에게 우크라이나군이 지금 시급히 필요한 무기 지원에 대해 개략적으로 설명했다고 밝혔습니다. 우크라이나는 특히 러시아군의 지상전에 맞서 현대식 전차 지원을 바라고 있는데요. 최근 프랑스와 미국, 독일 등의 장갑차 지원 발표에 이어, 영국과 폴란드가 전차를 지원하겠다고 밝힌 상태입니다.

진행자) 그런가 하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자국의 경제 상황에 대해 언급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전쟁이 예상외로 길어지고 ‘스위프트(SWIFT, 국제은행간통신협회)’ 차단 등 서방의 제재로 러시아 경제가 큰 타격을 받고 있다는 경제 전문가들의 분석이 나오고 있는데요. 하지만 푸틴 대통령은 17일, 러시아 재무장관, 중앙은행 총재 등 러시아 경제 고위 관리들과 가진 화상회의에서 지난해 러시아의 경제가 예상보다 나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푸틴 대통령이 구체적인 수치도 제시했습니까?

기자) 네.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러시아의 국내총생산(GDP)은 전년 대비 -2.5%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외국의 전문가들은 말할 것도 없고, 러시아 내 일부 전문가들도 10~15%, 심지어 20%까지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전체적으로 볼 때, 2.5% 감소가 예상된다고 말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에 따르면 지난해 러시아의 가스 생산량은 약 12% 감소했지만, 국제 가스 가격의 상승으로 기업들이 높은 이익을 얻었고요. 또 서방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석유 생산량은 약 2% 증가했습니다.

재닛 옐런(오른쪽) 미 재무장관과 류허 중국 부총리가 18일 스위스 취리히에서 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미국과 중국의 경제 수장이 스위스에서 회동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과 류허 중국 부총리가 18일 스위스 취리히에서 만났습니다. 양국 관계가 껄끄러운 가운데 전격적으로 이뤄진 양국 경제 수장의 이번 회동에 이목이 쏠렸습니다.

진행자) 두 사람이 대면 회담을 하는 건 처음인가요?

기자) 옐런 장관은 지난 2021년 취임 후 지금까지 세 차례 화상으로 류허 부총리와 회담했고요. 지난해 11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린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리강 중국 중앙은행 총재와 함께 류허 부총리를 만난 적이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 회담은 어떻게 성사된 겁니까?

기자) 지금 스위스 휴양지 ‘다보스’에서 ‘세계경제포럼(WEF)’ 연례 회의가 열리고 있는데요. 옐런 장관과 류허 부총리 모두 WEF 참석을 위해 스위스를 찾았습니다. 이번 회담은 그 연장선상에서 이뤄진 건데요.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지난해 11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합의의 후속 조처 성격입니다.

진행자) 양국 정상이 어떤 합의를 했죠?

기자) 네.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은 당시 G20 정상회의가 열린 발리에서 첫 대면 정상회담을 가졌는데요. 당시 두 지도자는 양국이 서로 경쟁하는 관계인 동시에, 협력 가능한 접점을 찾기 위해 노력하기로 합의했습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 핵심 고위 관리들에게 권한을 주고, 후속 방안을 강구하기로 했는데요. 옐런 장관과 류허 부총리의 이날(18일) 회담은 양국 정상의 그 같은 합의 후 이뤄진 첫 고위급 회담입니다.

진행자) 회담의 주요 의제는 어떤 것들이었습니까?

기자) 네. 경제와 기후, 양국의 관계 개선 방안 등이 주요 의제로 다뤄졌습니다. 미국 재무부는 회담 후 발표한 성명에서, 양측이 솔직하고 실질적이며 건설적인 대화를 통해 경제와 금융 문제에 관해 소통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재무부는 또 양국은 유엔이나 G20 등 다자 체제 또는 상호 접근을 통해 기후 금융 부문에서도 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특별히 소통을 강조한 게 눈에 띄는군요?

기자) 네. 옐런 장관은 이날(18일) 모두 발언에서도 양국 간에는 의견이 맞지 않는 부분이 분명 존재한다고 말했는데요. 하지만 소통 부족으로 인한 오해가 양국의 경제와 금융 관계를 불필요하게 악화시켜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류허 부총리는 어떤 이야기를 했습니까?

기자) 네. 류허 부총리도 양국이 기후변화와 경제 등 현안에 대해 진지한 소통과 조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류 부총리는 이어 서로의 차이를 적절히 관리하며 공통점을 찾아야 한다면서, 이런 방식을 통해 양국 관계가 안정되도록 함께 협력할 수 있을 거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류허 부총리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 미국과의 무역 협상을 이끌었던 인물이기도 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시진핑 주석의 신임을 받는 최측근이자 핵심 경제 참모로서, 미국과의 협상을 위해 대표단을 이끌고 미국을 방문하기도 했습니다. 류 부총리는 전날(17일) 세계경제포럼 연설에서는 “열심히 노력한다면 올해 중국 경제는 정상적인 성장세로 돌아올 것”이라면서 낙관론을 펼쳤습니다.

진행자) 류허 부총리와의 회담 후 옐런 장관의 다음 일정은 어떻게 됩니까?

기자) 네. 옐런 장관은 스위스에서 출발해 잠비아, 세네갈,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아프리카 3개국을 순방합니다.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미국의 최고위급 관리가 사하라 사막 이남 지역 국가를 방문하는 건 처음입니다. 한편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다음 달 초 중국을 방문할 예정인데요. 블링컨 장관의 중국 방문 역시 양국 정상 간 합의의 후속 행보입니다.

17일 사임을 발표한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국가주석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베트남 국가주석이 사퇴했다고요?

기자) 네.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국가주석이 17일, 전격 사임했습니다. 베트남 정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푹 주석이 당과 국민 앞에 책임을 통감하고 사직서를 제출하고 은퇴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베트남에서 국가주석이 갑자기 사임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입니다.

진행자) 푹 주석에게 무슨 문제가 있었나요?

기자) 네. 이달 초, 베트남 부총리 2명과 장관 3명을 포함해 여러 관리가 부정부패에 연루돼 경질됐는데요. 베트남 공산당은 관련 성명을 내고, 이들이 푹 주석 휘하에 있는 고위 공직자들이라며 푹 주석에게 책임이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푹 주석의 사임은 베트남 공산당의 비난 발표 후 나온 것으로서, 결국 사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난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베트남의 권력 구조는 어떻게 되어 있습니까?

기자) 네. 공산당 일당 체제인 베트남은 공식적으로 당 서기장과 국가주석, 총리, 국회의장의 4개 기둥으로 이뤄져 권력을 분점하고 있습니다. 서열 1위는 당 서기장이고요. 국가주석은 권력 서열 2위의 자리입니다.

진행자) 푹 주석은 언제 취임했죠?

기자) 지난 2021년 4월입니다. 베트남 남중부 꽝남성 출신인데요. 지역 인민위원장과 총리실 장관, 부총리직을 역임했고요. 지난 2016년 총리를 거쳐 2021년 주석이 됐었습니다.

진행자) 그럼 지금 베트남의 권력 서열 1위인 공산당 서기장은 누구입니까?

기자) 응우옌 푸 쫑 서기장입니다. 올해 78세인 응우옌 푸 쫑 서기장은 2021년 1월, 당 서기장 3연임에 성공했는데요. 베트남 북부 하노이 출신으로, 정치, 경제적 안정을 추구하는 동시에 공직 사회의 부패 척결 운동을 펼쳐 높은 지지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베트남 공직자들의 부정부패가 어느 정도나 심각한가요?

기자) 네. 베트남 공산당에 따르면 지난해만도 장관과 외교관 등 최고위층을 비롯해 539명의 당원이 부패와 위법 행위로 기소 또는 징계받았습니다. 또 지난해 경찰이 부패 혐의로 수사한 사건도 450건이 넘습니다. 이는 한 해 전인 2021년보다 50% 증가한 건데요. 부정부패 척결을 위한 국가적 노력이 반영된 수치로 읽힙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최근 고위 각료들이 경질된 것도 같은 선상에 있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웅우옌 푸 쫑 서기장은 이른바 ‘불타는 용광로’라는 이름의 초강력 부패 척결 운동을 전개하고 있는데요. 푸 쫑 서기장은 이달 초, 이제 당은 더 단호하고 더 효과적이며 체계적으로 운동을 전개할 것이라면서 반드시 결과를 거둘 것이라고 다짐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