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백악관에서 회담했습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 격전지 ‘솔레다르’를 장악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일본 정부가 올 봄이나 여름에 후쿠시마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하겠다고 밝힌 소식, 이어서 전해드립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미∙일 정상회담 소식부터 전해 주시죠.
기자) 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3일 오전, 백악관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만났습니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새벽 워싱턴에 도착했습니다.
진행자) 기시다 총리의 미국 방문은 취임 후 처음인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국빈 방문은 아닙니다. 바이든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이날 오전 11시 30분부터 약 30분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공개 회담을 진행했고요. 이어서 실무 오찬을 가졌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 간의 회담이 처음은 아니죠?
기자) 네,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해 5월 일본을 방문해 정상회담을 했고요. 또 지난해 11월 캄보디아에서 열린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정상회의 당시 별도로 개별 정상회담을 가진 바 있습니다.
진행자) 두 정상이 어떤 이야기를 나눴습니까?
기자) 네. 바이든 대통령은 백악관을 찾은 기시다 총리를 환영하면서, 미국과 일본 두 동맹의 ‘놀라운 순간’이라며 양국 관계가 지금보다 더 가까운 적은 없었다고 강조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일본의 방위에 대한 미국의 약속은 철저하고 완전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또 한편, 일본 정부의 전폭적인 방위비 증액 등 방위력 강화 노력에 찬사를 보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기술과 경제 부문에서 미국과 긴밀히 협력해온 기시다 총리의 리더십에 감사를 표했습니다.
진행자) 기시다 총리는 무슨 이야기를 했습니까?
기자) 네. 기시다 총리는 새해 첫 미국 방문이라는 점을 부각하면서, 바이든 대통령이 따뜻하게 맞아줘서 감사하다고 말했습니다. 기시다 총리는 또 바이든 대통령의 역내 안보 노력에 감사를 표하고, 현재 미국과 일본은 가장 도전적이고 복잡한 안보 환경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일본은 역내 평화와 안보를 보장하기 위해 지난달, 강력하고 새로운 방위 전략을 채택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일본은 북한의 계속되는 도발에 안보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죠?
기자) 맞습니다. 그와 관련해 이번 미∙일 정상회담에서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국과의 경쟁 등의 현안에 묻혀 북한의 도발 문제가 덜 비중 있게 다뤄질 수 있다는 일각의 예측도 있는데요. 하지만 대니얼 러셀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기시다 총리에게는 일본의 직접적인 위협인 북한의 계속되는 미사일 도발이 최대 의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앞서 미국과 일본의 외교 국방장관의 ‘2+2회담’에서도 같은 맥락의 발표가 나오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이번 정상회담에 앞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과 하마다 야스카즈 방위상이 11일 워싱턴에서 2+2 회담을 가졌습니다. 회담에서 양국 장관들은 중국을 최대 전략적 도전으로 규정하고, 양국의 안보 공조를 강화하기로 했고요. 북한의 위협에 대응해 미한일 3각 공조를 강조했습니다. 장관들은 회담 후 발표한 공동 성명에서, 두 나라가 새로운 전략적 경쟁 시대에서 승리하기 위해 현대화된 동맹의 비전을 마련했다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일본은 주요 7개국(G7)의 일원이기도 하죠?
기자) 맞습니다.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캐나다, 이탈리아와 함께 아시아 국가로서는 유일하게 G7에 포함돼 있고요. 올해 5월에는 일본 히로시마에서 G7 정상회의가 개최됩니다. 일본은 또 올해부터는 2년 임기의 유엔 안보리 비상임 이사국이기도 한데요. 이번 달에는 의장국도 맡고 있습니다. 아울러 일본은 미국, 인도, 호주와 함께 중국 견제 성격으로 비치는 비공식 안보협의체 ‘쿼드(QUAD)의 일원으로서, 아시아 역내 미국의 최대 동맹입니다.
진행자) 기시다 총리가 이번 주 다른 나라들도 방문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기시다 총리는 지난 9일부터 일주일 일정으로 해외 순방중입니다. 기시다 총리는 지난 2021년 10월 취임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과 국내 정치 상황 등으로 본격적인 외교 활동에 나서지 못했는데요. 새해가 되면서 프랑스를 시작으로 이탈리아, 영국에 이어 캐나다를 방문했습니다. 독일을 제외한 G7 국가를 모두 방문한 셈입니다.
진행자) 기시다 총리의 앞선 행보 잠깐 정리해주시죠.
기자) 네. 첫 방문국인 프랑스에서 기시다 총리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우크라이나 사태와 중국, 북한 등을 주제로 회담하고, 일본 자위대와 프랑스군의 공동 훈련 등 양국 안보 협력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이어 10일에는 이탈리아의 조르자 멜로니 총리와 만나 양국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고, 경제, 무역, 국방을 포함한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습니다. 그리고 11일 세 번째 방문국인 영국에서는 리시 수낙 총리와 상호 파병을 허용하는 내용이 포함된 안보 협정을 체결했습니다.
진행자) 매우 바쁜 일정이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리고 북미 지역으로 이동해 12일에는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를 만났습니다. 두 정상은 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일방적 현상 변경 시도를 규탄하고, 일본인 납북자 문제를 포함해 북한 문제에 대한 협력과 러시아 제재, 우크라이나에 대한 강력한 지원을 계속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계속해서 이번에는 우크라이나 소식 보겠습니다. 지금 전황이 어떻게 되어 가고 있습니까?
기자) 네. 동부 도네츠크주 솔레다르를 놓고 며칠째 치열한 전투가 벌어진 가운데 러시아 국방부가 13일, 러시아군이 솔레다르를 점령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러시아 국방부는 솔레다르의 점령은 러시아군이 군용기와 미사일, 포격으로 적의 진지를 지속적으로 폭격해 가능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러시아는 며칠 전에도 이미 솔레다르를 장악했다고 말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러시아 민간 용병회사인 ‘바그너 그룹’의 소유주 예브게니 프리고진 씨가 지난 11일 “바그너가 솔레다르의 완전한 해방을 달성했다”고 선언했는데요. 하지만 아직 도심에서 약간의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고 덧붙여, 너무 서둘러 발표한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됐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는 솔레다르 함락을 인정했습니까?
기자) 러시아 국방부의 발표에 앞서 한나 말랴르 우크라이나 국방차관은 13일 텔레그램에, 간밤에 전투가 계속됐다며 우크라이나군이 여전히 방어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말랴르 차관은 또, “적들이 도네츠크 방향으로 모든 주력부대를 투입해 강하게 공격해오고 있지만 우리의 승리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적었습니다.
진행자) 서방은 전황을 어떻게 분석하고 있습니까?
기자) 영국 국방부는 러시아군이 솔레다르를 완전 장악하지는 못했지만 대부분의 지역이 러시아군에 넘어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로이터 등 주요 매체는 현재로서는 양측의 주장을 객관적으로 확인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솔레다르가 지금 최대 격전지가 되고 있는데, 이곳이 왜 중요한 거죠?
기자) 솔레다르는 동부 도네츠크주의 전략적 요충지인 바흐무트로 가는 교두보입니다. 러시아는 몇 개월째 바흐무트를 집중 공략했는데요. 하지만 성과를 거두지 못하자 최근 솔레다르에 화력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러시아군은 지난해 8월 이후 계속 고전하고 있는데요. 솔레다르를 장악하면 러시아로서는 몇 개월 만에 처음으로 의미 있는 전과를 올리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어떻게 보고 있는지 궁금하군요.
기자) 네. 미국 정부 관리들은 솔레다르나 심지어 솔레다르보다 10배나 되는 바흐무트에서 러시아군이 승리한다고 하더라도, 전쟁의 전반적인 판세에는 별 의미가 없을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벨라루스 참전설이 계속 나오고 있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러시아 외교 관리가 13일, 러시아 국영 ‘타스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나 벨라루스를 침공하기로 결정한다면 벨라루스가 우크라이나 분쟁에 참여할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러시아와 벨라루스는 지난해 10월부터 합동 군사훈련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알렉세이 폴리시추크 외교부 관리는 양국의 공동 훈련은 긴장을 약화하기 위한 목적이지만, 우크라이나가 영토를 침공할 경우, 양국은 집단 대응할 충분한 법적인 근거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시기를 발표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일본 정부가 13일 도쿄 총리 관저에서 열린 각료회의에서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에서 발생하는 오염수 방류 문제를 논의했는데요. 마쓰노 히로카즈 일본 관방장관은 회의 후 방류 시점은 올봄이나 여름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일본 정부가 방류 자체를 승인한 건 좀 됐죠?
기자) 네. 일본은 지난 2021년 4월에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의 해양 방출을 전격 결정했습니다. 다만 오염수 저장탱크가 모두 차기까지는 약 2년이 걸릴 것으로 보고, 2023년 상반기, 100만t이 넘는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하겠다고 설명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오염수 문제가 불거진 게 지난 2011년 동일본 대지진과 관계가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2011년 3월, 일본 북동부 일대에 강력한 지진과 이에 따른 지진해일, 즉 쓰나미로,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의 냉각시스템이 파괴됐는데요. 일본 당국은 대폭발을 막기 위해 바닷물을 투입해 원자로 가열 현상을 막았습니다. 이 과정에서 방사능 오염수가 발생했고요. 이후로도 원전 부지로 유입되는 지하수와 빗물 등으로 오염수가 계속 발생하고 있는데요. 일본 정부는 저장탱크가 거의 다 차서 더 이상 오염수를 보관할 수 없다며 결국 방류를 결정했습니다.
진행자) 저장탱크를 더 만드는 방법은 없습니까?
기자) 현재 일본은 약 1천 개의 저장탱크에 오염수를 저장하고 있는데요. 저장탱크를 더 만들면 방류 시점을 늦출 수는 있겠지만 일본 정부와 후쿠시마 원전 운영사인 도쿄 전력 측은 부정적인 입장입니다.
진행자) 그럼 방사능에 노출된 오염수를 어떻게 방류한다는 거죠?
기자) 도쿄 전력은 오염수를 다핵종제거설비(ALPS)로 처리해 방류하겠다는 계획입니다. 다핵종제거설비를 거치면 대부분이 방사성 물질은 제거되는데요. 하지만 수소의 동위원소인 ‘삼중수소’는 물에서 분리하는 게 힘들다고 합니다.
진행자) 일본 정부는 그 부분에 관해서는 어떻게 말하고 있습니까?
기자) 일본 정부는 삼중수소의 농도를 자국 규제 기준의 40분의 1인, 리터 당 1천500베크렐(Bq), 세계보건기구(WHO) 식수 기준의 7분의 1로 희석해 바다에 방류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소량의 삼중수소가 환경과 인류에 장기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과학적으로 아직 확실히 규명되지 않았는데요. 하지만 삼중수소에 노출된 생선을 사람이 먹을 경우, 영향이 있다는 지적입니다.
진행자) 그럼 처리된 오염수는 어떤 식으로 방류하게 되나요?
기자) 원전에서 약 1km 지점까지 연결하는 지름 약 3m의 거대한 해저 터널을 만들고, 그 터널을 통해 처리된 오염수를 방류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어민들의 피해와 환경 등을 고려한 조처라는 게 일본 정부의 설명입니다.
진행자)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일본 정부의 계획에 어떤 입장인가요?
기자) IAEA는 지난해 일본 정부의 요청을 받고 전문가들을 일본에 파견해 원전 일대를 답사하고 오염수 표본 등을 채취했고요. 오염수의 안전성에 대한 보고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마츠노 관방장관은 이날(13일) “일본 정부는 최종 방류 시점을 발표하기 전에, IAEA의 종합 보고를 기다릴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일본은 이제 오염수 방류 시점까지 얼추 잡았는데, 주변국은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한국과 일본 등 주변국은 계속해서 우려의 목소리를 내놓고 있습니다. 한국 외교부 당국자는 일본 정부의 발표에 대해 한국 정부는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 원칙으로 하고 있다며, 후쿠시마 오염수가 과학적 관점에서 안전하고 국제 기준에 부합해 처리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계속 견지하며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중국 정부도 지속적으로 일본의 방류 결정을 비판해왔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일본의 어민 단체들 역시 정부의 방류 결정을 강하게 반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