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민주주의 순위, 167개국 중 165위…권위주의 정권”

5일 북한 평양 5월1일경기장에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 결정을 관철하기 위한 궐기대회가 열렸다.

북한이 전 세계 167개국을 대상으로 실시된 민주주의 수준 평가에서 지난해와 같은 165위를 기록하며 세계 최하위권에 머물렀습니다. 북한은 미얀마, 아프가니스탄 등과 함께 권위주의 정권이 민주주의를 저해하고 있는 나라로 평가됐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산하 경쟁력 분석기관인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이 1일 발표한 ‘2022 민주주의 지수’에서 북한은 올해도 전 세계 최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해 조사에서 10점 만점에 1.08점을 받아 167개국 중 165위에 그쳤던 북한은 올해도 같은 점수와 순위에 그쳤습니다.

이번 평가에서 북한보다 낮은 순위를 기록한 나라는 군사 쿠테타 이후 압제가 이어지고 있는 미얀마와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이 집권하고 있는 아프가니스탄 등 2개국에 불과했습니다.

EIU가 매년 발표하는 이 지수는 선거 과정과 다원주의, 정부 기능, 정치 참여, 정치 문화, 시민 자유 등 5개 부문을 평가해 각국의 민주주의 수준을 점수로 환산한 지표입니다.

보고서는 10점 만점에서 8점 이상은 ‘완전한 민주주의’, 6점에서 8점은 ‘미흡한 민주주의’, 4점에서 6점 사이는 ‘혼합형 정권’, 4점 미만은 ‘권위주의 정권’으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미얀마와 아프가니스탄 등 59개국과 함께 ‘권위주의 정권’으로 분류됐습니다.

보고서는 권위주의 정권이 이들 국가의 민주주의를 저해하는 요소라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은 세부 평가에서 ‘선거 과정과 다원주의’ 항목과 ‘국민 자유’ 부문에서 0점을 받아 관련 민주주의 체계가 전혀 작동하지 않는 것으로 평가됐으며, ‘정부 기능’ 2.5점, ‘정치 참여’ 1.67점, ‘정치 문화’ 1.25점 등을 받아 대부분 매우 저조한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북한은 ‘민주주의 지수’가 처음 발표된 지난 2006년 이후 지금까지 단 한번도 총점 평가에서 1점대를 벗어나지 못했으며, 지난 2008년에는 0점대로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특히 지난 2006년부터 2021년까지는 16년 연속 세계 최하위를 기록해 최악의 민주주의 수준을 가진 나라로 평가된 바 있습니다.

한편 이번 보고서 제목을 ‘전선의 민주주의와 우크라이나를 위한 전투’로 명명한 EIU는 러시아가 언론을 장악하고 반전 시위대를 탄압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따라 러시아는 민주주의 점수 2.28점을 받아 지난해보다 순위가 22계단 추락한 146위를 기록했습니다.

보고서는 또 중국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이후 엄격한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수하면서 봉쇄 정책을 펼쳤다고 지적하면서 지난해보다 8계단 하락한 공동 156위에 올렸습니다.

지난해에도 ‘전 세계 경제대국으로 성장했지만 민주주의 성장률은 그 반대로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2.21점을 기록했던 중국은 올해는 그 보다 더 떨어진 1.94점으로 해당 조사에서 처음으로 1점대 점수를 받게 됐습니다.

이번 조사에서는 노르웨이가 9.81점을 받아 1위에 올랐고, 이어 뉴질랜드와 아이슬란드, 스웨덴, 핀란드, 덴마크 등이 상위권에 올랐습니다.

아시아권 국가 중에서는 타이완이 8.99점으로 9위를 기록하며 가장 높은 민주주의 수준을 갖고 있는 나라로 평가됐으며, 일본이 8.33점으로 16위, 한국이 8.03점으로 24위를 기록했습니다.

미국은 7.85점을 받아 지난해와 점수는 같았지만 순위는 4계단 하락한 30위로 내려갔습니다.

보고서는 이번 조사에서 민주주의 체제 아래 살고 있는 전 세계 인구는 45.3%이며 권위주의 통치 아래 살고 있는 사람들은 36.9%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습니다.

또 올해 조사대상국의 전체 평균 점수는 5.29점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지난해 5.28점과 비슷한 수준에 머물렀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 여파로 각국이 개인의 자유를 일부 제한한 것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VOA 뉴스 조상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