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서해 초도 해상에서 선박 간 환적으로 의심되는 움직임이 잇따라 포착되고 있습니다. 최근 며칠 사이에 추가로 5건이 확인됐는데, 환적이 이뤄지는 장소가 국제사회의 단속이 집중되는 남중국해 등 공해상에서 점차 북한 해역으로 옮겨지는 양상입니다. 안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이상훈)
지난달 28일 북한 초도 남쪽 해상을 촬영한 ‘플래닛 랩스(Planet Labs)’의 위성사진입니다.
길이가 100m 내외로 추정되는 선박 2척이 중간에 크기가 작은 선박을 사이에 두고 밀착해 있습니다.
이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도 길이 80~100m 선박 2척을 포함한 선박 3척이 바짝 붙어 있습니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가 지적한 전형적인 불법 환적 모습입니다.
이 해역에선 이틀 뒤인 지난달 30일 길이가 80~100m인 또 다른 선박 6척이 각각 3척씩 밀착한 장면이 포착됐습니다.
이달 1일에도 50m 길이의 선박 2척이 밀착해 무언가 전달하는 정황이 잡혔습니다.
앞서 VOA는 올해 1월 이후 총 9건의 선박 간 환적 의심 정황을 확인했는데 이번 5건을 더하면 이 일대에서 발견된 환적 의심 사례만 올해 벌써 14건에 달합니다.
위성에 포착되지 않은 사례까지 합친다면 이 일대에서 더 많은 불법 환적이 이뤄졌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앞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은 지난해 연례보고서 등을 통해 북한이 공해상이 아닌 자국 영해에서 선박 간 환적을 벌이는 신종 수법을 동원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실제로 과거 북한의 불법 환적이 빈번했던 동중국해와 남중국해 등에서는 환적 정황 포착이 크게 줄었습니다.
국제사회가 북한의 불법 환적 제재 회피 행태를 집중 단속하자 북한 당국이 환적 장소를 인근 해상으로 변경한 것으로 보입니다.
불법 환적을 통해 어떤 품목이 거래됐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2017년 채택된 안보리 결의 2375호는 북한이나 북한 대리 선박이 공해상 환적을 통해 물품을 건네받지 못하도록 한 만큼, 물품의 종류와 관계없이 모두 안보리 결의 위반입니다.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의 에릭 펜튼 보크 조정관은 최근 VOA에 서해상 환적에 대한 조사가 계속되고 있다면서 어떤 유형의 물품이 환적되고, 선박은 어디서 출항했는지 등에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해당 선박을 식별할 수 있다면 선박이 출항한 나라는 조치를 취할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