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우크라이나 전쟁 책임 서방에 전가...터키 남부 또 규모 6.3 강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1일 모스크바 고스티니 드보르 전시장에서 열린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국정 연설을 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의 모든 책임은 서방에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터키와 시리아 접경 지역에서 또다시 규모 6.3 강진이 발생해 추가로 사상자가 나왔습니다. 미국과 영국 등 30여 개국이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들의 올림픽 참가를 금지하는 조처를 지지한다고 밝힌 소식, 이어서 전해드립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관해 연설했군요?

기자) 네. 푸틴 대통령이 21일 연방의회에서 국정연설에 나섰습니다. 통상 국정연설은 국가의 전반적 상황과 정책 등을 밝히는 자리지만, 지금 최대 현안이 우크라이나 전쟁이기 때문에 연설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할 거라는 관측이 있었고요. 앞서 크렘린궁도 1년을 맞은 우크라이나 상황에 관한 내용이 이번 연설의 주제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푸틴 대통령 발언 내용 들어보겠습니다.

기자) 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속하겠다는 뜻을 천명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미국이 이끄는 나토 동맹이 글로벌 대결에서 러시아를 이길 수 있다는 잘못된 믿음으로 분쟁의 불씨를 부추기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러시아는 신중하고 일관되게 우크라이나에서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과제들을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지금 상황이 미국과 서방 책임이라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전쟁을 일으킨 것은 서방이고 러시아는 이를 억제하려고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는 전쟁 전부터 서방과 무기 공급에 관해 의논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서방이 지역 분쟁을 국제전으로 확대하려고 한다며 확전의 책임이 서방에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가 서방으로부터 안보 위협을 받고 있다는 기존 주장을 거듭한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의 존재가 위협받고 있다고 주장하는 한편,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의 효력도 정지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뉴스타트는 미국과 러시아가 각각 장거리 핵탄두 수를 1천550개 이하로 제한하고 상호 사찰을 허용하는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합니다.

진행자) 뉴스타트는 현재 양국 간에 유일하게 남아있는 핵 군축 조약이죠?

기자) 맞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또한 러시아의 핵전력은 현대화됐고 국방을 위해 준비돼 있다고 주장했는데요. 그러면서 러시아를 전장에서 패배시키는 것을 불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더불어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장거리 미사일을 배치한다면 러시아는 그것을 밀어낼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푸틴 대통령 주요 발언 내용, 또 어떤 게 있습니까?

기자) 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국민이 지금 서방과 우크라이나 정권의 볼모가 되어 피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서방은 현재 정치적, 군사적, 경제적으로 사실상 우크라이나를 점령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또 전쟁에서 목숨을 잃은러시아인들을 기리고 유족을 위한 특별기금을 설치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현재 러시아 경제 상황에 관한 언급도 있었습니까?

기자) 네. 푸틴 대통령은 서방 목표는 러시아를 괴롭히는 것이지만 러시아의 경제는 서방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강하며 그들의 목표는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전날(20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수도 크이우를 전격 방문한 자리에서 러시아의 경제는 지금 고전하고 있다고 지적했는데요. 이에 대한 반박성 발언으로 읽히고 있습니다.

진행자) 아닌 게 아니라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 우크라이나를 그야말로 깜짝 방문해 국제 사회를 놀라게 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20일 개전 이후 처음 우크라이나 수도 크이우를 방문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만났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1년 전에는 모두 우크라이나의 패배를 받아들이는 분위기였지만, 현재 우크라이나와 민주주의는 건재하다면서 우크라이나에 대해 굳건한 지지를 약속했는데요. 1년이 다 되어 가지만 “크이우는 서 있고, 우크라이나는 서 있으며 민주주의는 서 있다”는 겁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 “미국인들이 우크라이나와 함께 서 있고, 세계가 당신들과 함께 서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도 비판했죠?

기자) 네.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푸틴의 정복 전쟁’이라고 칭하면서 그의 전쟁은 실패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러시아군은 한때 점령했던 영토의 절반을 잃었으며, 젊고 재능 있는 러시아인들은 러시아에 미래가 없기 때문에 도망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이 자리에서, 미국 정부가 포탄과 대전차 미사일, 방공 레이더 등 5억 달러 규모의 추가 군사 원조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후 바이든 대통령은 폴란드로 갔죠?

기자) 그렇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21일 폴란드에서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 만나 뒤에 연설했습니다. 그는 이 연설에서 “1년 전 세계는 크이우 붕괴에 대비하고 있었다” 면서 “하지만 나는 크이우가 강하고, 자랑스럽고 당당하게 서 있다”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유롭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내년에 미국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를 주최할 것이라면서 나토 동맹국들을 지킨다는 미국의 약속은 확고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터키('튀르키예'로 국호 변경) 하타이주 지진 발생 현장에서 21일 구조대가 시신을 수색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터키와 시리아 접경 지역에서 또다시 지진이 발생했다고요?

기자) 네. 현지 시각으로 20일 저녁 8시경 터키 남부 하타이주 안타키아 부근에서 규모 6.3의 지진이 발생했습니다. 하타이주는 시리아 북서부 접경 지역입니다.

진행자) 터키와 시리아는 불과 2주 전에도 큰 강진이 덮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지난 6일 새벽에 규모 7.8의 강진이 덮쳤고요. 그 후에도 규모 7.5의 강진을 포함해 규모 4 이상의 여진이 최소한 90여 차례 이상 발생했는데요. 2주 만에 다시 강력한 지진이 발생한 것입니다. 쉴레이만 소일루 터키 내무장관은 이번 지진 후 적어도 26차례의 여진이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번 지진으로 인명 피해도 또 있다고요?

기자) 네. 아직 정확한 사상자 수는 집계하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앞서 소일루 터키 내무장관은 20일, 사망자가 3명, 부상자는 200여 명이라고 밝혔는데요. 하지만 21일 현재 사망자 수는 6명으로 늘었습니다. 현지에서는 21일 아침에도 수색과 구조 작업이 진행됐는데요. 수색 작업이 계속되면서 인명 피해 규모가 더 늘 가능성이 있습니다.

진행자) 이미 최근의 지진으로 두 나라는 엄청난 고통을 겪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현재까지 알려진 터키와 시리아 지진 피해 사망자는 4만7천여 명에 달하는데요. 터키 재난비상관리청(AFAD)에 따르면, 터키 측에서만 약 4만1천200명의 사망자가 발생했고요. 붕괴되거나 극심하게 손상된 아파트도 38만5천 채가 넘습니다.

진행자) 시리아 쪽은 어떤가요?

기자) 유엔에 따르면 시리아에서는 지난 6일 지진의 여파로 약 4천500명이 목숨을 잃었는데요. 사망자의 대부분은 반군 장악 지역에서 발생했고요. 정부 관할 지역에서는 약 1천400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반군 지역 피해가 더 크지만 국제 사회 제재로 시리아에 대한 접근이 힘들어 더 큰 피해가 우려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에도 지진이 발생한 곳이 시리아 접경 지역이라고 했는데, 시리아 측의 피해 상황은 알려졌습니까?

기자) 네. 시리아에서도 이번 지진으로 130명 이상 다치고, 여러 동의 건물이 무너지거나 파손됐다고 시리아 민간 구호단체 ‘화이트헬멧’이 전했습니다. 현재 지진 피해 지역 곳곳이 정전된 상태고요. 전화와 인터넷도 끊어졌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터키를 방문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블링컨 장관이 20일 터키를 방문했습니다. 최근의 지진 피해 상황을 살펴보고 미국의 지원 계획을 전달하기 위한 방문이었는데요. 블링컨 장관은 직접 피해 지역을 둘러보고 구호 활동을 돕기도 했습니다. 지진은 블링컨 장관이 터키를 떠난 후 발생했고요. 블링컨 장관은 21일 현재 그리스를 방문 중입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는 구체적으로 어떤 지원을 하나요?

기자) 네. 블링컨 장관은 터키와 시리아의 장기적인 피해 복구를 위해 1억 달러를 추가 지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로써 미국은 앞서 발표한 8천500만 달러를 합쳐 총 1억8천500만 달러를 터키와 시리아에 지원하게 됩니다. 블링컨 장관은 미국은 나토의 중요한 동맹국이자 역내 파트너인 터키가 지진을 극복할 때까지 함께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프랑스 파리 에펠탑 근처에 설치된 2024 파리 올림픽 로고.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들의 올림픽 참가를 반대한다는 성명이 나왔군요.

기자) 네. 2024 올림픽 주최국인 프랑스를 비롯해 영국, 미국, 독일, 한국과 일본 등 34개 나라가 참여한 성명이 20일 나왔습니다. 이 성명은 “우리는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들이 경쟁에 복귀해야 한다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 며 “IOC는 모든 나라가 확인한 문제들을 해결하고 자신들의 제의를 재고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성명이 언급한 IOC 제의라면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네.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들을 중립국 선수 자격으로 차기 파리 올림픽에 참가시키자는 것입니다. 이에 대해 성명은 "러시아와 벨라루스 올림픽 선수들이 국가의 직접적인 자금 지원을 받으면서 중립국 선수로 경쟁하는 것이 어느 정도 가능한지 강한 우려를 갖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근본적인 문제, 그리고 실행할 수 있는 '중립성' 모델에 대한 명확성과 구체적인 세부 사항의 결여가 해결되지 않는 한, 우리는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들의 경쟁 참여를 허용하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호주가 뒤늦게 입장을 밝혔다고요?

기자) 네, 호주 정부는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들의 올림픽 참가 금지를 촉구하는 최근 성명에 서명하지 않았지만, 이 성명에 참여한 나라들과 함께한다고 21일 밝혔습니다. 호주는 지난해 나온 비슷한 성명에 이름을 올렸지만, 20일에 공개된 성명에는 이름이 빠졌는데요. 이에 대해서 호주 스포츠부 대변인은 로이터통신에 이름이 빠진 건 행정 실수였다면서 호주는 이 성명에 표현된 정서에 동의한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 정부는 호주 등 몇몇 나라의 이런 요구에 강하고 반발하고 있죠?

기자) 네. 올레그 마티신 러시아 스포츠부 장관은 지난 2월 11일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들의 올림픽 참가를 금지하는 것은 독립적인 스포츠 기구 활동에 있어서 받아들일 수 없는 간섭이라고 비난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