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에이브럼스 전 주한미군사령관은 전시작전통제권 전환과 관련해 한국이 필요한 일부 역량을 획득하는데 진전이 있었다고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완전한 역량 확보와 배치에는 아직도 해야 할 일이 많다면서 연합방위를 주도할 능력을 입증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로버트 에이브럼스 전 주한미군사령관은 자신이 재직 당시 한국군으로의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문제에 전혀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나는 일관되게 이 문제와 관련한 입장을 표명했다”고 밝혔습니다.
[에이브럼스 전 사령관] “I have consistently expressed my position on this issue. My comments regarding the Alliance Conditions Based OPCON transition plan (COTP) are well documented. As a reminder, the COTP was approved and signed in 2015 by the respective MinDef and SecDef as part of the SCM.”
에이브럼스 전 사령관은 7일 부승찬 전 한국 국방부 대변인의 최근 저서에 언급된 그 같은 지적에 대한 VOA의 서면 질의에 “동맹 간 조건 기반의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계획(COTP)에 대한 나의 견해는 잘 문서화 돼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이 같은 전환 계획은 지난 2015년에 열린 미한안보협의회의(SCM)의 일부로 양국 국방장관이 승인하고 서명한 것임을 상기시켰습니다.
앞서 부승찬 전 대변인은 지난달 출간한 자신의 회고록에서 “지난 2020년 10월 미국에서 열린 한미 안보협의회(SCM)에 참석한 에이브럼스 사령관의 발언에서 미국은 전작권 전환 의지가 전혀 없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전임 문재인 정부에서 마지막 국방부 대변인을 역임했던 부 전 대변인은 또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당시 한국이 핵심 군사능력을 확보하는데 4~6년이 소요된다”며 “미래연합사령부 완전운용능력(FOC) 실시보다 먼저 핵심 능력부터 구축하라고 막말을 했다”고 썼습니다.
에이브럼스 전 사령관은 자신의 발언을 막말로 규정하고 전작권 전환 의지가 없다고 주장한 부 전 대변인의 말에 조건 기반 전작권 전환 계획은 미한 양국 정부에 의한 합의 사항임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군이 연합방위를 주도할 준비가 돼 있음을 입증하기 위해 충족해야 할 상호 합의된 3가지 조건이 있다”며, “그 중 두 가지는 한국이 많은 특정 주요 군사 능력을 획득하고 배치하는 것과 관련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에이브럼스 전 사령관] “There are 3 mutually agreed to conditions that have to be met that demonstrates that the ROK military is prepared to lead the combined defense. 2 of these conditions involve the ROK acquiring and fielding many specific critical military capabilities. When I left Korea in 2021 a lot of progress had been made towards acquiring and fielding some of the capabilities, but much work remained to acquire and field the remaining capabilities.”
에이브럼스 전 사령관은 “내가 지난 2021년 한국을 떠날 당시 일부 역량을 획득하고 배치하는 데 많은 진전이 있었지만, 나머지 역량을 획득하고 배치하기 위해서는 여전히 많은 작업들이 남아 있었다”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에이브럼스 전 사령관은 부 전 대변인이 자신의 견해를 막말로 규정한 것과 미한 안보협의회에서 있었던 발언 내용을 외부로 유출한 혐의로 그가 한국 방첩사령부의 조사를 받은 것과 관련해서는 “정확한 경위를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해당 사안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겠다”고 답했습니다.
에이브럼스 전 사령관은 그동안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문제와 관련해 ‘한국군의 역량 확보가 우선’이라는 일관된 입장을 보여왔습니다.
앞서 에이브럼스 전 사령관은 지난 2021년 VOA 대담 프로그램인 ‘워싱턴 톡’에 출연해 지난 2015년 미한 양국이 합의한 전작권 전환은 한국이 연합방위를 이끄는 데 필요한 역량 습득이 전제된 것이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핵심 요소는 중요한 군사적 역량을 한국군이 습득하는 것이라면서 이와 관련해 일각에서 양국의 합의 기준을 낮추려는 시도가 있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전작권 전환 작업 완료 전 미국이 확인해야 할 요건은 한국의 4성 장군이 지휘할 미래 연합사가 연합 방위군을 이끌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야 하며, 한국이 전략 타격 능력을 획득하고 한국형 통합 공중미사일방어 체계를 개발해 배치해야 한다는 점이라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VOA 뉴스 조상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