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평산 우라늄 광산을 지속적으로 운영해왔으며, 이곳이 핵물질 생산의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다고 전 국제원자력기구 IAEA 사무차장이 밝혔습니다. 북한이 핵무기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서 다른 광산과 핵시설을 운영 중일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차장을 지낸 올리 하이노넨 스팀슨센터 특별연구원은 북한 황해북도 평산 우라늄 광산의 주 갱도와 정련 시설이 “지난 30년간 쉼 없이 가동돼 왔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하이노넨 연구원] “It has been operating now for more than 30 years. So it has never stopped as far as I know. And what we see here is today that it's still operating after all these years, and you know what has been perhaps a little bit troubling in the last couple of years that as you know there has been a lot of raining and typhoon's passing et cetera. So that may have actually damaged the mine shafts. So they need to do some repair and revitalization.”
하이노넨 특별연구원은 8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지난 7일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38노스’가 ‘북한 평산 우라늄 광산의 일부 휴면 갱도에서 채굴 활동이 관측됐다’고 보도한 데 대해 이같이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일부 갱도의 가동이 잠시 멈춘 것은 최근 몇 년간 있었던 비 피해와 태풍 등의 영향에 따른 갱도 보수 때문이었을 것으로 관측했습니다.
하이노넨 특별연구원은 그동안 평산 우라늄 광산 시설이 영변 핵 단지 등 북한의 다른 주요 핵시설에 가려 큰 주목을 받지 못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핵심적 역할’을 수행하는 곳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녹취: 하이노넨 연구원] It's a key, it's a key, you know, that's where the whole thing started, that's where they produce that we see it's operating. It's the backbone of their production of nuclear weapon. So this is one of the key facilities and we need to keep an eye on.
평산 우라늄 광산은 북한 핵과 관련한 모든 것이 시작된 곳이자 핵무기 생산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핵심 시설로 계속 주시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입니다.
특히 북한 핵무기 프로그램과 민간 핵 프로그램 활동에 필요한 모든 것을 제공하기에 충분한 규모를 갖추고 운영돼 왔다면서, 영변 핵시설에서 우라늄을 농축하기 위한 연료를 제공하고 핵무기 프로그램을 위한 우라늄을 생산할 수 있는 충분한 능력을 갖춘 시설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이노넨 특별연구원은 또 북한의 핵무기 생산 과정에서 점차 플루토늄보다 고농축 우라늄에 더 의존하는 경향이 나타나는 가운데 평산 우라늄 광산의 지속적 가동과 재활성화 움직임이 포착된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핵무기 생산량 확대를 위해 더 많은 우라늄 확보가 필요한 북한이 평산 광산 가동을 늘리고 다른 제3의 광산을 운영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녹취: 하이노넨 연구원] “It's easier to expand and produce. Because if you want to produce more plutonium, you need another reactor. And it's a very difficult technical process. This is because highly enriched uranium is easier to react with and is also used as a fuel for reactors necessary in nuclear weapons production. Plutonium, on the other hand, is extracted from highly enriched uranium and needs to be mass-produced to obtain a sufficient amount necessary for nuclear weapons production. 5 megawatt reactor can produce perhaps enough plutonium for one or two weapons per year. So that is the bottleneck. So if they want really to increase their nuclear weapons, stock and uranium is the way to go together. And then in order to do that you need to extract more uranium. So you got it quite a lot from Pyong San, but you may want to look for some other places in order to act and meet the requirements for production of higher numbers of nuclear weapons.”
하이노넨 특별연구원은 핵무기 개발 시 고농축 우라늄은 플루토늄보다 핵 분열 반응을 일으키기 더 쉽고, 핵무기 생산에 필요한 원자로 연료로도 사용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반면 고농축 우라늄으로부터 추출하는 플루토늄의 경우 5MW 원자로를 추가로 가동해야 하기 때문에 과정이 훨씬 어렵고 생산량도 적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5MW 원자로에서 얻을 수 있는 플루토늄은 연간 1~2개 정도의 핵무기를 생산할 수 있는 양 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북한은 핵무기 증산을 위해 더 많은 우라늄을 추출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은 평산에서 많은 우라늄을 확보했지만 더 많은 핵무기 생산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 다른 광산을 찾고 싶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이노넨 특별연구원은 또 평산 광산 갱도 남서쪽에 위치한 우라늄 정련 공장에서 철도 차량이 드나드는 모습이 포착된 것에도 주목했습니다.
원자로 연료 사용을 위해 천연 우라늄 광석에서 우라늄을 추출하는 정련 공장과 광물을 농축하는 선광장치가 있는 곳에서 차량 진출입이 있었다는 것은 처리 과정을 거친 물질을 어디론가 배송하고 있다는 뜻이라는 지적입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이를 우라늄 농축 시설이 있는 영변 핵시설과 알려지지 않은 미상의 핵시설로 보냈을 가능성이 크다고 관측했습니다.
[녹취: 하이노넨 연구원] “Then everyone thinks that, 'OK, they ship it to Yongbyon because that's where the uranium concentration or the Uranium conversion plant exits. But we cannot exclude the possibility that they sent it also to some other plants in North Korea. Because as we all remember, they also shipped some uranium hexafluoride for example to Libya.
So that did not come from Yongbyon because the IAEA was pressured that time. There was no production of uranium hexafluoride there. None of the facilities were designed to do that. So they must have another place somewhere in North Korea which is partially same things as what Yongbyon conversion facility does. So I think that they sent this material from this place actually to two locations at least the one in Yongbyon, and then one unknown place.”
하이노넨 특별연구원은 과거 북한이 고농축 우라늄 생산을 위한 화학 물질인 육불화 우라늄을 리비아로 보낸 사례를 언급하면서, 당시 IAEA의 사찰이 있었기 때문에 해당 물질이 영변에서 나왔을 가능성은 낮다고 지적했습니다.
따라서 북한 내 영변 핵시설과 같은 역할을 수행하는 다른 장소가 있을 것이라면서, 평산에서 생산된 우라늄이 영변 핵시설과 알려지지 않은 다른 핵시설로 보내지고 있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앞서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38노스’는 7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북한 평산 우라늄 광산의 주요 갱도와 정련 시설이 여전히 가동 중이며, 특히 수년간 휴면 상태에 있던 광산 내 3개 갱도에서 채굴 활동이 재개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보고서는 지난 2003년부터 최근까지 평산 우라늄 광산에 있는 5개 갱도의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우라늄 정련 공장에서 가장 가까운 1번 갱도에서는 채굴 작업이 지속적으로 이뤄졌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휴면 상태였던 3개 갱도 중 5번 갱도는 약 8년간 방치돼 있다가 지난 2020년 9월에서 2021년 9월까지 1년 사이에 인근에 새로운 건물 3동이 완공됐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건물 완공 직후 지난해 5월까지 대규모 흙더미가 새로 생겼다면서 이는 평산 우라늄 광산에서 채굴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는 명백한 징후라고 평가했습니다.
38노스는 또 평산 우라늄 광산에서 채굴된 우라늄 광석을 정련해 핵물질 원료인 우라늄 정광으로 만드는 우라늄 정련 공장도 계속 가동 중인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갱도 남서쪽에 위치한 정련 공장으로 철도차량이 출입하는 모습이 지속적으로 포착되고 주변 인공 연못에 버려지는 폐기물의 양도 계속 늘고 있다는 것입니다.
아울러 우라늄 광석 분쇄 공장에서도 우라늄 광석과 폐광석 더미의 크기가 계속 변화를 보이고 있다면서 이 역시 평산 우라늄 광산 시설의 가동 정황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VOA 뉴스 조상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