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무부 고위 관리 “한국과 핵잠수함 기술 공유 계획 없어”

미 해군 핵추진 잠수함 '키웨스트' (SSN-722). (자료사진)

미국 국무부 고위 관리가 한국과 핵 잠수함 기술을 공유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오커스 동맹을 통해 호주에 핵추진 잠수함을 공급할 예정이지만 한국 등 다른 동맹에는 선을 그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국무부는 미국의 핵추진 잠수함 기술을 한국과 공유할 계획이 없다는 뜻을 분명히 했습니다.

앤서니 와이어 미 국무부 국제안보∙비확산 부차관보는 15일 국무부 외신기자클럽(FPC)이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미국이 호주처럼 한국에도 핵 잠수함을 허용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VOA의 질의에 “미국의 입장에선 미 해군의 핵추진 기술을 추가로 공유할 의사가 없다는 점을 처음부터 분명히 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습니다.

[녹취: 와이어 부차관보] “I think it's been clear from the outset from the United States perspective that we have no intention of sharing our naval nuclear propulsion technology further.”

앤서니 와이어 미 국무부 국제안보∙비확산 부차관보

앞서 미국과 영국, 호주의 안보협의체인 ‘오커스’ 소속 3국 정상은 13일 호주의 핵추진 잠수함 도입 계획을 공식 발표했습니다.

미국은 호주에 최대 5척의 최신예 공격용 버지니아급 잠수함을 판매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와이어 차관보는 호주 이외 나라에는 핵 잠수함을 공유할 계획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입니다.

미국 국방부는 이날 동맹인 한국에 대한 미국의 핵 잠수함 판매 계획과 관련한 VOA의 질의에 원론적 입장을 확인했습니다.

[국방부 대변인] “Our focus remains in executing a trilateral program of work on a range of advanced military capabilities that align our priorities, amplify our collective strength, and accelerate the development and acquisition of leading-edge defense capabilities. However, as we mature trilateral lines of effort within critical defense and security capabilities, we may seek to engage allies and close partners if it is mutually beneficial.”

국방부 대변인은 “우리의 초점은 우리의 우선순위를 일치시키고 집단적 힘을 증폭시키며, 최첨단 방어 역량 개발과 획득을 가속화하는 다양한 첨단 군사 역량에 대한 3국 프로그램을 실행하는 것에 맞춰져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하지만 우리가 중요한 방어와 안보 역량에서 3자적 노력을 발전시킴에 따라, 그것이 상호 이익이 된다면 동맹과 긴밀한 파트너를 관여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핵 잠수함은 원자력을 추진체로 쓰기 때문에 기존 디젤 엔진 잠수함에 비해 훨씬 더 긴 수중 작전을 펼칠 수 있으며 속도도 빠릅니다.

최근 한국 일각에선 북한의 핵 역량 강화에 맞춰 한국도 핵 잠수함, 즉 원자력 추진 잠수함 개발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나옵니다.

하지만 미국은 호주 외에 다른 동맹의 핵 잠수함 보유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내비쳐왔습니다.

앞서 마이클 길데이 미국 해군참모총장은 지난 1월 워싱턴의 민간단체가 개최한 화상포럼에서 일본의 핵추진 잠수함 건조 결정과 관련한 질문에 “중대한 조치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다만 “(일본이 핵 잠수함을 건조하기 위해선) 국부의 상당량을 투자해야 하고 적절한 인력, 적절한 플랫폼, 적절한 훈련 시설, 적절한 핵전력 유지 역량을 갖춰야 한다”며 “잠수함에서 나오는 핵폐기물을 포함해 건조부터 폐기까지 책임져야 하는 엄청난 조치”라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