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러시아, 우크라이나 어린이 1만 6천 명 불법 이송"

에릭 뫼즈(왼쪽) 유엔 우크라이나 독립조사위원장이 기자회견하고 있다. (자료사진)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어린이 강제 이송 등 광범위한 불법 행위를 저질렀다고 유엔이 밝혔습니다.

유엔 인권이사회 요청으로 설립된 유엔 산하 우크라이나조사위원회는 16일 공개한 보고서에서 약 1만6천 명의 어린이가 우크라이나에서 불법 이송됐다고 우크라이나 정부 자료를 인용해 밝혔습니다.

또다른 어린이들은 사랑하는 이들이 강간 당하는 것을 강제로 지켜봐야 했으며, 학교 지하실에 사망한 이들의 시신과 함께 구금되는 사례도 있었다고 위원회는 전했습니다.

보고서는 또 러시아 구금 시설에서 희생자들이 군용 전화기를 사용한 전기 고문을 당했다며, 이같은 고문은 “반인도적 범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500건 이상의 인터뷰와 위성사진, 구금 장소와 무덤 방문 등을 토대로 작성된 이 보고서는 러시아 군이 우크라이나에 “무차별적이고 불균형한” 공격을 수행했다며, 가해자들에게 책임을 물을 것을 촉구했습니다.

에릭 뫼즈 조사위원장은 언론브리핑에서 “우크라이나에서 진행 중인 무력충돌은 다양한 수준에서 파괴적 영향을 끼쳤다”면서 “인명 피해와 일반 시민들의 생명에 대한 경시는 충격적”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보고서의 내용을 부인하면서, 보고서 배후에 있는 이들이 객관성을 갖는다면 “우리는 구체적 사례를 분석하고 질문에 답하며 자료와 통계, 사실을 제공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습니다.

위원회가 공개한 18쪽 분량의 이번 보고서는 오는 20일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발표될 예정입니다.

VOA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