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그너그룹 "바흐무트 행정건물 장악"...핀란드 총선 중도 우파 승리, '최연소' 마린 총리 실각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 시내 건물에 민간 용병업체 '바그너그룹' 대형 광고가 설치돼 있다. (자료사진)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러시아 민간 용병업체 ‘바그너그룹’이 우크라이나 동부 격전지 바흐무트시 행정부 건물을 장악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핀란드 총선에서 중도우파 성향의 ‘국민연합당(NCP)’이 집권당인 ‘사회민주당(SDP)’을 누르고 승리했습니다. 주요 산유국들이 원유 생산을 추가로 줄이기로 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립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먼저 우크라이나 동부 전선 전황부터 전해 주시죠?

기자) 네. 이번 전쟁 최대 격전지가 되고 있는 동부 도네츠크주 바흐무트시를 점령하기 위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군 간 전투가 주말에도 치열하게 전개됐습니다. 이런 가운데 바흐무트 전투를 주도하고 있는 러시아 민간 용병업체 ‘바그너그룹’은 2일 바흐무트시 행정부 건물에 러시아 깃발을 꽂았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시 정부 청사가 바그너그룹에 넘어갔다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바그너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 씨는 텔레그램에 올린 영상에서, “법적인 관점에서 볼 때 바흐무트는 점령됐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이제 적은 서쪽에 몰려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바꿔 말하면, 현재 바그너그룹이 바흐무트를 완전히 장악한 건 아니라는 이야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바그너그룹이 시 중심부를 장악하고 우크라이나군은 서쪽으로 더 후퇴했다는 건데요. 우크라이나는 여전히 우크라이나군이 바흐무트를 사수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총참모부는 3일, 바흐무트를 포함해 몇몇 마을에서 여전히 전투가 계속되고 있다면서 “적이 계속해서 공격해오고 있지만, 우리의 방어자들은 용기 있게 그 도시를 지키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전날(2일) 화상 연설에서 바흐무트 상황이 지금 “매우 뜨겁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젤렌스키 대통령은 5일 폴란드를 방문하는데요. 폴란드 정부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안제이 두다 대통령과 회담하고, 폴란드에 있는 우크라이나 난민들을 만날 예정입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러시아에서는 유명 군사 전문 블로거가 폭발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옹호하던 유명 군사 블로거 블라들랜 타타르스키 씨가 2일 상트페테르부르크의 한 카페에서 발생한 폭발로 사망했습니다. 타타르스키 씨는 당시 카페에서 구독자, 일반인들과 이른바 ‘애국모임’을 갖고 있었는데요. 강력한 폭발이 일어나면서 타타르스키 씨가 사망하고 30여 명이 다쳤습니다. 이 가운데 10여 명은 중상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진행자) 폭발 원인은 알려졌습니까?

기자)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폭발 당시 영상을 보면, 타타르스키 씨는 폭발 직전, 자신의 모습을 형상화한 한 석고상을 선물 받았는데요. 이 석고상 안에 비누 크기 정도의 폭발 장치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러시아 연방수사위원회는 즉각 이번 사건을 사고사가 아닌 살인 사건으로 보고 수사에 착수했고요. 용의자를 체포했다고 3일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검거된 용의자는 어떤 인물입니까?

기자) 네. 26세 여성 다리야 트레포바 씨입니다. 트레포바 씨는 지난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반전 시위에 참가했다 며칠간 구금된 적도 있습니다. 러시아 매체는 트레포바 씨가 사건 발생 후 내무부 지명 수배 명단에 올랐으며,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는 남편 친구의 아파트에서 검거됐다고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몇 달 전에는 러시아 극우 사상가의 딸이 폭발 사건으로 사망하는 일이 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이기도 한 알렉산드르 두긴 씨의 딸, 다리야 두기나 씨가 지난해 8월 모스크바 근교에서 차량 폭탄 폭발로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는데요. 당시 아버지 두긴 씨를 노린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습니다. 이번 타타르스키 씨 폭발 사망 사건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인사가 러시아 땅에서 사망한 두 번째 사례입니다.

진행자) 두기나 씨 사망 당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배후로 지목했는데요. 이번에는 어떻습니까?

기자) 러시아 정부는 아직까지 공식적으로 우크라이나가 타타르스키 씨를 살해한 배후라고 지목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러시아 관리들은 이미 이번 사건에 우크라이나가 관련이 있다는 암시성 발언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번 사건에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우크라이나는 배후설을 일축하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건이 러시아 내부의 갈등에 기인한다며, 러시아에는 지금 화가 난 사람들이 많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는데요.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고문도 트위터에 “병에 든 거미들이 서로를 먹어 치우고 있다”면서 이번 폭발 사건은 러시아 내부의 정치적 싸움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에 구금돼 있는 미국인 기자에 대한 새로운 소식은 있습니까?

기자) 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2일 전화로 에반 게르시코비치 기자 석방 문제를 논의했습니다. 미 국무부는 이날 보도문을 통해, 블링컨 장관이 게르시코비치 기자의 구금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전달하고 즉각적인 석방을 요구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러시아 측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나왔습니까?

기자) 네. 러시아 외무부에 따르면, 라브로프 장관은 블링컨 장관에게 게르시코비치 기자는 러시아 국가기밀에 해당하는 정보를 수집하려다 체포됐다면서, “불법 활동에 따른 그의 운명은 법원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라브로프 장관은 또, 블링컨 장관에게 미국 정부가 이번 사건을 정치화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지난해 마약 소지 혐의로 러시아 당국에 구금됐다 약 열 달 만에 석방됐던 미국 농구 스타 브리트니 그라이너 씨는 미국 정부에 게르시코비치 기자의 석방을 위해 모든 수단을 다 사용해줄 것을 촉구했습니다.

핀란드 총선에서 승리한 국민연합당의 페테리 오르포(가운데) 대표가 2일 지지자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계속해서 이번에는 핀란드 총선 소식 전해 주시죠.

기자) 네. 2일 치러진 핀란드 총선에서 중도우파 성향의 ‘국민연합당(NCP)’이 집권당인 ‘사회민주당(SDP)’을 누르고 승리했습니다. 이로써 세계 최연소 현역 총리라는 타이틀을 가진 산나 마린 총리는 이제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습니다.

진행자) 득표 상황을 좀 더 구체적으로 들여다볼까요?

기자) 네. 핀란드 의회 200석 가운데 국민연합당이 48석을 얻어 제1당이 됐습니다. 이어 극우 정당인 ‘핀란드인당(Finns Party)’이 46석을 차지했고요. 마린 총리의 사회민주당은 43석을 얻는 데 그쳤습니다.

진행자) 마린 총리가 패배를 인정했습니까?

기자) 네. 마린 총리는 민주주의에 따른 결과라며 결과를 받아들였습니다. 마린 총리는 2일 당원들에게 행한 연설에서 “우리는 지지를 얻었고, 의회에서 더 많은 의석을 얻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비록 오늘 1등으로 끝내지는 못했지만, 매우 훌륭한 성과”라고 주장했는데요. 지난 2019년 총선에서 사회민주당은 40석을 얻어 제1당으로서 연정을 꾸렸었습니다.

진행자) 이번에 제1당이 된 국민연합당은 중도우파 정당이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친기업 성향의 중도우파 정당으로 분류되고 있습니다. 국민연합당을 이끌고 있는 페테리 오르포 대표는 2일 지지자들에게 “위대한 승리”였다고 자축했습니다. 오르포 대표는 커다란 임무를 부여받았다면서 “핀란드를 바로 잡고 경제를 살리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앞으로 국민연합당도 연립정부를 꾸려야 하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에 단독 정부 구성은 할 수 없습니다. 오르포 대표는 이날(2일) 연설에서 선거 결과를 바탕으로 해서 곧 연립정부를 꾸리기 위한 협상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국민연합당과 다른 정당 간 색채가 달라 어느 정당과 최종적으로 연정을 꾸릴지는 미지수입니다. 오르포 대표는 사민당 정부의 경제 정책을 비판해왔고요. 핀란드인당이 주창하는 반이민 정책, 유럽연합(EU) 탈퇴 등에도 반대 시각을 보여왔습니다.

진행자) 오르포 대표는 어떤 인물인가요?

기자) 1969년생으로, 2007년 국회의원에 당선돼 본격적으로 중앙 정치 무대에 나섰습니다. 2016년부터 국민연합당을 이끌었습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온건하고 부드러운 협상가라는 평가를 받고 있고요. 2014년부터 2015년까지 농림부 장관, 2016년부터 2019년까지 재무부 장관 등 여러 요직을 역임했습니다.

진행자) 실각하는 마린 총리는 여러 가지 면에서 언론의 조명을 많이 받은 인물이죠?

기자) 네. 마린 총리는 34세에 총리직에 오르면서 세계 최연소 현역 총리로 전 세계의 이목을 받았습니다. 마린 총리는 특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핀란드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을 주도하면서 국론을 모으는 데 지도력을 발휘했다는 평가도 받았는데요. 핀란드는 이번 주 나토에 공식 합류할 예정입니다. 반면 마린 총리 집권 기간 국채 비율이 증가하고, 물가 상승과 경제 성장률 둔화 등으로 경제 정책이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여기에 술 마시고 노래하는 등 사적인 모습이 언론에 노출되면서 종종 구설에 올랐습니다.

알제리에서 열린 석유수출국기구(OPEC) 비공식 회담장 앞에 설치된 로고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주요 산유국들이 원유 생산을 또 줄인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일부 ‘OPEC 플러스(OPEC+)’ 회원국이 5월부터 올해 남은 기간까지 원유 생산량을 하루에 약 110만 배럴 줄이겠다는 소식이 나왔습니다. OPEC+는 기존 13개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에 러시아, 카자흐스탄 등 11개 비OPEC 회원국이 참여하는 협의체인데요. 이들은 전 세계 원유 생산량의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OPEC+는 지난해에도 원유를 감산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해 10월에 OPEC+는 11월부터 하루 원유 생산량을 200만 배럴 감축하기로 했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OPEC+는 지난 2020년 5월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으로 원유 수요가 급감하자 원유 생산을 대폭 줄인 바 있었습니다.

진행자) 주요 산유국들이 원유를 또 감산하겠다고 나선 이유가 뭡니까?

기자) 네. 사우디아라비아는 2일 회원국들이 자발적으로 원유를 감산하는 것이라면서 이는 원유 가격이 급락하는 걸 피하기 위한 선제적인 조처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현재 원유 가격이 얼마나 됩니까?

기자) 네. 국제 원유가가 지난해 여름에 배럴당 120달러를 찍고 하락해서 지난달에 배럴당 73달러 수준이었습니다. 앞서 사우디아라비아 설명처럼 OPEC+는 원유 가격이 배럴당 70달러 아래로 떨어지는 것을 막으려고 다시 감산에 나선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나라별로는 얼마나 생산량을 줄이는 건가요?

기자) 네. 사우디아라비아가 하루에 50만 배럴을 추가로 줄일 예정입니다. 그리고 이라크가 약 21만 배럴, 아랍에미리트(UAE)가 약 14만 배럴을 감산합니다. 또 쿠웨이트와 알제리, 오만이 각각 약 12만8천 배럴, 4만 8천 배럴, 4만 배럴을 줄일 예정입니다.

진행자) 원유 추가 감산 소식에 시장은 어떻게 반응했습니까?

기자) 네. 원유 추가 감산 소식이 나오고 이튿날인 3일 브렌트유가 5.3% 올라서 배럴당 약 84달러를 기록했고요. 텍사스산 원유는 약 5.5% 올라서 배럴당 약 80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진행자) 지금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하는 러시아도 OPEC+ 회원국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원유 수출이 러시아의 큰 수입원인데요. 러시아는 올해 말까지 원유 생산량을 하루에 50만 배럴 더 줄일 예정입니다.

진행자) 주요 산유국들이 이렇게 추가로 원유를 감산하면 앞으로 유가가 상승곡선을 그리겠군요?

기자) 네. 미국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는 오는 12월 브렌트유 가격을 배럴당 95달러로 예상했습니다. 또 다국적 투자은행인 UBS는 올해 6월까지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이 그동안 걸프 연안 산유국들이 원유 생산을 줄이는 것을 막으려고 노력했는데요. 이번 추가 감산에 대해서 어떻게 반응했습니까?

기자) 네. 에이드리언 왓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우리는 시장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원유를 감산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유가가 지난해 여름 고점에서 많이 하락했다”면서 “우리는 에너지 시장이 미국 소비자들을 위한 경제성장과 더 싼 유가를 지지하는 것을 보장하기 위해 모든 생산자, 그리고 소비자와 함께 계속 협력할 것이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