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튀르키예 의회가 핀란드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을 비준했습니다. 영국이 글로벌 경제공동체 ‘포괄적∙점진적환태평양동반자협정(CPTPP)’에 가입합니다. 이탈리아 당국이 인공지능(AI) 기반 플랫폼인 ‘챗지피티(ChatGPT)’ 사용을 차단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립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튀르키예가 드디어 핀란드의 나토 가입을 비준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튀르키예 의회가 30일, 핀란드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 비준안을 가결했습니다. 단 1표의 반대 없이 276명 전원 만장일치였습니다.
진행자) 며칠 전, 헝가리 의회에서도 핀란드의 나토 비준안이 통과됐죠?
기자) 맞습니다. 헝가리 의회도 지난 27일 핀란드의 나토 가입 비준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182표, 반대 6표의 압도적 찬성으로 가결했습니다. 이로써 핀란드는 마지막까지 반대 입장을 보여왔던 헝가리에 이어 튀르키예의 동의까지 얻어냄으로써 사실상 나토 가입의 마지막 관문을 통과했습니다.
진행자) 핀란드 정부는 튀르키예의 비준 소식에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네. 사울리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은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튀르키예의 “신뢰와 지지에 감사하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강하고 능력 있는 동맹국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핀란드는 러시아와 약 1천300km 길이로 국경을 맞대고 있습니다.
진행자) 나토 지도부의 반응도 전해 주시죠.
기자) 튀르키예의 비준을 오랫동안 기다려온 나토 지도부는 즉각 환영의 뜻을 나타냈습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트위터에 글을 올려 “이는 나토 전체 가족을 더 강하고 더 안전하게 만들 것”이라며 튀르키예의 조처를 환영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면 이제 핀란드의 나토 가입 절차는 다 마무리된 겁니까?
기자) 몇 가지 기술적인 절차가 남아있고요. 이르면 다음 주 안에, 나토에 공식 합류할 것이라는 관측입니다.
진행자) 핀란드와 함께 나토 가입을 신청한 스웨덴은 어떻게 되는 겁니까?
기자) 스웨덴은 아직 헝가리와 튀르키예의 비준을 받지 못했습니다. 나토 가입을 위해서는 기존 30개 회원국이 모두 동의해야 합니다.
진행자) 튀르키예는 왜 스웨덴의 나토 가입은 반대하는 거죠?
기자) 당초 튀르키예는 스웨덴과 핀란드, 두 나라 모두의 나토 가입에 부정적인 입장이었습니다. 자국이 테러 조직으로 규정한 ‘쿠르드노동자당(PKK)’에 대해 우호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주장이었는데요. 나토 가입을 조건으로 이들 나라와 관련자 신병 인도, PKK 활동 금지 등에 대한 협상을 진행했습니다. 하지만 올 초, 스웨덴에서 반튀르키예 시위가 벌어지면서 스웨덴의 나토 가입은 차질이 빚어졌습니다.
진행자) 그래서 스웨덴과 핀란드가 각각 나토 가입 절차를 밟은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오랫동안 중립국이었던 북유럽의 이 두 나라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함께 나토 가입을 추진하며 보폭을 맞춰왔는데요. 하지만 튀르키예가 핀란드와 스웨덴에 대해 각각 다른 태도를 취하면서 공동 대응에 균열음이 나왔고요. 결국 핀란드가 먼저 나토 가입에 한 걸음 다가섰습니다.
진행자) 튀르키예 정부가 스웨덴에 대해서는 뭐라고 말하고 있습니까?
기자) 튀르키예 정부는 스웨덴의 약속 이행이 미흡하고, 자국이 테러 조직과 안보 위협으로 간주하고 있는 단체와 사람에 대해 너무 관대하다고 비난하고 있습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우리는 스웨덴이 먼저 해줘야 할 일을 기대하고 있다”면서 “그게 먼저 충족돼야 비준이 가능하다”고 말했는데요. 스웨덴이 먼저 할 일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진 않았습니다.
진행자) 헝가리의 경우는 왜 스웨덴의 나토 가입을 비준하지 않는 건가요?
기자) 헝가리 정부는 최근 일부 스웨덴 정치인이 헝가리의 법치와 민주주의에 대해 부당한 거짓말을 퍼뜨리고 있다고 불만을 제기한 바 있습니다. 헝가리는 법치주의 미흡과 부패 등을 이유로 유럽연합(EU)의 지원금이 보류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요. 일각에서는 친러시아 성향의 빅토르 오르반 총리가 이를 나토 가입 비준안과 연계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스웨덴 정부는 지금 어떤 입장인가요?
기자) 네. 스웨덴은 최근 반테러법을 강화하기 위해 일부 헌법 개정까지 끝냈는데요. 오는 7월 리투아니아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 전까지는 나토 가입 절차가 끝나기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에서 체포된 미국인 기자에 관한 새로운 소식은 있습니까?
기자) 네. 모스크바에 있는 지방법원이 30일 에반 게르시코비치 기자에게 5월 29일까지 구금을 명령했습니다. 앞서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은 같은 날 보도문을 통해, 미국 월스트리트저널 모스크바 지국 소속 게르시코비치 기자를 간첩 혐의로 체포했으며, 중부 우랄산맥 근처 도시에 구금돼 있다고 밝혔는데요. 발표 직후 게르시코비치 기자는 모스크바로 압송돼 법원에 출두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는 이번 사건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습니까?
기자) 미국 정부는 이번 사태를 강력히 규탄하는 성명을 내고, 러시아에 체류하고 있거나 여행 중인 미국민들에게 즉각 출국을 권고했습니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성명에서 “가능한 한 가장 강력한 용어로, 언론인과 시민 사회를 협박하고 억압, 처벌하려는 크렘린의 지속적인 시도를 비판한다”고 말했습니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간첩 혐의는 터무니없다면서, 러시아 정부가 미국 시민을 표적화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 정부 쪽에서는 무슨 이야기가 나온 게 있습니까?
기자) 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30일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 CNN 기자로부터 이번 사건이 최근 미국 정부가 간첩 혐의로 체포한 러시아인 사건과 관련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았는데요. 페스코프 대변인은 “그런 정보를 가지고 있지 않다”면서 “이 주제에 관해 할 말이 없다”고 대답했습니다. 미국 법무부는 지난 24일, 미국에서 활동하며 국제형사재판소(ICC) 위장취업을 시도한 러시아정보국(RIS) 요원1명을 기소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영국이 글로벌 경제공동체에 가입하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영국 정부가 31일,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에 가입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리시 수낙 영국 총리는 이날 성명을 통해 CPTPP 가입 사실을 발표하면서 “CPTPP 가입으로 영국이 역동적이고 성장하는 태평양 경제 국가들의 가운데 들어섰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CPTPP에는 현재 모두 몇 나라가 가입해 있습니까?
기자) 모두 11개국입니다. CPTTP는 당초 미국까지 포함해 12개국이 참여하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로 출범했는데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인 지난 2017년 1월 미국이 탈퇴하면서 위기를 맞았습니다. 하지만 일본과 호주의 주도로 이듬해 CPTPP로 재출범했습니다. 현재 CPTPP 가입국은 이 두 나라 외에, 캐나다, 칠레, 말레이시아, 멕시코, 뉴질랜드, 페루, 싱가포르, 베트남, 브루나이입니다.
진행자) 아시아태평양국가들 중심의 경제공동체에 유럽 국가인 영국이 참여하게 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영국은 CPTPP 출범 후 최초의 신규 가입국이자, 유럽 최초의 회원국이 됐습니다. 미국의 탈퇴로 힘이 약화한 CPTPP는 영국의 가입으로 무게감이 크게 늘었는데요. 영국 총리실에 따르면, 영국이 12번째 회원국으로 가입하면서 CPTPP는 5억 이상의 인구와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15%를 차지하는 거대한 경제공동체가 됩니다. 영국과의 협상 중재국이었던 일본의 고토 시게유키 경제재생담당상은 영국의 가입은 환태평양 너머의 경제통합뿐만 아니라, 자유무역, 개방적이고 경쟁적인 시장을 더 촉진하는 데 ‘중대한 의의’가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진행자) 영국은 유럽연합(EU) 탈퇴로 경제적, 사회적으로 큰 변화를 겪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그러면서 영국 정부는 이번 CPTPP 가입을 크게 홍보하면서, EU 탈퇴, 즉 브렉시트(Brexit) 이후 최대 규모의 무역협정이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수낙 총리는 성명에서 이 합의는 “브렉시트 이후 자유의 진정한 경제적 이익”을 보여줬다고 강조했는데요. 영국이 EU에 남아있었으면 CPTPP 같은 글로벌 경제공동체에 가입할 수 없고, CPTPP 가입에 따른 경제적 이익을 창출하기 어려웠을 거라는 이야기입니다.
진행자) 영국 정부가 언제 CPTPP 가입을 타진했던 겁니까?
기자) 지난 2021년 2월 CPTPP 가입 신청서를 제출했습니다. 그리고 같은 해 6월부터 협상에 들어갔는데요. 영국 정부는 지난 21개월간의 치열한 협상 끝에 새로운 자유 무역의 기회를 포착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영국은 예를 들어 자동차, 증류주, 유제품에 대한 관세 인하로, 연간 약 22억 달러의 경제 부양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일각에서는 세계 최대 무역블록이자 경제공동체인 EU를 떠나 생긴 경제적 손실을 만회하기는 미미할 것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한국은 CPTPP에 가입하지 않았군요?
기자) 네. 한국은 현재 가입을 신청해놓은 상태입니다. 또 중국, 타이완, 에콰도르, 우루과이 같은 나라도 CPTPP 가입을 신청했는데요. 고토 경제상은 신청국들이 협정의 “높은 무역기준을 충족시킬 준비가 되어 있는지 꼼꼼히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CPTPP 가입은 기존 회원국 전원이 찬성해야 합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요즘 선풍을 일으키고 있는 ‘챗지피티(ChatGPT)’를 이탈리아에서 쓸 수 없게 됐군요?
기자) 네. 이탈리아 정부는 ChatGPT를 임시로 차단한다고 31일 발표했습니다. 이탈리아 정보보호 당국은 사생활과 관련된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는데요. 서방 나라 중에서 ChatGPT를 차단한 건 이탈리아가 처음입니다.
진행자) ChatGPT가 요즘 전 세계에서 굉장한 화제가 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ChatGPT는 인공지능(AI)에 기반한 플랫폼인데요. 인터넷에 있는 2021년까지의 정보를 이용해서 자연스럽고 사람이 쓰는 것 같은 말로 각종 질문에 답하고요. 또 다른 문체도 흉내 낼 수 있습니다. ChatGPT는 ‘오픈AI(OpenAI)’라는 미국 회사가 만들었는데요. 지난 2022년 11월에 공개된 이래 지금 수백만 명이 쓰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 ChatGPT에 미국 소프트웨어 회사인 마이크로소프트가 투자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금까지 수십억 달러를 투자했고요. 지난달에는 자사 검색 엔진인 ‘빙(Bing)’에도 넣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또 워드나 엑셀 같은 프로그램이 들어가는 오피스에도 ChatGPT를 탑재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이탈리아에서 ChatGPT가 차단된 건 사생활 관련 우려 때문이라고 했죠?
기자) 네. 관련 당국은 플랫폼 작동에 기반이 되는 알고리즘을 훈련할 목적으로 개인 정보를 대량으로 수집하고 저장할 법적 근거가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사용자가 몇 살인지 확인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ChatGPT가 정신적으로 발달이 덜 된 미성년자들을 매우 부적절한 답에 노출시킨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런 문제를 생각해서 최근에 비슷한 플랫폼을 만든 구글은 18세 이상만 자사 플랫폼을 쓰도록 했습니다.
진행자) ChatGPT가 법적 근거가 없는 상태에서 개인 정보를 수집하고 아이들에게 해로운 내용을 제시한다는 말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런데 많은 전문가는 사용자 정보를 보호하거나 연령 제한을 두는 것은 쉽다고 설명합니다. 하지만 ChatGPT가 동의 없이 수집한 정보로 훈련되고 이를 적절하게 다루지 않는 훨씬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진행자) 그러면 이제 이탈리아에서는 계속 ChatGPT를 쓸 수 없는 겁니까?
기자) ChatGPT를 만든 오픈AI 쪽 대응에 달렸습니다. 이탈리아 당국은 일단 오픈AI 쪽에 20일을 주고 관련 우려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답하라고 요구했습니다. 만일 문제가 생기면 2천100만 달러나 연수익의 4%인 벌금이 있습니다. 현재 관련 당국은 ChatGPT 사용을 차단한 것뿐만 아니라 ChatGPT가 ‘일반정보보호규정’을 따랐는지 여부도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진행자) ChatGPT가 AI를 사용하는 플랫폼인데, 최근에 이 AI와 관련해서 눈길을 끄는 일이 있었죠?
기자) 네. 전기차 회사인 테슬라를 만든 일런 머스크 씨를 포함해서 기술 분야 주요 인사들이 강력한 AI 시스템 개발을 중단하라고 촉구하는 서한을 냈습니다. 이들은 AI 시스템 개발 경쟁이 통제 불능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들 외에도 현재 많은 사람이 AI가 일자리에 위협이 되고 잘못된 정보나 편견을 퍼뜨리는 등 AI의 잠재적인 위험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