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단 '72시간 추가 휴전' 각국 철수 서둘러...러시아, 우크라이나 박물관 폭격

수단 정부군과 준군사조직 '신속지원군'의 무력 충돌이 계속되는 가운데 24일 수도 하르툼 시민들이 도심을 빠져 나가고 있다. (자료사진)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수단 정부군과 준군사조직인 ‘신속지원군(RSF)’이 72시간 추가 휴전에 합의한 가운데 각국 정부의 자국민 철수 작전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박물관에 미사일 공격을 감행해 1명이 사망하고 여러 명이 다쳤습니다. 인도가 곧 세계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나라가 될 것 같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립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수단 소식부터 보겠습니다. 정부군과 신속지원군(RSF)이 추가 휴전에 합의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수단 정부군과 신속지원군이 25일부터 72시간 동안 더 휴전한다고 합의했습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24일 늦게 발표한 성명을 통해 이 같은 합의 소식을 알렸는데요. 이번 합의는 지난 이틀 동안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적극적인 중재로 이뤄졌습니다.

진행자) 양측의 발표도 있었습니까?

기자) 네. 압델 파타 부르한 장군이 이끄는 수단 정부군과 모하메드 함단 다갈로 장군이 이끄는 RSF는 25일 각각 성명을 내고 휴전 합의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RSF는 성명에서 “이번 휴전은 시민과 주민들이 필수 자원과 의료, 안전 구역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동시에 외교 공관을 대피시키기 위한 인도주의적 회랑 구축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정부군 측은 뭐라고 했습니까?

기자) 정부군도 이번 휴전 합의가 인도주의적 측면의 결정이라는 비슷한 내용을 담았습니다. 하지만 “반군이 모든 적대행위를 중단할 것을 약속하는 조건” 하에 휴전을 준수할 것이라는 문구를 포함시켰습니다.

진행자) 수단 정부군과 신속지원군은 전에도 휴전에 합의했다가 어기곤 했죠?

기자) 맞습니다. 수단 정부군과 신속지원군은 지난 15일 무력 충돌을 벌이기 시작한 이래 몇 차례 단발성 휴전에 합의했는데요. 하지만 번번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습니다. 양측은 바로 며칠 전에도 이슬람권의 최대 명절의 하나인 ‘이드알피트르’를 기념해 72시간 휴전을 체결했는데요. 하지만 합의 첫날인 21일에도 산발적 교전을 이어갔습니다. 이드알피트르는 이슬람 금식 성월인 ‘라마단’이 끝나는 것을 기념하는 명절입니다.

진행자) 어떻게 이번에는 제대로 지키고 있는지 모르겠군요?

기자) 양측의 휴전 합의는 이번에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AP, 로이터 등 주요 매체들은 여전히 수도 하르툼과 최대 도시인 옴두르만 일대에는 격렬한 총격과 폭발음이 들리고, 머리 위로 전투기들이 날고 있다는 주민들의 말을 전했습니다. 수단 주민들은 A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그들은 총알이 떨어졌을 때만 싸움을 멈춘다”고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지난 며칠 새 사상자도 많이 발생했다고 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15일부터 교전이 벌어졌으니까 지금 열흘 조금 넘은 상황인데요. 그 사이 420명 이상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 가운데 290여 명이 민간인으로 알려졌습니다. 다친 사람은 3천700명이 넘습니다.

진행자) 양측의 교전이 격화하면서 각국 정부가 자국민 철수 작업을 서두르고 있는데, 지금 상황이 어떻게 돼 가고 있습니까?

기자) 네. 미국 정부는 일요일인 23일, 수단 주재 외교관 철수 작업을 신속히 전개한 데 이어 24일부터 수단에 체류하고 있는 미국민들의 출국을 돕고 있습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하르툼에서 홍해 연안 항구도시 포트수단로 이어지는 피난로에 정보∙정찰 자산을 배치했다고 밝혔는데요. 하지만 미군이 지상에는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미국 정부는 수단에 거주하고 있는 미국 국적자는 약 1만6천 명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다른 나라 정부의 움직임도 살펴보죠.

기자) 독일은 지금까지 약 500명을 대피시켰으며, 25일 일찍 수송기 한 대를 또 보냈다고 밝혔습니다. 프랑스 정부는 25일 기준, 총 538명을 철수시켰다고 밝혔는데요. 이 가운데 프랑스 국적자는 약 209명으로, 프랑스는 특히 자국민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 사람들도 적극적으로 대피시키고 있습니다.

진행자) 영국 정부는 어떻습니까?

기자) 영국도 주말을 기해 수송기를 동원해 수단 주재 외교관들을 철수시켰습니다. 하지만 상당수 국가가 그런 것처럼 영국도 민간인 공수 작업을 하지 않아 여론의 비판이 거셉니다. 현재 수단에는 영국 국적자가 4천 명 정도 있는 것으로 영국 관리들은 보고 있는데요. 이 가운데 대피를 위한 등록 절차를 마친 사람은 약 2천 명입니다. 영국 정부는 25일 군용기들을 동원해 대규모 수송 작전에 들어갔는데요. 어린이와 노약자 우선순으로 이들을 대피시킨다는 방침입니다.

진행자) 한국과 일본 정부 움직임도 전해 주시죠.

기자) 한국도 수단에 거주하던 교민 28명이 25일 전원 귀국했다고 한국 대통령실이 밝혔습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도 25일, 수단을 떠나고 싶어 하는 모든 일본 국적자를 대피시켰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수단을 탈출하려는 수단 국민도 많다고 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많은 수단인이 지난 며칠 새 이집트와 차드, 남수단 등으로 떠나고 있는데요. 이집트 등지로 가는 탈출로가 되고 있는 홍해 연안 국경 도시 포트수단까지는 차로 대략 15시간 걸린다고 합니다. 하르툼 시내 곳곳 버스 정거장에는 25일 아침 일찍부터 수많은 사람으로 북새통을 이뤘습니다.

진행자) 일단 하르툼을 빠져나가려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해외로 나갈 수 없는 사람들은 수단에서도 그나마 교전이 덜 한 곳으로 가기 위해 피난 행렬에 오르고 있는 실정인데요. 사흘간의 휴전이 끝나고 난 후 상황이 더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입니다. 수단은 지난 2021년 쿠데타 이후 군부가 통치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정부군 측 압델 파타 부르한 장군과 RSF를 이끄는 모하메드 함단 다갈로 장군 간의 권력 갈등이 이번 무력 충돌로 이어졌습니다.

25일 우크라이나 북동부 하르키우주 쿠피안스크 주민이 러시아군의 미사일 폭격으로 파괴된 박물관 잔해에 서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이번에는 우크라이나 소식입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있는 박물관을 공격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러시아군이 25일, 우크라이나 북동부 하르키우 주 쿠피안스크시에 있는 박물관에 미사일 공격을 감행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정부 관리들은 러시아군이 S-300 방공 미사일로 박물관을 공격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인명 피해도 발생했습니까?

기자) 네. 현재까지 확인된 바로는 사망자는 최소한 1명으로, 박물관 직원입니다. 그리고 10명이 다쳤는데요. 이 가운데 3명은 병원에 이송됐고 나머지 7명은 경상이라고 현지 관리들은 전했습니다. 그리고 건물 잔햇더미 아래도 2명이 아직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하는데요. 현재 긴급구조팀이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진행자) 쿠피안스크는 우크라이나가 다시 탈환한 곳이죠?

기자) 맞습니다. 지난해 개전 초반 러시아군에 함락됐다가 9월 우크라이나군이 파죽지세로 대반격에 나서면서 수복한 곳입니다. 하지만 러시아군이 쿠피안스크를 재탈환할지 모른다는 우려 속에 우크라이나 정부는 지난달 노약자 등 주민들에게 대피령을 내렸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번 공격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폐허가 된 건물과 긴급구조대가 현장에서 구조 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이 담긴 영상과 함께 올린 글에서, 러시아를 테러 국가라고 칭하면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역사, 문화, 국민들을 야만적인 방법으로 완전히 죽이고 있다고 규탄했습니다.

진행자) 그런가 하면 뉴욕 유엔본부에서는 러시아 주재로 안보리 회의가 열렸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24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국제 평화와 안보 유지’를 주제로, 15개 안전보장이사국이 참여한 안보리 공개회의를 주재했습니다.

진행자) 안보리 의장국은 매달 돌아가면서 맡는 거죠?

기자) 맞습니다. 이번 달 순회의장국은 러시아인데요. 공교롭게도 러시아는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면전을 감행했을 때도 순회 의장국이었습니다. 러시아는 1년여 만에 다시 맡은 순회 의장국의 지위를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자국의 입장을 홍보하는 수단으로 사용했다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진행자) 회의에서 나온 이야기 구체적으로 들어보죠.

기자) 4월 의장인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옆에 나란히 앉은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우크라이나와 우크라이나 국민에게 거대한 고통과 파괴를 야기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코로나 사태로 촉발한 전 세계의 경제 혼란을 가중시켰다고 비판했습니다. 아울러 주요 강대국 간의 긴장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면서 잘못된 사고나 오판의 위험도 그만큼 높다고 우려했습니다.

진행자) 라브로프 장관의 이야기도 들어볼까요?

기자) 네. 라브로프 장관은 전 세계가 지금 심각한 위험한 상황에 처해 있다면서 심지어 냉전 기간보다 더 나쁜 상황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라브로프 장관은 또 미국과 유럽연합(EU)을 겨냥해 그 누구도 서방의 소수 국가가 인류 전체를 대변할 수 있다고 허락한 적이 없다면서 “그들은 국제사회의 모든 회원국을 존중하고 정중히 대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흑해 곡물 협정은 지금 중단 위기에 처해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러시아는 현재 흑해 곡물 협정을 더 이상 연장하지 않겠다고 공공연히 밝히고 있습니다. 유엔과 튀르키예가 중재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흑해 곡물 협정은 양측의 합의가 없으면 다음 달 18일로 종료됩니다. 구테흐스 총장과 라브로프 장관은 24일, 약 90분간 별도의 회담을 가졌는데요. 구테흐스 총장은 라브로프 장관에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보내는 서한을 전했습니다. 서한에는 협정 연장을 촉구하고, 개선 방안 등을 담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인도 뭄바이 시내 기차역에서 통근자들이 이동하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인도 인구 규모가 곧 세계 1위가 될 것 같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인도 인구가 이달 말까지 약 14억2천500만 명에 달해 곧 인도가 중국을 추월할 것 같다고 유엔 경제사회처(DESA)가 24일 발표했습니다. 인도는 출산율이 높고 유아 사망률이 꾸준하게 떨어지고 있는데요. DESA는 인도 인구가 앞으로 수십 년 동안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간 세계 최대 인구 대국이었던 중국 인구는 현재 몇 명이나 됩니까?

기자) 네. 중국 국가통계국이 지난 1월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인구가 14억1천175만 명을 기록했습니다.

진행자) 지난해 중국 인구가 그 전해보다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죠?

기자) 그렇습니다. 60년 만에 처음으로 인구가 줄었다는데요. 지난해 중국 인구는 전해인 2021년보다 85만 명이 감소했습니다. 존 윌모스 유엔인구국 국장은 24일 기자회견에서 중국 인구가 2022년에 정점을 찍고 줄어들기 시작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또 중국 인구 규모가 이번 세기가 끝나기 전에 10억 명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인도 인구가 구체적으로 언제 중국 인구를 추월한다는 건가요?

기자) 네. 정확하게 언제 그렇게 될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합니다. 오히려 이미 추월했을 수도 있다는데요. 인구학자들은 관련 자료에 제한이 있어서 특정한 날을 계산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밝혔습니다. 지난주에 공개된 또 다른 유엔 자료에서는 올해 중순까지 인도 인구가 중국 인구보다 290만 명이 더 많아질 것으로 전망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에 나온 유엔 예측에 관해서 인도 쪽에서 나온 말이 있나요?

기자) 네. 아직 공식 언급은 없습니다. 인도가 지난 2011년 이후에 인구조사를 하지 않았는데요. 윌모스 국장은 인도가 새로 인구조사를 하면 인도 인구가 중국 인구를 추월하는 시점이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인구 대국인 중국은 풍부하고 인건비가 싼 노동인구를 바탕으로 세계 2위 경제 대국이 됐는데요. 곧 세계 최대 인구 대국이 될 인도도 같은 길을 갈 수 있을까요?

기자) 네. 많은 전문가는 인도라는 나라의 규모, 그리고 세계에서 가장 많은 젊은 층이 인도가 중국의 길을 따라갈 잠재력을 부여한다고 설명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인도 경제는 중국에 크게 뒤져있습니다. 세계은행 자료에 따르면 2021년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중국이 약 1만 2천 달러인 데 비해 인도는 약 2천 200달러에 불과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