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미국의 M1A1 에이브럼스 탱크가 다음 달 독일에 도착한다고 미국 국방부 고위 관리들이 말했습니다. 수단에서 정부군과 군벌 간 유혈 충돌로 사상자가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 정부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추가 병력 파견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해수면이 올라가는 속도가 과거보다 매우 빨라졌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립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먼저 우크라이나 소식으로 시작합니다. 미국의 에이브럼스 탱크가 다음 달 독일에 도착한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의 M1A1 에이브럼스 탱크 31대가 다음 달, 독일 그라펜뵈르 기지에 도착할 거라고 미 국방부 고위 당국자들이 밝혔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로 바로 가는 게 아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국방부 관리들에 따르면 독일에 보내지는 에이브럼스 탱크는 훈련을 위한 것으로서 독일에서 10주 동안 우크라이나 군인들에게 탱크 조종법 등에 관한 교육을 진행합니다. 250명의 우크라이나 군인이 참가하게 되고요. 전투법 등 추가 훈련과 유지∙보수 교육도 있을 예정입니다.
진행자) 그럼 우크라이나에는 언제 전달되나요?
기자) 네. 올 연말까지는 M1A1 탱크 31대가 우크라이나에 전달될 것이라고 미국 관리들은 말했습니다. 관리들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에 제공되는 MIA1 에이브럼스 탱크 31대는 훈련용 탱크와는 별개로, 지금 미국에서 개조 작업 중에 있습니다. 미국 정부는 당초 M1A1보다 신형인 최첨단 M1A2 에이브럼스 31대를 보낸다는 계획이었는데요. 하지만 생산하고 선적하는 데만도 1년에서 2년 정도 걸릴 수 있어, 미 육군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구형 M1A1을 개조해 보내기로 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보다 빠른 공급을 위해 계획을 변경한다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당국자들은 또한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과 싸울 때 M1A1을 사용하는 게 더 용이할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가 하면 며칠 전에는 미국의 패트리엇 방공미사일 시스템이 우크라이나에 도착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올렉시 레즈니코우 우크라이나 국방부 장관이 19일 트위터에 패트리엇 방공미사일 시스템이 배치된 사진과 함께 글을 올렸습니다. 레즈니코우 장관은 “오늘, 우리의 아름다운 우크라이나 하늘이 보다 안전해졌다”면서 “패트리엇 방공미사일 시스템이 도착했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패트리엇 방공미사일 시스템이 배치됐다는 건 훈련 과정을 이미 마쳤다는 뜻인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레즈니코우 장관은 “우리 공군은 패트리엇 운용법을 최대한 빠르게 숙달했다”고 밝혔습니다. 더불어 우방국들이 무기 지원 약속을 지키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유리 이나트 우크라이나 공군 대변인도 “방공미사일 시스템의 인도는 획기적인 일”이라며 “이를 통해 더 먼 거리에서 러시아의 목표물을 격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서방이 약속한 무기들이 최근 속속 우크라이나에 도착하는 것 같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레즈니코우 장관은 18일에는 프랑스가 보낸 장갑차 사진을 공개했는데요. 프랑스는 차륜형 장갑차인 AMX-10RC 지원을 약속한 바 있습니다. 레즈니코우 장관은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AMX-10RC를 ‘프랑스의 기마대’로 비유하며 “강력한 포를 탑재한 빠르고 현대화된 이 장비가 우리의 영토 해방을 도와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지금 독일 람슈타인 공군기지에서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을 조율하기 위한 전 세계 국방 지도자들의 모임인 ‘우크라이나국방연락그룹(UDCG)’ 회의가 열리고 있습니다.
진행자) 최근 미국 정부의 기밀 유출로 동맹 간 안보 균열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데요. 미 국방부 장관이 이에 관해 따로 언급한 게 있습니까?
기자) 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회의를 시작하며 모두발언에서 이 사안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과 우크라이나군의 무기 보유 현황, 작전 일정표 등 세부 내용이 공개됐다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어떠한 것도 동맹과 파트너들의 단결을 깨뜨리지 못할 것이라면서 분열 조장을 거부하는 동맹국들의 단호한 태도에 감명을 받았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러시아에서 전투기 오폭 사고가 발생했다는 소식이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러시아 수호이-34 초음속 전투기가 20일, 서부 도시 벨고로드에 폭탄을 잘못 투하해 시내 일부 건물이 파손되고 3명이 다쳤습니다. ‘타스’ 등 러시아 매체가 보도한 영상에는 강력한 폭발로 발생한 도로의 콘크리트 더미, 손상된 자동차, 창문 깨진 아파트 건물 등이 담겼고요. 아파트 근처 한 상점 건물 지붕 위에는 자동차가 뒤집힌 채 얹혀 있는 모습도 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 국방부는 이 사건에 대해 뭐라고 말했습니까?
기자) 네. 러시아 국방부는 성명에서 “저녁 10시15분경 공중우주군 소속 수호이-34 전폭기가 벨고로드 상공에서 비행하던 중 항공 탄약의 비정상적인 투하가 발생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어떤 폭탄이 떨어졌는지, 또, 사고의 원인이 기계적 고장인지, 조종사의 실수인지 등 자세한 설명은 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벨고로드는 우크라이나와 접경해 있죠?
기자) 맞습니다. 벨고로드주는 러시아 남서부에 위치해 있는데요. 이번 전쟁 격전지인 우크라이나 동부 루한시크주와 하르키우주 등과 접경해 있어 탄약 저장고 폭발 사고 등 종종 피해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뱌체슬라프 글라트코프 벨고로드 주지사는 텔레그램에 올린 글에서 시내 중심가에 한 20m 직경의 구덩이가 생겼으며, 3명이 다치고 자동차 4대와 아파트 4동이 파손됐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북아프리카 나라 수단 상황이 점점 더 악화하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수단 정부군과 군벌 간 유혈 충돌이 점점 격화하면서 내전 양상으로 치닫는 모양새입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1일 기준, 400명 넘는 사망자와 3천500명 넘는 부상자가 발생했습니다.
진행자) 일주일도 채 안 된 사이 그렇게 많은 사상자가 발생한 건가요?
기자) 네. 지난 주말인 15일 수도 하르툼에서 시작된 정부군과 준군사조직인 ‘신속지원군(RSF)’ 간 무력 충돌은 수단 전역으로 번졌는데요. 곳곳에서 약탈과 폭력까지 벌어지면서 극도의 혼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각국 정부는 자국민 대피를 서두르고 있는데요. 현재 하르툼 국제공항은 폐쇄된 상태입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도 자국민 대피를 위해 추가 병력 파견을 준비하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정부는 최종적으로 대피하는 상황이 벌어질 경우에 대비해 수단 이웃 나라인 지부티에 대규모 추가 병력 파견을 준비하고 있다고 미국 정부 관리가 20일 말했습니다. 미 국방부도 성명을 내고, 수단 주재 미국 대사관 직원들의 신병을 확보하고 출국이 용이할 수 있도록 근처에 추가 병력을 배치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일단 병력을 사전 배치하겠다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20일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 정부는 수단에서 전개되는 상황을 매우 우려하며 신중히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하지만 아직 최종 결정이 내려진 건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커비 조정관의 발표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 “Pentagon did announce that they are moving forward to pre-position some military forces and capabilities nearby just for contingency purposes in case they would be needed for any kind of evacuation. But again, no decision has been made on that.”
기자) 커비 조정관은 또한 현재 초점은 양측이 폭력을 중단하고 휴전을 준수하며 인도적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지원이 도달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지난 2021년 8월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이 최종 철수할 때와 같은 혼란상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다른 나라 움직임은 어떻습니까?
기자) 한국 정부도 21일, 군 수송기와 관련 병력을 보내기로 결정했습니다. 한국 국방부에 따르면 투입 규모는 수송기 1대, 조종사, 정비사, 의무 요원 등 50여 명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본도 항공자위대 C130 수송기 1대를 지부티에 파견하기로 했습니다.
진행자) 수단에서 왜 이런 사태가 벌어진 건가요?
기자) 이번 교전은 지난 2021년 쿠데타로 집권한 정부군의 압델 파타 부르한 장군과 모하메드 함단 다갈로 RSF 사령관 간의 권력 다툼에서 촉발됐습니다. 두 사람은 30년간 장기 독재한 오마르 알바시르 전 대통령 축출에 힘을 합쳤지만 이후 RSF의 정부군 통합 문제, 지휘 체계 등을 놓고 갈등을 겪어왔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지구 해수면 상승 속도로 엄청나게 빨라졌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세계기상기구(WMO)는 21일 해수면 상승 속도가 지난 1993년부터 2002년 사이에 측정한 것보다 두 배 이상 빨라졌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2022년에 새로운 기록을 세웠다고 설명했는데요. WMO는 이날 ‘지구의 날’을 맞아 발표한 ‘2022 세계 기후상황’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1년에 얼마나 해수면이 올라간 겁니까?
기자) 네. 2013년과 2022년 사이에 매년 평균 4.62mm가 상승했습니다. 그래서 지난 1990년대 초 이래 해수면이 10cm 가 넘게 올라갔습니다.
진행자) 이런 추세라면 수위가 앞으로 얼마나 더 상승할 것으로 보이나요?
기자) 네. 페테리 탈라스 WMO 사무총장은 빙하와 빙상이 더 녹고 따뜻해진 해수가 확대되면 이번 세기말까지 해수면이 50cm에서 1m까지 더 올라갈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해수면이 왜 이렇게 빠르게 상승하는 건가요?
기자) 네. 빙하가 극단적으로 많이 녹고, 기록적으로 높은 수온 탓에 그렇습니다. WMO는 특히 남극 빙하 두께가 기록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는데, 유럽에 있는 일부 빙하는 아예 없어졌다고 설명했습니다. 탈라스 사무총장은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빙하 녹는 경기와 해수면 상승 경기에서 이미 졌고, 이건 나쁜 소식”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빙하가 녹고 수온이 올라가는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가 뭡니까? 역시 기후변화가 원인일까요?
기자) 맞습니다. 탈라스 사무총장은 수천 년 동안 수위가 계속 올라갈 정도로 높은 수준의 온실가스가 이미 방출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또 보고서 서문에서 “대기 중 온실가스가 계속 기록적인 수준으로 집중된다”면서 “이는 땅과 바다 온난화와 빙상과 빙하 융해, 해수면 상승, 그리고 해양 온난화와 산성화를 유발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해수면이 올라가면서 생존에 위협을 느끼는 지역들도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런 현상이 바다에 연한 도시들을 위협하고요. 태평양에 있는 섬나라인 투발루 같은 나라들은 해수면 상승으로 아예 생존 자체가 위협받고 있습니다.
진행자) 온실가스 방출로 지구 기온이 계속 상승하는데, WMO 보고서가 이 문제도 언급했습니까?
기자) 네. 보고서는 지난해가 기록상 다섯 번째에서 여섯 번째로 더웠던 해였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8년은 기록상 가장 더웠던 8년이었다고 하는데요. 지구 기온에 영향을 미치는 태평양 일부를 냉각시키는 라니냐 현상에도 불구하고 지구가 계속 더울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참고로 라니냐는 해수면 온도가 3개월 평균으로 평년보다 0.5도 낮은 상황이 5개월 이상 지속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진행자) 이런 상황을 생각하면 앞으로도 기온이 올라갈 가능성이 크겠군요?
기자) 맞습니다. 기후학자들은 기후변화와 엘니뇨 현상이 다시 찾아와 지구 평균기온이 2023년이나 2024년에 기록을 경신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엘니뇨 현상은 열대 태평양 지역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높은 상태로 수개월 이상 지속되는 현상입니다.
진행자) 지난해에는 기록적인 더위로 몇몇 지역에서는 인명피해도 났었죠?
기자) 네. 기록적인 폭염으로 유럽에서만 대략 1만5천 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또 이런 더위 탓에 동아시아에서는 계속 가뭄이 들고 파키스탄에서는 기록적인 폭우가 내리기도 했는데요. 기록을 경신하는 더위가 유럽과 중국에서 수천만 명에게 영향을 미쳤습니다. 탈라스 사무총장은 국제 사회가 온실가스 방출을 줄이려고 어떤 조처를 해도 이런 극단적인 날씨 형태가 오는 2060년대까지 계속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