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기시다 방한, 미한일 삼각공조 강화…안보∙경제 추가 협력 기대”

윤석열 한국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 3월 도쿄에서 회담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 직후 이뤄지는 일본 총리의 방한이 미한일 삼각공조를 더욱 공고히 할 것이라고 미국 전문가들이 전망했습니다. 미한일 관계 강화를 도모해온 바이든 정부의 노력이 결실을 맺고 있다는 평가도 나왔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전문가들은 7일과 8일 이틀 동안 이뤄지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한국 방문이 미국에도 매우 중요한 움직임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크리스토퍼 존스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일본 석좌는 4일 VOA에 기시다 총리의 방한이 “삼각 관계의 세 번째 축인 한일 관계를 공고히 한다”며 바이든 정부의 미한일 공조 강화 노력이 결실을 맺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녹취: 존스톤 석좌] “It’s been a high priority for the Biden administration from the beginning to seek to improve the trilateral relationship and I think we're seeing the fruits of those efforts. I mean, I think that the the main credit goes to President Yoon and his initiative to strengthen ties with with Japan, Prime Minister Kishida is now bracing that and the United States has been in the background encouraging it in any way that it could. So this is very welcome.”

크리스토퍼 존스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일본 석좌가 4일 VOA와 화상으로 인터뷰했다.

바이든 행정부에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동아시아 국장을 지낸 존스톤 석좌는 “바이든 정부는 취임 초부터 3국 관계 개선에 높은 우선순위를 뒀는데 그런 노력의 결실을 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일본과의 관계 강화 구상을 추진한 윤 대통령의 공이 가장 크고 기시다 총리도 이제 호응하고 있으며, 미국은 뒤에서 이러한 노력을 독려해왔다”고 말했습니다.

존스톤 석좌는 “미국은 세 나라가 중국 대응에 있어 공통 이해를 가지고 있다고 강력히 믿는다”며 “공통된 우려와 보호해야 할 공통된 이해관계가 있고, 다양한 관계망 결속도 그것을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해 2월 인도태평양 전략을 공개하면서 “동맹·파트너들 간 관계 강화를 독려할 것”이라며 “특히 일본과 한국에 대해 그렇게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인도태평양의 주요 도전 과제 가운데 거의 대부분은 미국의 동맹과 파트너, 특히 일본, 한국과의 긴밀한 협력을 필요로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전문가들은 기시다 총리가 이번 방한에서 경제안보에 큰 중점을 둘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존스톤 석좌는 특히 기시다 총리가 한국을 ‘화이트리스트’ 즉 수출 심사 우대국으로 복원한다고 밝힐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일본은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문제로 양국 관계가 크게 악화됐던 2019년 반도체 제조에 꼭 필요한 불화수소 등 3개 물질에 대한 수출관리 엄격화 조치를 취하고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한 바 있습니다.

미한일 경제협력 제도화… 첨단기술 협력

존스톤 석좌는 경제안보가 미한일 관계에서 점점 더 중심이 되고 있다며 앞으로 협력을 보다 제도화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협력이 제도화될 경우 정치적 문제가 발생해도 협력을 계속 이어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녹취: 존스톤 석좌] “I think the most important thing for the three governments is to institutionalize the cooperation that's beginning to happen, so I would, I think it would be wise to institutionalize the trilateral discussions on economic security. We've had National Security Council staffs begin a formal set of talks on those issues. I hope that continues. I would like to see a two plus two plus two discussion among among the countries.”

존스톤 석좌는 “3국 정부가 이제 시작되고 있는 협력을 제도화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경제안보에 대한 3국 간 논의를 제도화하는 것이 현명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국가안보회의 당국자들이 시작한 경제안보에 대한 공식적인 대화들이 이어지길 바란다”며 “세 나라간 외교·경제 당국 간 ‘2+2+2’ 정책협의회가 생기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미국과 한국은 윤석열 대통령의 국빈 방문을 계기로 양국 국가안보회의가 주도하는 협의체인 ‘차세대 핵심∙신흥기술 대화’를 신설하기로 했습니다.

또 한일 정상은 지난 3월 도쿄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한일 국가안보회의 간 경제안보대화 신설에 합의한 바 있습니다.

트로이 스탠거론 한미경제연구소 선임국장이 4일 VOA와 화상으로 인터뷰했다.

트로이 스탠거론 한미경제연구소 선임국장도 4일 VOA에 “경제안보 증진을 위한 미국의 노력에 한국과 일본은 핵심 파트너"라고 말했습니다.

한일 모두 선진경제로서 첨단기술 산업을 갖추고 있고 특히 반도체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녹취: 스탠거론 선임국장] “So South Korea and Japan are key partners in this area for the United States as we go forward, though, other areas of potential cooperation include clean technology, specifically in areas such as hydrogen, where both Japan and South Korea are pursuing efforts to try and commercialize technology, but haven't been able to really work together and also areas in the future such as biotechnology and quantum computing, which are very sort of nascent at the moment, but could be critical in the years ahead.”

스탠거론 선임국장은 “한국과 일본은 반도체 분야에서 미국의 핵심적인 파트너”라며 “향후 세 나라의 잠재적 협력 분야에는 청정 기술이 포함되고, 특히 수소와 같은 분야는 한일 모두 기술을 상용화 하기 위한 노력을 추구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현재는 매우 초기 단계이지만 앞으로 몇 년 동안 더 중요해질 생명공학과 양자 컴퓨팅과 같은 미래의 분야에 세 나라가 함께 협력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한일 해군이 지난 4월 한국 동해상에서 북한의 핵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미사일 방어훈련을 실시했다. 미국의 벤폴드함, 한국의 율곡이이함, 일본 아타고함 등 세 나라의 이지스 구축함이 참가했다. 한국 국방부 제공 사진.

한일 관계개선, 미국의 방위공약 이행에 중요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담당 수석부차관보는 성공적인 미한 정상회담 직후에 한일 정상이 만나 공통의 이해관계와 가치에 대해 논의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한일 두 나라가 동일한 역내 도전들에 직면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그러면서 기시다 총리가 방한을 통해 윤 대통령과 함께 “양국 화해의 추세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한국에서는 기시다 총리와 일본 정부가 윤 대통령의 선의에 제대로 호응하지 않았다는 강력한 인식이 있다”며 “두 정상이 양국 국민들의 지지를 얻을 수 있는 관계 설정과 다음 조치에 합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담당 수석부차관보가 4일 VOA와 화상으로 인터뷰했다.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는 미국이 한일 양국의 화해와 협력을 강력히 지지한다며 “북한이 제기하는 위협과 다른 도전에 대응하는데 미한일 협력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한국과 일본의 관계 개선은 두 나라에 대한 미국의 방위공약을 이행하는 데도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 “For the United States defending either ally against the North Korean threat is made easier if our two allies are in sync with each other and the United States. By the same token, defending either ally becomes somewhat problematic without the support or the cooperation of the other.”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는 “미국이 북한의 위협으로부터 동맹을 방어하는 것은 (한일) 두 동맹국이 서로 간에 그리고 미국과 협력할 때 더 쉬워진다”며 “같은 맥락에서 한 동맹의 지원이나 협력 없이는 다른 동맹을 방어하는데 문제를 겪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미한일 군사협력 심화…정보공유∙미사일방어∙핵협의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는 앞으로 미한일이 협력을 심화할 수 있는 분야로 북한의 임박한 위협에 대응한 정보 공유 강화를 꼽았습니다.

또 세 나라의 미사일 방어체계를 연결하고, 세 나라 연합훈련을 정례화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는 최근 발표된 ‘워싱턴 선언’을 세 나라 간 공동 억지와 핵 협의 대화로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패트릭 크로닌 허드슨연구소 아시아태평양 안보석좌가 4일 VOA와 화상으로 인터뷰했다.

패트릭 크로닌 허드슨연구소 아시아태평양 안보석좌도 미한 간 심화되고 있는 핵 협의에 일본을 포함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크로닌 석좌] “I know they've said formally, they're not going to do that right now. But informally, they could start doing it so even as early as the margins of the Hiroshima Summit. Where there's going to be a trilateral, high level meeting. There could be in future meetings, a trilateral component talking about nuclear planning scenarios. We're not caught by surprise should we face the sudden unexpected use of a tactical nuclear weapon or even the seven nuclear test or other nuclear related scenarios that all three of us are going to be facing together.”

크로닌 석좌는 당분간은 핵협의그룹에 일본을 포함시킬 계획이 없다고 밝힌 것을 알고 있다면서도 이르면 오는 19일부터 21일까지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부터 비공식적으로 관련 삼국 협의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향후 회의에서 핵계획 시나리오를 논의하는 3자적 요소가 있을 수 있다”며 “그 경우 (북한의) 갑작스러운 전술핵무기 사용이나 7차 핵실험 등 핵과 관련한 시나리오에 직면해도 우리가 놀라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크로닌 석좌는 이 외에도 북한과 중국, 러시아와 관련한 비상사태에 대응하는 미한일 군사훈련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