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유엔대사 “북한, 150여 개국에서 무차별 사이버 공격…10억 달러 이상 훔쳐”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 주재 미국 대사가 25일 유엔 안보리에서 '사이버 안보'를 주제로 열린 비공식 협의인 '아리아 포뮬러' 회의에 참석했다.

사이버 안보를 주제로 열린 유엔 안보리 비공식 회의에서 북한의 사이버 위협에 대한 비판이 제기됐습니다. 미국은 북한이 사이버 범죄로 10억 달러 이상을 훔치는 등 국제사회의 경제적 안정을 위협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박형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25일 "북한이 150개 이상의 국가에서 핵심 인프라 네트워크 등에 영향을 미치는 무차별적인 사이버 공격을 자행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토머스-그린필드 대사는 이날 유엔 안보리에서 '사이버 안보'를 주제로 열린 비공식 협의인 '아리아 포뮬러' 회의에 참석해, 러시아, 중국, 이란과 함께 북한의 사이버 위협을 지적하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녹취: 토머스-그린필드 대사] "Meanwhile, the DPRK has launched indiscriminate cyber attacks that have impacted networks, including critical infrastructure networks, in more than 150 countries. The DPRK has also stolen more than a billion dollars through cybercrime, threatening the economic stability of every Member State, to fund its unlawful WMD and ballistic missile program."

토머스-그린필드 대사는 이어 "북한은 사이버 범죄를 통해 10억 달러 이상을 훔쳐 모든 유엔 회원국의 경제적 안정을 위협하고 자국의 불법적인 대량살상무기(WMD)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황준국 주유엔 한국 대사는 북한이 과거 많은 사이버 범죄를 저질렀고 외국 중앙은행까지 털었다며, 지금도 더 정교한 사이버 기술로 기밀 정보를 빼돌리고 작년에만 10억 달러에 가까운 가상자산을 훔쳤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러한 불법 수입은 안보리 결의 위반인 핵·미사일 프로그램에 사용되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그들이 계속 엘리트 해커 부대를 모집하고 훈련한다는 것은 매우 걱정스러운 일"이라며 국제사회의 공동 대응을 강조했습니다.

[녹취: 황준국 유엔 주재 한국 대사] "The Security Council, as a primary organ responsible for the maintenance of international peace and security must take the lead in our joint efforts to raise global awareness, send a clear message to the international community, and promptly respond to the large cyber attacks.”

안보리가 국제 평화와 안보 유지를 책임지는 주요 기관으로서 국제적 인식을 제고하며 국제사회에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대규모 사이버 공격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한 공동 노력에 앞장서야 한다는 것입니다.

미국과 함께 이번 회의를 공동 주최한 알바니아는 "북한은 불법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악의적인 활동과 사이버 공격을 거듭하는 악명 높은 사례가 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녹취: 알바니아 대표] "North Korea has become a notorious example of repeated malicious activities and cyberattacks to generate illegal revenue, which is used to finance its weapons of mass destruction and proliferation policies in violation of international law and resolutions of the Security Council colleagues.

그러면서 "이런 자금들은 국제법과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며 그들의 대량살상무기와 확산 정책의 자금으로 사용된다"고 지적했습니다.

핀란드, 아이슬란드, 노르웨이, 스웨덴 등 북유럽 국가를 대표해 발언한 덴마크는 "정교한 사이버 기술을 사용해 대량살상무기 프로그램을 포함해 잠재적 가치가 있는 정보를 훔치는 북한의 사이버 활동에 대해 우려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회의는 알바니아와 미국이 공동 주최하고 에콰도르와 에스토니아가 공동 후원국으로 나섰습니다.

유엔 안보리의 비공식 협의체인 '아리아 포뮬러' 회의는 안보리 이사국 간 이견 때문에 공식 회의가 어려운 경우에 주로 열립니다.

1개 이사국이라도 반대할 경우 ‘UNTV’를 통해 공식 중계를 할 수 없는데, 이번에는 러시아가 공식 중계를 반대하고 나섰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 등은 유튜브 채널을 통해 이번 회의를 중계했습니다.

이날 회의에선 러시아와 러시아 연계 사이버 행위자들이 우크라이나의 공공과 민간 부문을 겨냥한 지속적인 사이버전을 벌이고 있다는 이사국들의 비판이 이어졌습니다.

앞서 지난 3월에는 '북한 인권 상황'을 주제로 아리아 포뮬러 회의가 열렸습니다.

VOA 뉴스 박형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