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사 하루 전 동창리 발사대 개폐형 패널 개방…발사대 바닥 드러내고 트럭 여러 대 식별

북한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의 기존 발사장을 촬영한 30일 자 위성사진. 갠트리타워의 개폐형 패널이 열리고, 발사대 아랫부분이 모습을 드러냈다. 갠트리타워 앞에는 트럭 3대가 식별됐다. 자료=제임스마틴 비확산센터 / Planet Labs

북한이 동창리 일대에서 ‘우주발사체’를 쏜 가운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 발사대의 개폐형 패널이 전날인 30일 개방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발사대 바로 앞에서 대형 트럭이 식별되는 등 실제 발사가 임박한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서해위성발사장의 로켓 발사대, 즉 갠트리타워가 북한의 ‘우주발사체’가 발사되기 하루 전인 30일 발사 준비 상태를 유지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발사장 일대를 촬영한 30일 자 ‘플래닛 랩스’의 고화질 위성사진에는 평소 갠트리타워의 북쪽 면에 자리한 하얀색 패널이 각각 동쪽과 서쪽 면에 붙어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서해위성발사장의 갠트리타워는 북쪽에 로켓이 자리하는 발사대가 위치합니다. 이곳은 평소에 하얀색 개폐형 패널에 의해 가려져 있다가 발사가 임박한 시점 양 옆으로 크게 개방됩니다.

그런데 30일 자 위성사진에선 패널이 열린 것으로 나타난 것입니다.

이달 30일(왼쪽)과 23일 비교. 1. 발사대 아랫부분 2. 개폐형 패널이 타워 양 옆으로 열린 모습 3. 패널에 가려진 발사대 아랫부분 4. 닫힌 패널 5. 개방된 패널의 위치. 자료=제임스마틴 비확산센터 / Planet Labs

이에 따라 패널에 의해 가려져 있던 발사대의 아랫부분도 확인됐습니다. 오렌지색의 이 부위는 이후 로켓이 올라서고, 실제 발사 시 로켓이 뿜어내는 화염을 견디는 역할을 합니다.

다만 위성사진 각도로 인해 발사대의 아랫부분은 약 절반만 드러났는데, 이로 인해 발사대에 로켓이 장착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발사대의 아랫부분의 북쪽에는 이동식 조립 건물이 밀착해 있는 장면도 보입니다.

앞서 VOA는 29일 자 플래닛 랩스 위성사진을 인용해 로켓을 최종 장착시키는 역할을 하는 이동식 조립 건물이 갠트리타워 바로 옆으로 이동했다고 전한 바 있습니다.

가로 약 30m, 세로 20m인 이 조립 건물은 조립이 완료된 로켓을 수직으로 세워 발사대에 장착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특히 바닥에 깔린 선로로 동쪽의 주처리 건물과 이 지점에서 약 140m 떨어진 서쪽의 발사대를 오갈 수 있는데, 현재는 발사대 쪽으로 이동해 있는 것입니다.

갠트리타워 바로 앞 발사패드에선 트럭 3대가 식별됐습니다. 이중 1대는 뒷부분에 하얀색 물체를 싣고 있는데, 이 물체의 길이는 약 17.5m에 이릅니다.

현재로선 이 물체가 지붕이 있는 트럭의 화물칸인지, 로켓 등 발사 장비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북한이 최근 빠른 속도로 건립한 새 발사장의 30일 모습. 자료=제임스마틴 비확산센터 / Planet Labs

데이비드 슈멀러 제임스마틴 비확산센터 선임연구원은 30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과거 발사 때와는 매우 다른 움직임이 관측된다고 분석했습니다.

[녹취: 슈멀러 선임연구원] “This sort of a new rare image because the way the pad was set up originally was to obscure or it's to hide the launch preparation for satellite launch before the North Koreans decided to open up the gantry tower and launch their space launch vehicle.”

특히 “북한은 갠트리타워를 개방하고 우주발사체를 발사하기로 결정하기 직전까진 모든 것을 모호하게 만들고 이를 숨기는 방식으로 발사장을 운영해 왔다”면서 이번에 매우 희귀한 모습이 포착됐다고 말했습니다.

미리부터 개폐형 패널을 개방해 현재 발사대 바닥 부분이 드러나 있고, 발사체가 실렸는지는 알 수 없지만 큰 트럭이 발사 패드에 있는 점이 과거와 큰 차이점이라는 것입니다.

실제로 북한은 지난 2016년 ‘광명성’ 로켓을 발사할 당시 이동식 조립 건물을 이용해 은폐한 상태에서 로켓을 갠트리타워로 옮겨 장착했는데, 이 과정은 발사 직전에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런 가운데 슈멀러 선임연구원은 갠트리타워에서 북쪽으로 약 1km 떨어진 철길에서 열차가 발견된 사실에도 주목했습니다.

이 지점은 과거 북한이 로켓을 조립하던 기차역 바로 옆으로, 현재 나무에 가린 부분을 제외하고 열차 3량 정도가 외부로 드러나 있습니다.

앞서 한국 언론은 한국 군 관계자를 인용해 북한이 열차를 이용해 로켓을 수송 중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슈멀러 선임연구원은 이번에 발견된 열차에 로켓 등 발사 장비가 실렸는지는 모른다며, 이번 발사와의 연관성이 있는지를 추정하기에도 이른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북한이 최근 빠른 속도로 건설한 새 발사장에서도 여러 대의 트럭 등이 식별됐습니다.

플래닛 랩스의 30일 자 위성사진에선 하얀색 이동식 조립 건물의 남쪽 부분에 서 있는 7~8대의 트럭이 보입니다. 기존 발사대와 별도로 이곳에서도 활발한 작업이 벌어지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또 이 지대는 며칠 전까지 보이지 않던 진한 회색 바닥이 보이는데, 슈멀러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아스팔트로 이 일대를 포장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앞서 VOA는 이 발사대에 새롭게 만들어진 가로 50m, 세로 30m 크기의 조립 건물이 25~29일 어느 시점 남쪽에서 북쪽으로 약 60m 이동했다고 전했습니다.

이날 위성사진에서도 이 건물이 북쪽으로 이동해 발사대가 위치한 것으로 추정되는 지점을 덮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슈멀러 선임연구원은 이번에 북한이 발사할 로켓이 액체 연료용일 것으로 추정하면서 북한이 당장 이곳을 활용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그러면서 “김정은 위원장의 방문을 준비하는 것일 수 있다”는 조심스러운 해석을 내렸습니다.

앞서 전문가들은 현재 이 지점에 연료∙산화제 벙커가 만들어지지 않았다는 점을 근거로 고체 연료용 로켓 발사장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