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위성발사 직후 발사장 차량 집결 등 분주한 모습 포착

북한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을 촬영한 31일 자 위성사진. 발사패드 위로 많은 차량이 보인다. 전날 개방됐던 갠트리타워의 개폐형 패널은 다시 닫혔다. Planet Labs PBC via AP.

북한이 위성을 쏜 것으로 추정되는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 발사대 주변으로 발사 직후 트럭과 버스 등 20여 대의 차량이 집결한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발사 전날까지 개방됐던 발사대의 개폐형 패널도 다시 닫힌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위성을 발사한 직후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의 발사패드에서 분주한 장면이 포착됐습니다.

북한의 발사체 발사 약 4시간 후인 31일 오전 10시 39분에 촬영된 ‘플래닛 랩스’의 고화질 위성사진에는 로켓 발사대, 즉 갠트리타워 앞에 모여든 약 24대의 차량이 보입니다.

24대 중 10여 대는 버스 형태의 차량이고 8~9대는 승합차 혹은 승용차로 식별됐습니다.

또 나머지 4~5대는 대형 트럭인데, 전날인 30일 포착된 17.5m짜리 트럭도 갠트리타워 반대 방향을 향한 채 서 있습니다.

지난 몇 년간 서해위성발사장에 이처럼 많은 차량이 집결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갠트리타워에서도 큰 변화가 포착됐습니다.

개폐형 하얀색 패널이 원래 있던 북쪽 면에 붙어 있는 모습이 확인된 것입니다.

발사 전날인 30일(왼쪽)과 다음 날인 31일 비교. 1. 발사대 아랫부분 2. 개폐형 패널이 타워 양 옆으로 열린 모습 3. 닫힌 패널 4. 전날까지 패널이 있던 위치. 자료=제임스마틴 비확산센터 / Planet Labs

앞서 VOA는 북한의 발사 하루 전날인 30일 자 위성사진을 분석해 갠트리타워의 북쪽 면에 자리한 하얀색 패널이 각각 동쪽과 서쪽 면에 붙어 있는 모습을 확인했습니다.

갠트리타워는 북쪽에 로켓이 자리하는 발사대가 위치하는데, 이곳은 평소에 하얀색 개폐형 패널에 의해 가려져 있다가 발사가 임박한 시점 양 옆으로 크게 개방됩니다.

이에 따라 30일 개방된 것으로 관측됐던 패널이 31일엔 다시 닫힌 것입니다.

패널이 닫히면서 30일 일부 모습을 드러냈던 발사대 아랫부분도 다시 가려졌습니다. 오렌지색의 발사대 아랫부분은 로켓이 올라서고, 실제 발사 시 로켓이 뿜어내는 화염을 견디는 역할을 합니다.

로켓을 최종 장착시키는 역할을 하는 이동식 조립 건물은 갠트리타워 바로 옆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가로 약 30m, 세로 20m인 이 조립 건물은 조립이 완료된 로켓을 수직으로 세워 발사대에 장착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특히 바닥에 깔린 선로로 동쪽의 주처리 건물과 서쪽의 갠트리타워를 오갈 수 있는데, 발사 약 4시간 뒤 찍힌 이날 위성사진에선 갠트리타워 쪽에 붙어있는 것으로 확인된 것입니다.

이동식 조립 건물은 일반적으로 발사 시점엔 원래의 위치, 즉 주처리 건물 옆으로 되돌아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처럼 서해위성발사장에서 관측된 여러 움직임이 이번 발사와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주목됩니다.

위성사진만으로는 북한이 발사 뒤 이 일대를 정리하는 작업 중인지, 자신들이 공언한 2차 발사 준비를 위한 것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위성사진 분석가인 닉 한센 미국 스탠포드대 안보협력센터 객원연구원은 31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차량이 많다는 점을 근거로 많은 관계자가 동원된 발사 후 정리 작업으로 추정했습니다.

[녹취: 한센 연구원] “These are different to theirs some of them are longer and some of them are white, so narrow and some of them are gray and brown. So, you know, my guess is it this is this is the cleanup crew and make sure there's nothing wrong.”

한센 연구원은 “차량이 어떤 것은 더 길고 일부는 하얀색이며, 어떤 건 폭이 좁고 색깔이 회색 그리고 갈색”이라며 “정리 작업을 위해 동원된 인원으로 (발사 과정에서) 문제가 없었는지 확인 중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전날부터 준비 작업이 이뤄진 정황 등으로 볼 때 “이곳에서 아마도 발사가 이뤄졌을 것”이라면서도 위성사진 상으론 발사가 이뤄질 때 관측되는 연소 흔적 등은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북한 전문매체 ‘38노스’도 이날 같은 위성사진을 공개하면서 “작업의 성격은 아직 명확하지 않지만 발사 후 평가 혹은 정리 작업 중일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북한이 최근 빠른 속도로 건립한 새 발사장의 31일 모습. 하얀색 지붕의 이동식 조립 건물이 북쪽으로 60m 이동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자료=Planet Labs

한편 북한이 빠른 속도로 건설한 새 발사장에선 별다른 움직임이 관측되지 않았습니다.

특히 31일 오전 10시 29분 촬영된 위성사진에는 하얀색 이동식 조립 건물이 전날과 마찬가지로 북쪽에 붙어 있는 장면이 보입니다.

새 발사장의 하얀색 이동식 조립 건물은 가로 50m, 세로 30m의 직사각형 형태로, 바닥에 깔린 선로를 이용해 남쪽과 북쪽을 오갈 수 있습니다.

북쪽에는 발사대 혹은 발사시설이 자리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북한은 25~29일 어느 시점 이동식 조립 건물을 이동시켜 이 지점을 덮은 뒤 이런 상태를 계속 유지하고 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