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무부가 북한의 세계보건기구(WHO) 집행이사국 진출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스라엘도 북한이 WHO를 주도할 자격이 없다고 지적한 가운데 캐나다와 스위스는 다자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국무부는 “미국은 북한이 최근 세계보건기구(WHO) 집행이사국에 선출된 것에 대해 심각히 우려한다”고 밝혔습니다.
[국무부 대변인] “The United States has grave concerns about the recent election of the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 (DPRK) to the Executive Board of the World Health Organization. The DPRK’s appalling record of human rights violations and abuses, which have been regularly documented by UN bodies, make them unsuitable for leadership.”
국무부 대변인은 6일 북한의 WHO집행이사국 선출과 관련한 미국 안팎의 우려에 대한 VOA의 논평 요청에 이같이 밝혔습니다.
이어 “유엔 기구들에 의해 정기적으로 기록되고 있는 끔찍한 인권 침해와 학대 기록을 가진 북한은 지도적 역할에 적합하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은 앞서 5월 30일 종료된 제76차 세계보건총회에서 WHO의 새 집행이사국으로 선출됐습니다.
총 34개국으로 구성된 집행위원회 이사국들의 임기는 3년으로, WHO의 정책을 결정하고 예산을 승인하며 활동을 감독하는 역할을 합니다.
북한이 집행이사국에 선출되자 유엔 감시기구인 ‘UN 워치’ 등 국제 인권단체들의 비판이 이어졌습니다.
국무부 대변인은 그러나 북한 같은 국가들의 집행이사국 진출을 차단할 방안이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국무부 대변인] “By longstanding practice, each region nominates countries to serve on the WHO Executive Board according to practices agreed by that region, and typically nominates the number of states required to fill available seats. Per the WHO rules of procedure, nominees are first presented to the General Committee at the WHA, which then transmits a list to the plenary for approval. Uncontested slates are traditionally approved by consensus. There is no provision for the WHA to block individual regional selections.”
“각 지역은 해당 지역이 합의한 관행에 따라 WHO 집행이사회에서 활동할 국가들을 지명하고, 일반적으로 공석을 채우는 데 필요한 수의 국가를 지명한다”는 것입니다.
이어 “WHO 절차 규칙에 따라 지명된 나라들은 먼저 세계보건총회(WHA) 일반위원회에 제시되고, 일반위원회는 승인을 위해 본회의에 명단을 전달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국무부 대변인은 그러면서 “경합이 없는 명단은 전통적으로 합의에 의해 승인된다”면서 “세계보건총회(WHA)가 개별 지역의 선택을 막을 수 있는 조항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주제네바 이스라엘 대표부는 5일 VOA의 관련 서면 질의에 대한 답변에서 북한의 WHO 집행이사국 진출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이스라엘 대표부] “North Korea has no legitimacy to be a part of the Executive Board of the World Health Organization, considering its crippling healthcare system, its lack of cooperation with the organization and the dire conditions it imposes on its population. Israel did not endorse such a choice and rejects the result.”
이스라엘 대표부는 “심하게 손상된 의료 시스템, 세계보건기구와의 협력 부족, 주민들에게 가해지는 끔찍한 상황을 고려할 때 북한은 세계보건기구 집행이사회의 일원이 될 정당성이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은 그러한 선택을 지지하지 않았으며 결과를 거부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세계보건기구는 글로벌 보건 도전에 맞서기 위해 강력하고 의심할 여지가 없는 리더십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스라엘 대표부] “The World Health Organization should have a strong and unquestionable leadership in order to face global health challenges. Unfortunately, having both North Korean and Syrian regimes representatives on the EB, both who are responsible for the deaths of hundreds of thousands of their own people, gives a deplorable image of the WHO.”
이스라엘은 “수많은 자국민의 죽음에 책임이 있는 북한과 시리아 정권의 대표를 집행이사회에 두면 WHO는 매우 나쁜 이미지를 갖게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앞서 한국 정부도 성명을 통해 “북한이 세계보건기구(WHO) 집행이사국으로 선출된 데 대해 깊은 유감과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외교부와 보건복지부는 대변인 논평을 통해 “유엔 안보리 결의를 지속적으로 위반하고 유엔의 권위를 무시해 온 북한이 과연 유엔이 지향하는 국제규범을 준수하고, 세계 보건 증진을 위한 기여를 해야 하는 WHO 집행이사국으로서의 기준에 부합하는지 의문시되는 바이다”라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WHO의 34개 집행이사국 일원인 캐나다와 스위스는 직접적인 논평 없이 다자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캐나다 외무부 대변인은 5일 VOA에 집행이사국 후보들은 지역에서 먼저 추천한다는 점을 설명하며 “캐나다는 생각이 같은 국가들과 협력해 모든 후보국의 임명을 확정하고 세계보건총회가 세계 보건과 관련된 기술적 문제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오랜 관행을 따랐다”고 밝혔습니다.
[캐나다 외무부 대변인] “Canada, in coordination with likeminded countries, followed the long-standing practice to confirm the appointment of all nominated countries and ensure that the World Health Assembly remains focused on technical matters related to global health. As the COVID-19 pandemic has shown, global health risks and challenges are interconnected and require broad-based and inclusive global coordination with all countries, including North Korea, to solve them sustainably.”
그러면서 “코로나 팬데믹이 보여주었듯이 글로벌 보건 위험과 도전은 서로 연결돼 있으며, 지속 가능한 해결을 위해서는 북한을 포함한 모든 국가와 광범위하고 포괄적인 글로벌 협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스위스 외무부 대변인도 VOA에 WHO 집행이사국 선출은 지역 그룹이 선정한 후보를 기준으로 이뤄진다며 “스위스는 포용성과 지리적 다양성의 원칙에 따라 WHO 조직이 기능할 수 있도록 하는 이 확립된 절차를 존중한다”고 밝혔습니다.
[스위스 외무부 대변인] “The election of the Executive Board members takes place on the basis of the candidates chosen by regional groups. Switzerland respects this established procedure, which allows the organization to function according to the principles of inclusivity and geographical diversity. In general, Switzerland is convinced that the inclusion of all actors in multilateral work fosters dialogue and enables advancements.”
이어 “일반적으로 스위스는 다자간 업무에 모든 행위자를 포함하는 것이 대화를 촉진하고 발전을 가능하게 한다고 확신한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VOA는 WHO 집행이사회 신임 의장국인 카타르와 다른 주요 집행이사국들에도 같은 질문을 했지만 6일 현재 답변을 받지 못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