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반핵단체 “북한, 지난해 핵무기에 5억8900만 달러 지출”

북한은 지난 4월 고체연료 기반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포-18'형을 시험발사했다며 사진을 공개했다.

북한이 지난해에도 거액의 자금을 주민들을 위해 지출하는 대신 핵무기 개발에 낭비했다고 국제 반핵단체가 지적했습니다. 북한의7차 핵실험 가능성에 대해서도 심각한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국제 반핵단체인 핵무기폐기국제운동(ICAN)은 12일 발표한 ‘2022 전 세계 핵무기 지출’ 보고서에서 북한이 지난해 핵무기 개발에 5억8천900만 달러를 지출했다고 추산했습니다.

이는 북한이 지난해 매 1분마다 1천 221달러를 핵 개발에 사용한 셈이라고 보고서는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과학자연맹(FAS)을 인용해 “북한이 약 30개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습니다. 또 “북한이 지상과 잠수함에서 발사할 수 있는 핵탄두 탑재 미사일을 개발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국제적인 반핵 운동으로 2017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ICAN은 ‘핵무장 국가’ 9곳의 핵무기 지출 추정치를 공개 보고서와 자료를 바탕으로 추산해 공개하고 있습니다.

국방 지출에 대한 공개 정보가 거의 없는 북한의 경우 한국은행과 민간 연구소 등의 자료를 활용했습니다.

북한의 지난해 핵무기 지출 비용 5억 8천900만 달러는 북한이 연간 국민총소득(GNI)의 3분의 1을 국방비로 지출하고, 이 중 6%를 핵무기 프로그램에 사용한 것으로 계산한 것입니다.

앞서 이 단체는 북한이 전년도인 2021년에는 핵무기 개발에 6억4천200만 달러를 지출했다고 추산했습니다.

보고서 공동 저자인 앨리시아 샌더스-자크리 정책조정관은 13일 VOA에 “북한이 핵무기 등 대량살상무기에 지출하는 것은 주민들에게 안전과 안보를 제공해야 할 책임을 방기하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샌더스-자크리 조정관] “North Korea's spending on weapons of mass destruction on nuclear weapons is gross negligence of its responsibility to provide safety and security for its people. North Korea like all nuclear-armed states, is investing in upgrading their nuclear arsenals which are designed to incinerate civilians. Instead of putting funds toward solving many of the global problems that we face from climate change to health care emergencies the natural disasters and this is a serious problem. That’s why we do research to call attention to the spending and call on countries to eliminate their nuclear weapons.”

샌더스-자크리 조정관은 “북한은 모든 핵무장 국가와 마찬가지로 민간인을 ‘불에 태워 없애기 위해’ 설계된 핵무기를 고도화하는데 투자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기후변화부터 보건 비상사태, 자연재해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직면한 많은 국제 문제를 해결하는데 자금을 투입하는 대신 핵무기 개발에 지출하고 있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이러한 지출에 대한 주의를 환기시키고 각국에 핵무기 폐기를 촉구하기 위해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샌더스-자크리 조정관은 북한의7차 핵실험 가능성에 대해서도 심각한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녹취: 샌더스-자크리 조정관] “ICAN would be gravely concerned by any test of nuclear weapons and break the de facto moratorium that’s been established on nuclear weapons testing. Nuclear weapons fusion testing has had catastrophic humanitarian consequences. And it's why the Treaty on the prohibition of nuclear weapons is the only treaty that's enforced that bans the weapons use and testing. And it's a very important instrument for all countries to join to bolster that norm against testing.”

샌더스-자크리 조정관은 “핵무기폐기국제운동은 핵무기 실험에 대한 사실상의 중단 조치를 깨뜨릴 어떠한 핵무기 실험에 대해서도 심각하게 우려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핵융합 실험은 치명적인 인도주의적 결과를 야기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이 핵무기 사용과 실험을 금지하는 유일한 조약”이며 “핵실험 금지 규범을 강화하기 위해 모든 국가가 가입해야 하는 매우 중요한 조약”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올해로 4번째로 발표된 ‘전 세계 핵무기 지출’ 연례보고서는 2022년에 9개 ‘핵무장 국가’들이 핵무기에 829억 달러를 지출했다며, 이는 분당 15만 7천 달러 이상을 지출한 셈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보고서는 핵무기 관련 지출은 꾸준히 증가해왔지만 국제 안보 환경은 오히려 더욱 악화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