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공화 의원들, 블링컨 장관에 ‘북한 WHO 이사국 선출 우려’ 서한…“결정 재고 촉구해야”

뉴욕 출신의 클라우디아 테니 미국 공화당 하원의원.

미국 공화당 하원의원들이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에게 북한의 세계보건기구(WHO) 집행이사국 선출을 우려하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습니다. 이에 대해 국무부는 심각한 우려를 표시하면서도 북한 같은 국가들의 집행이사국 진출을 차단할 방도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조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공화당 하원의원 10명이 최근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에게 북한이 세계보건기구(WHO) 집행이사국에 선출된 데 대해 우려를 표하는 서한을 보낸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공화당의 클라우디아 테니 하원의원은 12일 트위터를 통해 서한을 공개하며 “북한을 집행위원회에 포함하기로 한 WHO의 결정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지난 8일 발송된 이 서한에는 테니 의원을 비롯해 리사 맥클레인, 조 윌슨, 랠프 노르만 등 총 10명의 의원이 서명했습니다.

의원들은 서한에서 “우리는 북한이 이제 WHO의 의사결정기구인 세계보건총회의 공식 의제를 결정할 수 있다는 점을 심각히 우려한다”고 밝혔습니다.

[서한] “We have serious concerns that North Korea (DPRK) can now decide the official agenda of the World Health Assembly, the WHO's decision-making body…North Korea's track record in responding to public health crises raises concerns about its ability to effectively contribute to the WHO's decision-making process… It is not in the best interest of global health to allow the current supreme leader of North Korea, Kim Jong Un, to influence the WHO's agency and policies.”

특히 “북한의 공중보건 위기 대응에 관한 전력은 북한이 WHO의 의사결정 과정에 효과적으로 기여할 수 있을지 우려를 불러일으킨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현재 북한의 최고 지도자인 김정은이 WHO의 기구와 정책에 영향을 미치도록 허용하는 것은 세계 보건에 최상의 이익이 아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민주주의 등불이자 역내 의료 분야 리더인 타이완의 WHO 가입이 여전히 금지돼 있는데도 자국민을 전혀 존중하지 않는 독재 정권이 집행이사국으로 선출된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밝혔습니다.

[서한] “It is shameful that a dictatorial regime that holds no regard for its own people has been elected as a member of the Executive Board, while a beacon of democracy and a leader of healthcare in the region, Taiwan, is still barred from joining the organization at all. We demand that you adamantly oppose North Korea as a member of the Executive Board and urge the World Health Organization to reevaluate its decision.”

의원들은 그러면서 블링컨 장관에게 “북한의 집행이사국 지위에 단호히 반대하고 WHO가 이 결정을 재고하도록 촉구할 것을 요구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국무부 대변인은 14일 의원들의 서한에 대한 VOA의 논평 요청에 북한의 WHO 집행이사국에 선출과 관련해 “미국은 심각히 우려하고 있다”고 밝히면서도 이사국 선출과 관련된 WHO의 구조적 현실을 언급했습니다.

국무부는 “유엔 기구들에 의해 정기적으로 기록돼 온 끔찍한 인권 침해와 학대 기록을 가진 북한은 지도적 역할에 적합하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국무부 대변인] “Regarding the election of the DPRK to the WHO Executive Board, the United States has grave concerns. The DPRK’s appalling record of human rights violations and abuses, which have been regularly documented by UN bodies, make them unsuitable for leadership.”

그러나 “WHO의 지역 회원국 그룹은 집행위원회 이사국 후보를 지명하는 데 책임이 있고 일반적으로 공석을 채우기 위해 필요한 국가의 수를 지명한다”며 북한 같은 국가들의 집행이사국 진출을 차단할 방도가 없다는 점을 설명했습니다.

[국무부 대변인] “The WHO's regional member state groupings are responsible for nominating candidates for the Executive Board, and typically nominate the number of states required to fill available seats. After the vote, the United States delivered a statement expressing regret for the action and highlighting the inappropriate nature of the DPRK’s election. The WHO Executive Board has an important role in leading the governance of the WHO and advancing global public health. We, along with our allies and partners, will remind all members of WHO to respect human rights and fulfill their obligations under the UN Charter.”

그러면서 “투표가 끝난 후 미국은 이번 조치에 유감을 표명하고 북한 선출에 대한 부적절함을 강조하는 성명을 발표했다”는 점을 상기했습니다.

아울러 “WHO 집행위원회는 WHO의 거버넌스를 이끌고 세계 공중 보건을 발전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우리는 동맹 및 파트너 국가들과 함께 모든 WHO 회원국들에 인권 존중과 유엔 헌장에 따른 의무 이행을 상기할 것”이라고 국무부는 강조했습니다.

북한은 앞서 지난 5월 30일 종료된 제76차 세계보건총회에서 선출된 WHO의 새 집행이사국 10개국에 포함됐습니다.

북한은 앞서 1989년과 2000년, 2013년에도 집행이사국에 선출된 적이 있습니다.

총 34개국으로 구성된 집행위원회 이사국들의 임기는 3년으로, WHO의 정책을 결정하고 예산을 승인하며 활동을 감독하는 역할을 합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