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인권 개선을 위해 유럽 중견국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유럽을 방문 중인 이신화 한국 외교부 북한인권국제협력대사가 말했습니다. 노르웨이 같은 중견국이 북한 인권을 위한 목소리를 내면 생각이 다른 국가들의 정책 전환에 큰 도움이 된다는 것입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12일부터 북유럽 국가 노르웨이를 방문 중인 이신화 대사는 14일 VOA에 북한의 인권 개선을 위한 유럽 국가들의 역할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대사는 미중 갈등 등 여러 국제 현안 때문에 미국 주도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평소 인권을 중시해 온 유럽 국가들의 지지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이신화 대사] “이런 상황 속에서 미국 주도의 인권만 된다면 효과를 크게 거두기 힘들 것 같아요. 그래서 인권을 항상 강조해 온 유럽 국가들의 마음을 얻고 지지를 얻는 것은 매우 중요한 자산일 뿐 아니라 우리가 반드시 해야 할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대사는 북한인권 증진을 위해선 생각이 같은 파트너 국가들뿐 아니라 생각이 다른 국가들, 특히 그 중간에 있는 국가들의 관심과 지지가 필요하다며 노르웨이 같은 중견국이 이를 지원한다면 훨씬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대사는 지난 12일 유럽의 유력 연구기관인 오슬로 평화연구소(PRIO)에서 ‘북한의 인권 침해 문제 해결: 글로벌 안보와 평화를 위한 길’이란 주제로 강연했습니다.
오슬로 평화연구소는 이날 행사 뒤 ‘트위터’를 통해 이 대사가 패널들과 열띤 토론을 벌였다고 짤막하게 밝혔지만 자세한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이와 관련해 이 대사는 VOA에 한반도 평화, 안보와 인권은 별개가 아니라 함께 다뤄야 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고 전했습니다.
[녹취: 이신화 대사] “평화와 인권은 굉장히 연계되어 있는 것이다. 평화와 인권은 같이 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 목표는 결국 국민의 복지와 생존, 가족의 안녕 등인데 그런 것들이 유린당하는 상태에서 과연 어떤 평화가 이뤄질 수 있겠나.”
이 대사는 특히 한국의 윤석열 정부는 평화의 중요성을 간과하는 게 아니라 인권과 민주주의 가치가 함께 갈 때 진정한 평화를 이룰 수 있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말했습니다.
이 대사는 지난 사흘 동안 노르웨이 외무부 차관과 한반도 담당 관리들, 의원들, 학자 등 다양한 관계자들을 만나 북한인권 개선 방안에 관해 생각을 나눴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들 중 다수는 “북한과 관여하면서 인권을 개선할 실질적인 방안에 관해 관심이 많았다”며 앞으로 계속 대화를 통해 진전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노르웨이는 지난 3월 유엔 인권이사회가 개최한 북한인권 관련 상호대화에서 “북한의 심각하고 조직적이며 광범위한 인권 침해에 대해 깊이 우려한다”고 밝혔었습니다.
노르웨이 대표는 “특히 여성과 여아들의 상황, 강제 노동의 사용, 출국 또는 입국하는 사람들을 막는 것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녹취: 노르웨이 대표] “We are particularly worried about situation for women and girls the prevalence, the use of forced labor, and the prevention of persons leaving or entering the country. This proportionate share of the DPRK state budget allocated to military spending cripples the ability of DPRK to meet its own populations basic needs.”
그러면서 국가 예산의 상당 부분을 군사비에 할당하기 때문에 주민들의 기본적인 필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북한의 능력이 크게 약화된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한편 VOA는 14일 오슬로 평화연구소에 이 대사를 초청한 목적과 성과, 북한인권에 관한 입장 등을 질의했지만 연구소 측은 자세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대신 서면 답변을 통해 “오슬로 평화연구소는 우리 연구와 관련성이 있는 한 다양한 이슈를 다루는 대사를 정기적으로 초청하고 있다”며 “우리의 행사는 일반적으로 어떤 결과를 내기보다는 지식과 정보를 공유하여 정보를 제공하고 교육하는 자리”라고 밝혔습니다.
[오슬로 평화연구소] “PRIO regularly hosts Ambassadors addressing a wide variety of issues, so long as it has some relevant to our research. Our events don’t generally have an outcome per say, rather they are a sharing of knowledge and information to inform and educate.”
그러면서 연구소는 초청 연사의 발언에 대해 입장을 밝히지 않으며 연구기관이기 때문에 연구원들의 보고서 외에 특정 사안에 대해 입장을 밝히지 않는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이 대사는 영국으로 이동해 15일 케임브리지대학 지정학센터(Centre for Geopolitics)에서 ‘북한의 인권 침해와 안보 우려: 평행한 도전’이란 주제로 강연할 예정입니다.
이 대사는 또 영국 의회를 방문해 의원들과 북한 인권 개선 방안에 대해 협의하고 영국 내 탈북민들도 만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