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물 협정 중단'에 젤렌스키 "두렵지 않다...수출 이어갈 것"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자료사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7일 러시아의 흑해 곡물 협정 종료 발표에도 곡물 수출을 이어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대변인을 통해 소셜미디어에 올린 메시지에서 "러시아 없이도, 우리가 흑해 통로를 이용할 수 있도록 모든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밝히고 "우리는 두렵지 않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어서 "우리는 선박을 소유한 업체들에 접근했고, 이들은 준비가 됐다고 답했다"고 말했습니다.

◼︎ 러시아, 협정 종료 발표

이날 앞서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곡물 협정 연장을 거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전화회견을 통해 "흑해 곡물 협정은 오늘(자정·18일 0시)부터 효력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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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러시아가 앞서 밝힌 대로 협정의 데드라인은 17일 자정"이라며 "불행히도 러시아 관련 사항이 아직 이행되지 않았고, 따라서 협정이 종료됐다"고 밝혔습니다.

"협정이 중단됐지만, 러시아 관련 사항이 이행되는 즉시 러시아는 협정 이행에 복귀할 것"이라고 페스코프 대변인은 덧붙였습니다.

◼︎ 미 "러시아 정치적 게임"

미국과 유럽연합(EU)은 이날(17일) 러시아의 발표를 강력 비난했습니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러시아가 정치적 게임을 하는 동안 사람들은 고통을 겪을 것"이라고 기자들에게 밝히고, 러시아의 협정 중단 선언은 "잔인한 행동"이라고 비난했습니다.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는 "굶주림을 무기화하는 것은 전혀 정당하지 않은" 결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서,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이 계속될 수 있도록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유엔과 함께 협정을 중재해 온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이날 성명에서 "오늘 발표된 (크렘린궁) 성명에도 불구하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인도주의적 교량이 계속 연결되길 원하고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날로 예정된 러시아와 튀르키예 외교장관 회담에서 협정이 중단 없이 계속 나아갈 수 있는 결과를 도출하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 러 외무부 "약속 아닌 결과 있어야 복귀"

한편, 러시아 외무부는 페스코프 그렘린궁 대변인이 러시아 관련 부분이 이행되는 즉시 협정에 복귀하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약속이나 보장이 아닌 구체적인 결과를 접수해야만" 재개를 고려할 준비가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7월 유엔과 튀르키예의 중재로 체결된 흑해 곡물 협정은 전쟁 이후 봉쇄됐던 우크라이나 주요 항구들에서 곡물 수출을 재개하고, 동시에 러시아의 식량과 비료를 원활히 수출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입니다.

120일 시한을 둔 협정이 지난해 11월 한 차례 연장됐고, 올해 3월 다시 연장에 합의했습니다.

2차 연장 당시 우크라이나 측은 기존 협정과 같이 120일 시한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으로 기대했으나, 러시아 측은 60일 시한을 제시했습니다.

60일 시한 만료가 지난달 18일이었습니다.

만료를 하루 앞둔 지난달 17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2개월 추가 연장에 합의했습니다.

새로운 시한이 18일 0시(17일 자정)입니다.

러시아는 자국산 곡물·비료 수출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기한 만료 때마다 협정을 중단하겠다고 위협해 왔습니다.

VOA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