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대통령 비서실장 "미국과 안전 보장 대화 시작"...러시아 "무인보트 2척, 해군기지 공격 시도"

안드리 예르막 우크라이나 대통령 비서실장 (자료사진)

우크라이나가 안전 보장을 위해 미국과 양자 대화를 시작했다고 안드리 예르막 우크라이나 대통령 비서실장이 3일 밝혔습니다.

예르막 실장은 이날 "오늘 우크라이나는 미국과 안보 보장을 위한 양자 협정에 관해 협의를 시작했다"고 소셜미디어에 적고 "앞서 빌뉴스에서 채택된 우크라이나 지지 공동 선언에서 구상된 사안"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이것이 "양자 협정의 초안을 작성하는 토대가 된다"고 덧붙였습니다.

예르막 실장은 이와 함께, 자신과 실무 당국자들이 참석한 화상 회의 장면을 공개했습니다.

하지만 미국 측 화면은 블러 처리돼 누가 나왔는지 알 수 없습니다.

이번 협의에 관해 미국 정부는 아직 공식 언급하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달 11~12일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에서 열린 정상회의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우크라이나를 향한 군사 지원 프로그램을 채택했습니다.

또한 회의 폐막일에 미국을 비롯한 주요7개국(G7)은 종전 뒤에도 우크라이나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군사·경제 지원을 제공하기로 약속한 바 있습니다.

G7은 당시 공동 선언을 통해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침략에 맞서 자신을 방어할 때까지 우크라이나 편에 설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우리는 현재 우크라이나를 방어하고 미래에 러시아의 침공을 저지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군대를 보장하기 위해 우크라이나와 양자 사이 구체적이고 장기적인 안전을 보장하고 이를 대비하기 위해 협력하겠다"고 천명했습니다.

같이 보기: G7, 우크라이나에 '장기적 안보 보장' 약속

■ "가장 큰 전략적 협력국인 미국과 본보기"

예르막 실장은 3일 소셜미디어 게시 글에서 "가장 큰 전략적 협력국인 미국이 우크라이나와 이 과정을 시작한 첫 국가가 된 것은 상징적인 일"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다른 협력국들에 성공적인 본보기를 만들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이같은 안보 보장은 우크라이나의 궁극적인 목표이자,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유럽연합(EU)과 나토를 포함한 유럽-대서양 공동체로의 미래 회원 자격을 얻기 위한 우크라이나의 진전을 강화할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예르막 실장은 앞서 지난달 30일,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절차가 완료될 때까지 안보를 보장받기 위해 미국과 협의를 시작한다고 텔레그램을 통해 발표한 바 있습니다.

같이 보기: 젤렌스키 "전쟁, 러시아로 되돌아간다" 본토 공격 공식화...우크라이나 "미국과 안전보장 관련 협상 개시"

예르막 실장은 해당 발표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안보 보장은 미래에 러시아의 침략을 물리치고 억제할 능력을 갖추기 위한 구체적이고 장기적인 의무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이러한 보장은 우크라이나가 나토 회원국 지위를 확보할 때까지 유효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대러시아) 제재뿐만 아니라, 국방과 재정 지원에 관한 것"이 포함된다면서 "분명하게 작성된 지원 형식과 방법 초안이 될 것"이라고 예고했습니다.

■ "각국과 미래 보장 조건 협상 중"

예르막 실장은 또한 "10개국 이상이 G7 선언(장기 안보 보장)에 동참했다"면서 "우크라이나가 각국과 미래 보장 조건을 협상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또 해당 계획이 3단계에 걸쳐 논의될 것이며, 정상급 회의로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예르막 실장은 다음 달 5~6일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열리는 우크라이나 평화 정상회의를 준비하고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 러시아 "우크라이나 무인보트 2척, 해군기지 공격 시도"

우크라이나가 무인 보트(해상 드론)로 러시아 흑해 인근 노보로시스크에 있는 해군 기지를 공격하려 했다고 4일 러시아 국방부가 발표했습니다.

국방부는 이날 발표문에서 "지난밤 우크라이나군이 무인 보트 2척으로 노보로시스크 해군 기지를 공격하려 시도했다"면서 "이 보트들은 해군 기지 외곽을 지키던 러시아 군함의 무기에 의해 탐지돼 파괴됐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날 우크라이나군의 러시아 해군 기지 공격 상황을 촬영한 동영상이 소셜미디어에 빠르게 퍼졌습니다.

해당 영상을 보면 바다 쪽에서 총소리가 들리고, 해안선 바로 앞바다에선 정체 불명 선박이 움직이는 모습도 담겨 있습니다.

베냐민 콘드라티예프 크라스노다르주 지사는 이에 관해,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공격을 격퇴했다고 텔레그램을 통해 밝히고, 물질적 피해나 사상자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매체들은 러시아 흑해 함대 주력 함정 가운데 하나인 올레네고르스키 고르냐크함이 크게 손상됐다고 보도했습니다.

현지 언론과 국제 군사 매체들은 해상 드론이 올레네고르스키 고르냐크함으로 보이는 선박 좌현에 접근하는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 항구 가동 중단

노보로시스크 항구는 일단 가동 중단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노보로시스크에서 유조선에 석유를 적재하는 카스피안 파이프라인 컨소시엄은 항구 측이 일시적으로 모든 선박의 이동을 금지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날(4일) 러시아 국방부는 또한 지난 밤 사이 우크라이나 무인항공기 10대가 크름반도(크림반도) 내 시설 공격을 시도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를 러시아군이 흑해 상공에서 격추하고 무선·전자전 장비를 이용해 또 다른 드론 3대를 교란시켜 무력화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로 인한 물적·인적 피해는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 길을 열어줬던 흑해 곡물 협정이 러시아의 4차 연장 거부로 지난달 17일 자정(18일 0시) 종료된 뒤 흑해와 인근 항구에서는 충돌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남부 오데사주의 항구 마을을 공격해 항만시설과 곡물 창고를 파괴했고, 곡물 수출 우회로로 쓰이는 다뉴브강 인근 시설도 연일 공습했습니다.

같이 보기: 러시아, 또 다뉴브강 항만 곡물시설 공습...나토 회원국 루마니아 인근 겨냥 '충돌 확대' 우려

우크라이나는 이에 맞서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와 크름반도에 드론 공격을 감행했습니다.

러시아는 앞서 민간 선박을 호위하던 자국 군함을 우크라이나 해상 드론이 공격했다고도 밝혔습니다.

VOA 뉴스 오종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