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중국, 남중국해 물대포 공격 공방. 필리핀, 중국대사 불러 항의

조나단 말라야(가운데) 필리핀 국가안전보장회의 대변인이 7일 마닐라에서 기자회견하고 있다. 왼쪽은 제이 타리엘라 필리핀 해안경비대 서부해역 대변인, 오른쪽은 메델 아길라 필리핀군 대변인.

중국 해안경비정이 남중국해 내 필리핀과 영유권 분쟁을 빚고 있는 지역에서 필리핀 선박에 물대포를 발사한 뒤 양측의 공방이 가열되고 있습니다.

중국은 필리핀 선박이 자국 해역을 침범했다고 주장했지만 필리핀은 이를 부인하며, 물대포 공격은 위험하고 과도한 행태라고 비난했습니다.

필리핀 국가안보회의(NSC)의 고위 당국자인 조나단 말라야 씨는 오늘(7일) 지난 5일 발생한 중국의 물대포 공격을 ‘다윗과 골리앗 상황’에 비유하며 중국이 위험한 행동을 했다고 비판했습니다.

말라야 씨는 중국이 ‘세컨드 토머스’ 암초(필리핀명: 아융인, 중국명 런아이자오)에 병력을 증강하더라도 이 곳을 지키려는 필리핀의 의지를 꺾지 못할 것이라며, 필리핀은 ‘아융인’을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필리핀 정부는 이날 자국 주재 중국대사를 초치해 이번 사건에 대해 강력히 항의했습니다.

필리핀 해안경비대는 앞서 중국 해안경비정이 영유권 분쟁지역인 이 곳을 지키는 필리핀 해병대원들에게 전달할 보급품을 실은 선박에 물대포를 발사했다고 비난했었습니다.

그러나 중국 해경 대변인은 오늘 성명에서 이 곳은 중국 난사군도의 일부라며 물대포를 쏜 것은 직접적인 충돌을 막기 위한 조치였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은 필리핀에 이 곳에 대규모 수리 등을 위한 자재를 보내지 말 것을 경고했다고 밝혔습니다.

중국은 남중국해 거의 모든 지역에서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지만 국제적으로는 이를 거부당하고 있으며, 말레이시아, 베트남, 브루나이, 타이완, 필리핀은 남중국해 특정 지역에서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한편 미 국무부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동맹인 필리핀을 지지한다고 밝혔습니다.

국무부는 어제(6일) 성명에서 중국이 물대포를 발사해 필리핀 선박의 합법적인 항행의 자유 행사를 방해했다며, 이는 위험한 행태로 선박과 승무원들의 안전을 위태롭게 했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