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전문가들 “미한일 정상회의서 납북자·한국군 포로 문제 다뤄져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윤석열 한국 대통령, 후미오 기시다 일본 총리가 지난 5월 G7 정상회의가 열린 히로시마에서 회담했다.

다음 주 열리는 미한일 정상회의에서 한일 납북자와 한국군 포로 문제, 중국의 탈북민 강제북송 문제가 다뤄져야 한다고 인권 전문가들이 밝혔습니다. 한일 양국이 안보 뿐 아니라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서도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조은 기자입니다.

수잔 숄티 북한자유연합 대표는 “이번 미한일 정상회의는 인권 문제가 제기될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라고 밝혔습니다.

[녹취:숄티 대표] “The Biden administration has emphasized human rights overall in foreign policy and the Yoon administration is making the freedom and human rights of the North Korean people a priority of his administration. And then you've got, the Japanese are like, they're so fed up about the Japanese abductee issue that they’ve made this new policy, that if the North Koreans will return their abductees, then they'll start humanitarian aid…Great opportunities for HR issues to be raised.”

숄티 대표는 9일 VOA와의 전화 통화에서 “바이든 행정부는 외교 정책에서 전반적으로 인권을 강조해 왔고 한국 윤석열 정부도 북한 주민들의 자유와 인권을 정부 (대북 정책의) 우선순위롤 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일본은 납북자 문제 해결에 지친 나머지 ‘북한이 납북자를 돌려보낸다면 인도적 지원을 시작하겠다’는 새로운 정책을 세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과 일본 양국의 납북자와 한국전 국군포로 송환 문제가 이번 미한일 정상회의 의제의 우선순위에 올라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녹취: 숄티 대표] “Yes. I think it will solidify the relationship between three vibrant democratic allies who share common values and be an important summit to show significant cooperation against an increasingly hostile and threatening Kim regime.”

이번에 이런 문제가 다뤄진다면 “공동의 가치를 공유하는 활기찬 민주주의 동맹인 세 나라 간 관계를 공고히 하고 점점 더 적대적이고 위협적인 김씨 정권에 맞선 중대한 협력을 보여주는 중요한 정상회의가 될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의 필 로버트슨 아시아 담당 부국장은 미한일 3국 정상이 이번 회의를 통해 중국에 탈북민 강제송환 중단을 촉구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로버트슨 부국장] “The three governments should seize the opportunity at the summit to strongly appeal to China to halt its plan to force hundreds, and perhaps thousands, of North Koreans back across the border after they were arrested and held in China during the Covid period, when Pyongyang shut its borders… South Korea would likely be willing to receive all these refugees if China would simply let them go. This is an urgent human rights and humanitarian imperative that should be raised with China as soon as possible.”

로버트슨 부국장은 9일 VOA 에 “미한일 3국 정부는 이번 정상회의에서 북한이 국경을 폐쇄했던 신종 코로바이러스 대유행 기간 동안 중국에 체포돼 억류된 수백 혹은 수천 명의 탈북민을 강제 송환하는 계획을 중단하도록 중국에 강력하게 호소할 기회를 잡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중국이 탈북민을 내보내야 한다면 한국은 이 모든 난민을 수용할 의사가 있을 것”이라며 “이 문제는 가능한 한 빨리 중국에 제기돼야 할 긴급한 인권 문제이자 인도주의적인 의무 사안”이라고 밝혔습니다.

로버트슨 부국장은 “한국과 일본이 한국전 이후 북한에 억류됐던 수천 명의 한국군 포로뿐만 아니라 북한에 납치된 모든 일본인의 신원을 확인하도록 북한을 압박할 공통된 명분을 찾아야 한다”고도 말했습니다.

[로버트슨 부국장] “South Korea and Japan should find common cause to press North Korea to account for all the abducted Japanese nationals as well as thousands of South Korea POWs who were kept in the North after the Korean War…There should be a renewed effort by an international coalition of states to target and expose the full breadth of North Korea’s abductions over the years, and common effort to demand answers from Pyongyang. The summit should also raise the issue of Japanese nationals and ethnic Koreans from Japan who were duped during the “Paradise on Earth” campaign into returning to North Korea between 1959 and 1984 and then prevented from leaving.”

“수년에 걸친 북한 납치 문제 전체를 겨냥하고 폭로하려는 국가들의 국제적 연대의 노력이 재개되고 북한에 관련 답을 요구하는 공동의 노력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피해자 가족회’와 ‘북한 납치 일본인 조기 구출을 위한 행동하는 의원연맹’ 소속 의원들이 주미 일본 대사관에서 방미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자료화면)

로버트슨 부국장은 또 “북한은 ‘지상낙원’이라는 선전에 속아 1959년부터 1984년 사이 북송됐다가 떠나지 못한 일본인들과 재일 한인들에 대한 문제도 이번 정상회담에서 제기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로버트 킹 전 국무부 북한인권특사는 한일 양국이 북한 인권 문제와 관련해 비슷한 우려를 공유하고 있는 데 주목했습니다.

[녹취:킹 전 특사] “It's been very encouraging to see Japan and South Korea improve their relationship. Things have improved and I think that's positive not only in terms of security, which is a primary concern in terms of the security, involving North Korea, but also involving the human rights issues, which are of concern to both Japan and South Korea… Both countries have citizens who were abducted by the North Koreans.”

킹 전 특사는 9일 VOA와의 통화에서 “한일 관계 개선은 북한과 관련해 가장 중요한 관심사인 안보뿐만 아니라 두 나라의 관심사인 인권 문제 측면에서도 고무적”이라며 “한국과 일본 모두 납북된 국민들이 있고 이에 대한 우려를 공유하고 있으며 두 나라 모두 관련 정보 제공의 측면에서 북한을 좀 더 긍겅적인 방향으로 움직이게 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주요 관심사는 일본의 경우 납북자 송환 문제이고 한국의 경우 이산가족 상봉 문제지만 서로 갖고 있는 문제는 유사하다”며 “따라서 일본과 한국이 이런 문제들에 대해 협력하는 것은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킹 전 특사] “The two countries share this concern, trying to move North Korea in a more positive direction in terms of providing information. Releasing Japanese individuals in the case of Japan, in case of South Korea, it's a question of primarily family reunification…But nonetheless, there's similar problems. And so I think it's helpful that Japan and South Korea are working together on these things… I'm sure it will, because it's important to both countries. And so including language, you know, simply reflects the fact that both are concerned about the issue and they're talking about it… It's an issue that will come on up. It's an issue that is, unfortunately, a shrinking issue because the number of soldiers from the Korean War who are still alive is very small and getting smaller.”

킹 전 특사는 한일 납북자 문제 등 북한 관련 인권 문제는 양국 모두에 중요하기 때문에 이번 미한일 정상회의에서 다뤄질 것으로 전망하면서 공동 성명에도 관련 문구를 포함하면 “두 나라가 이 문제에 대해 우려하며 논의하고 있다는 사실을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북한에 있는 한국인 국군포로 문제의 경우 이번 정상회의에서 다뤄질 것으로 내다보면서도 “안타깝게도 이 문제는 국군포로 고령화로 인해 관심이 떨어지고 있는 사안”이라고 말했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윤석열 한국 대통령, 기시다후미오 일본 총리는 오는 18일 미국 대통령 별장인 워싱턴 DC 인근 캠프 데이비드에서 3국 정상회의를 개최합니다.

미한일이 국제회의 계기가 아닌 별도로 3국 정상회의를 개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앞서 미한일 정상은 지난해 11월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3국 정상회의 뒤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3국 정상은 납치자 문제의 즉각적 해결을 위한 공동의 의지를 재확인한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기시다 총리와 바이든 대통령은 또한 북한에 억류된 대한민국 국민이 즉각 석방되어야 한다는 데 대한 지지를 표명한다”고 밝혔습니다.

바이든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은 이와는 별도로 지난 4월 워싱턴에서 개최한 정상회담 뒤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미한 양국은 “북한 내 인권을 증진하고 납북자·억류자·미송환 국군포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