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방부 “북한, 치명적 독소·병원균 제조 능력 보유…생물 무기 프로그램 유지”

한국 휴전선 인근 연천에서 주한 미군 소속 군인들이 한국군과 연합 화생방전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자료사진)

미 국방부가 생물학적 무기를 계속 개발하는 국가 중 하나로 북한을 지목했습니다. 병원체와 독소를 생산하고 사용할 수 있는 지식과 능력이 있을 뿐 아니라 여전히 공격적인 생물무기 프로그램을 유지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 국방부는 최근 발간한 ‘2023 생물학방어 태세 검토(Biodefense Posture Review)’ 보고서에서 생물무기 위험을 제기하는 국가로 중국, 러시아, 북한, 이란을 지목했습니다.

[보고서] “The PRC, Russia, North Korea, and Iran, probably maintain the knowledge and capability to produce and employ traditional pathogens and toxins. These countries historically pursued, and at least one country (North Korea) continues to pursue, pathogens that cause highly infectious or contagious diseases, such as anthrax, plague, and toxins, including botulinum toxin. These nations probably also retain the knowledge and ability to employ these agents if necessary.”

보고서는 “중국, 러시아, 북한, 이란은 아마도 전통적인 병원체와 독소를 생산하고 사용할 수 있는 지식과 능력을 보유하고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이들 국가는 역사적으로 탄저병, 흑사병, 보툴리눔 독소를 비롯한 전염성이 높거나 전염성이 강한 질병을 일으키는 병원체를 추구해 왔으며 적어도 한 국가, 즉 북한은 계속해서 이를 추구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들 국가는 필요한 경우 이러한 작용제를 사용할 수 있는 지식과 능력도 보유하고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이들 국가가 기존 방어를 무력화하면서 치명적인 위력을 가진 신종 독소를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보고서] “The United States assesses that North Korea and Russia maintain offensive biological weapons programs in violation of Biological Weapons and Toxins Convention (BWC) obligations and
identifies concerns with Iran’s activities and its compliance with the BWC.”

보고서는 “미국은 북한과 러시아가 생물무기 금지협약(BWC)를 위반해 공격적인 생물무기 프로그램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한다”며 이란도 이 협약을 준수하지 않을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또 중국에 대해서는 “인민해방군의 독소 연구, 개발과 관련해 생물학적 위협으로서의 잠재력을 고려할 때 생물무기금지협약 규정을 준수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를 갖고 있다”며 “중국은 유전공학, 정밀의학, 뇌과학과 같은 기술 분야에서 세계적인 선도국가가 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고 생물학을 ‘새로운 전쟁 영역’으로 불렀다”고 보고서는 밝혔습니다.

미 국방부가 ‘생물학방어 태세 검토’ 보고서를 발간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2035년까지 예상되는 생물학 위협을 평가하고 방어 전략을 기술했습니다.

보고서는 적성국의 생물학 무기 공격, 코로나 19와 같은 전염병, 실험실 사고에 따른 병원균 유출 등을 다뤘습니다.

데버라 로젠블럼 국방부 핵∙생화학방어 담당 차관보가 23일 워싱턴의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열린 '생물학방어 태세 검토' 보고서 관련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데버라 로젠블럼 국방부 핵∙생화학방어 담당 차관보는23일 워싱턴의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열린 보고서 관련 토론회에서 현재 미국이 생물학 방어 분야에서 결정적 순간에 놓여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생물학 무기의 사용을 억제하고 자연 발생적인 전염병 확산에 신속히 대응하려면 ‘생물학방어 태세 검토’에서 서술한 중요한 개혁을 이행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녹취: 로젠블럼 차관보] “The Secretary of Defense charged the department with being prepared to operate in a biological threat environment, and to support the National biodefense enterprise, both at home as well as abroad. DOD must implement the significant reforms outlined in the bio posture review to enable a resilient total force that deters the use of bio weapons, responds rapidly to natural outbreaks, and maximizes biosafety and biosecurity for laboratories globally.”

로젠블럼 차관보는 “국방장관은 국방부가 생물학적 위협 환경에서 작전할 준비를 갖추고 국내외의 국가 생물방어 기업을 지원할 것을 주문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국방부가 생물학적 무기의 사용을 억제하고 자연 발생적인 전염병 확산에 신속히 대응하며 전 세계 실험실의 생물학 안전과 보안을 극대화하는 회복력 있는 총전력을 구비하려면 생물학방어 태세 검토’에서 서술한 중요한 개혁을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23일 워싱턴의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미 국방부가 최근 발간한 '생물학방어 태세 검토' 보고서 관련 토론회가 열렸다.

미국의 민간단체인 ‘생물방어 초당적 위원회’의 아샤 조지 사무총장은 이날 토론회에서 생물무기 프로그램을 유지하고 있는 나라 중 하나로 북한을 지목했습니다.

[녹취:조지 사무총장] “Russia and North Korea have active offensive biological weapons programs, and that China and Iran have programs of concern.”

조지 사무총장은 “러시아와 북한은 공격적인 생물무기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고 중국과 이란은 우려되는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이들 4개 국가의 생물무기 프로그램에 대응해 주변 국가들이 방어 대책을 세우는 것을 넘어 스스로 생물무기를 개발하거나 획득을 시도할 수 있다며 확산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다른 국가들도 생물무기를 개발하거나 획득하는 시도를 하는 것을 우려해야 한다는 겁니다.

생물방어 초당적 위원회는 전직 미 정부 고위 관리와 전문가들로 구성된 민간 기구로 미국의 생물학적 위협 대응 역량과 제계를 점검하고 의회에 권고 사항을 제안합니다.

리처드 존슨 국방부 핵∙대량살상무기(WMD) 대응 부차관보는 이날 토론회에서 한국 등 다른 동맹국들과의 연합훈련에서도 생물무기에 대응하는 도상훈련을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토론이나 논문으로 정리하기가 어렵지만 실제 시나리오를 겪어 보면 더 잘 파악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녹취:존슨 부차관보] “I think training and exercising is important, not just for the, for US forces for the total force, but for our allies and partners, and doing that in an integrated way. When we do joint exercises, whether at NATO, whether it's with South Korea, Japan, Australia, etc.”

존슨 부차관보는 “미군의 훈련과 연습 뿐 아니라 동맹과 파트너 군대와 함께 통합된 방식으로 함께 연습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나토, 한국, 일본, 호주 등을 거론했습니다.

미국은 북한이 여전히 생물무기를 개발하고 있다는 지적을 거듭 하고 있습니다.

국무부는 지난 4월 공개한 ‘2023 군비통제ㆍ비확산ㆍ군축 이행보고서’에서 북한이 공격적인 생물 무기 프로그램을 보유하고 있으며, 생화학 작용제를 개발하고 생산하는 국가 차원의 공격 프로그램을 갖고 있을 것으로 평가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북한은 군사적 목적을 위해 충분한 양의 생물학 작용제를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을 것이며, 박테리아나 바이러스, 독소를 생산할 수 있는 기술적 능력도 갖고 있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아울러 북한은 생화학무기 개발을 지원할 수 있는 생명공학 및 재래식 무기 생산 기반 시설을 유지하고 있으며, 이중용도 과학 분야에 대해 다른 국가들과 협력하거나 생화학 장비 및 자재를 조달하는 등 지속적으로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은 ‘생물무기 금지협약(BWC)’ 의무에 의거해 북한의 활동을 계속 감시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