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문가들은 북한 무인기가 한국 안보에 중대한 위협을 제기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북한 무인기가 정찰 활동은 물론 생화학무기 등을 운반할 수 있는 만큼 완벽한 대응 역량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박형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군사전문가인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26일 VOA와의 통화에서 “북한이 5년 전보다 더 정교한 드론을 보유한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베넷 연구원] "So I'm sure they've got more sophisticated drones than what they had five years ago. they recognize that drones are a potential threat. I'm aware that North Korea had sent agents into Russia in particular to secure drone technology."
베넷 연구원은 북한 무인기가 5년 만에 한국 영공을 침범한 것과 관련해 북한은 드론이 한국에 대한 위협 도구가 될 수 있다고 인식하고 기술 확보를 위해 러시아에 요원을 파견하는 등 무인기 개발에 많은 투자를 해왔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26일 오전 10시 25분경부터 무인기 5대를 띄워 한국 영공을 침범했습니다.
한국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 무인기는 2m급 이하 소형 무인기로, 1대는 서울 등 수도권 북부 지역까지 비행했고 나머지 4대는 약 5시간가량 강화도 일대를 날아다녔습니다.
무인기 형태에 대해선 "조그마한 비행기"라며 "2017년과 유사한 것으로 보인다"고 한국 군 관계자는 설명했습니다.
북한 무인기가 한국 영공을 침범한 것은 2017년 6월 이후 5년 만입니다.
베넷 연구원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전쟁에서 최첨단 드론이 아니더라도 큰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북한의 무인기 공격도 "주목해야 할 상당히 심각한 위협"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베넷 연구원] "This is a pretty serious threat that we have to pay attention to. North Korea is like that hundreds of drones. they could deliver biological weapons against South Korea. I think South Korea have they should have a zero-penetration policy because you can never tell when something like that would be carrying high explosive or biological weapons or chemical weapons.”
북한은 수백 개의 드론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며 고성능 폭발물이나 생화학 무기 등을 운반하는 데 사용될 수 있는 만큼 한국에 심각한 위협을 제기할 수 있다는 겁니다.
그런 만큼 한국 정부는 북한의 무인기와 관련해 '제로 침투 정책'을 마련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베넷 연구원은 강조했습니다.
미국 공군 준장 출신인 데이비드 스틸웰 전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도 북한 무인기가 한국에 대한 위협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스틸웰 전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I remember like five six seven years ago, there was a drone that was pretty large and it was very primitive it was not sophisticated but you don't need a sophisticated vehicle or airplane to carry a some sort of a weapon that could crash into a city or whatever. yeah I mean, they can do surveillance that can obviously do kinetic attack harassment. And then you've got significant aviation activity in the area, in Gimpo and Incheon. These things are a direct threat to that as well"
약 5년 전 한국을 침투한 무인기는 크기가 크고 정교하지 않은 초기 수준이었지만 정교한 비행체가 아니더라도 무기를 실어 도시 안에서 충돌하는 공격을 단행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그러면서 무인기는 정찰활동 뿐 아니라 공격에도 사용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스틸웰 전 차관보는 특히 북한 무인기가 김포와 인천 등 항공 활동이 많은 지역을 비행한 점을 거론하며 "이는 직접적인 위협”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스틸웰 차관보는 북한 무인기 침투 목적은 정보수집과 사진 촬영 등 정찰 활동과 함께 무인기 공격에 대한 미한연합군 등 한국 측의 대응을 시험하는 차원일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미 해군분석센터(CNA)의 켄 고스 적성국 분석담당 국장은 북한이 정찰 역량과 물체 운반 능력 등 무인기 성능을 시험하고 한국의 관련 방어체계와 대응 속도 등도 파악하려 했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이와 함께 북한의 거듭된 미사일 발사와 마찬가지로 한국과 미국에 보내는 전략적 메시지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녹취: 고스 국장] "It also shows North Korea can be a dangerous actor if it wants to be and it has the capabilities to do so, whether they're missile tests or drone tests, and they definitely have the ability to constantly irritate and affect, you know South Korean and US thinking about security on the peninsula. They want to show a variety of capabilities."
북한은 자신들이 원할 경우 한국에 위험한 행동을 할 수 있으며, 한반도 안보에 대한 한국과 미국의 셈법에 계속해서 영향을 주고 성가시게 할 역량이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특히 북한이 이번에는 자신들의 다양한 역량을 과시하면서도 도발 수위를 조절하면서 "미사일보다 덜 도발적인" 무인기 침투를 선택했을 수 있다고 고스 국장은 덧붙였습니다.
이를 통해 미한 연합 군사훈련에 대해 불만을 표출하면서 한국과 미국에 정치적 양보를 압박하려는 일환이라는 것입니다.
전문가들은 한국 군 당국이 이번에 북한의 무인기를 격추하지 못한 점을 지적하며 확실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한국 측은 북한 무인기 침투에 대해 공군 전투기, 공격 헬기, 경공격기 등으로 대응에 나서고 레이더에 무인기가 포착되자 헬기의 20㎜ 기관포로 100여 발 사격을 가했으나 격추에는 실패했습니다.
한국 군 관계자는 "우리 국민의 피해를 발생시키지 않는 범위 내에서 대응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스틸웰 전 차관보는 이와 관련해 "북한 무인기는 격추되어야 했다"면서, 특히 무인기가 영토 내나 민감한 지역에 접근할 경우 화기나 대공포 등을 활용해 격추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스틸웰 전 차관보]"They should be shot down. Look if it's going anywhere near their soil or in the sensitive areas they do have the ability to shoot these things down. You can't use missiles. You have to use guns, and anti-aircraft artillery. The second the second thing you can do besides destroying them is basically use the electromagnetic spectrum you know, use energy to either jam them...”
또한 격추 외에도 통신이나 레이더 체계의 사용을 방해하는 '재머(Jammer)'를 통해 무인기와 지휘소의 교신을 방해함으로써 비행체를 추락하게 하는 것도 군사적으로 정당한 대응 방식이라고 스틸웰 전 차관보는 말했습니다.
스틸웰 전 차관보는 한국 측과 주한미군, 유엔군사령부 등이 북한의 무인기 침투와 관련해 적극 협의해야 하며 "무인기를 파괴할 역량을 발전시키지 못했다면 이를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랜드 연구소의 베넷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드론을 통해 위협을 제기할 수 있다는 점을 오랫동안 알고 있었다"면서 그러나 "한국 측이 북한의 드론 도발에 대해 충분한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베넷 선임연구원] "we've known for some time that North Korea could pose a drone threat. South Korea wasn't more prepared for dealing with these drones...That's a violation of South Koreans airspace. There should be grand plans to shoot them down using using either some form of short range missile defense or air defense or using fighter aircraft to shoot them down."
베넷 연구원은 이번 사건은 "한국 영공에 대한 침범"이라고 지적하며 한국은 방공 체계나 전투기를 통한 격추 등을 통해 북한의 무인기를 파괴할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박형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