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방부, 북 전술핵 해군 배치 시사에 “한일과 협력 대응”…전문가들 “미한 압박용 허세”

북한은 지난 3월 잠수함에서 전략순항미사일 2기를 발사했다며 사진을 공개했다.

북한이 전술핵무기의 해군 배치를 시사한 데 대해 미 국방부는 한국과 일본 등 동맹과 협력해 대응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전문가들은 전술핵과 해군 자산의 역량이 부족한 북한이 허세를 부린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 국방부는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전술핵 해군 배치 가능성을 언급한 것과 관련해 북한이 역내 안보에 가하는 위협을 지적했습니다.

[미 국방부 대변인] “We don’t comment on matters of intelligence. But we have been very clear on the threat posed by the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 (DPRK) military programs, and our commitment to the defense of the ROK, Japan, and our commitment to uphold regional peace and stability. We will continue to work with the both the ROK and Japanese Governments to address the threats posed by the DPRK and to advance our shared objective of the complete denuclearization of the Korean Peninsula.”

국방부 대변인은 30일 VOA의 관련 서면 질의에 정보 사안에 대해 언급하지 않겠다면서도 “우리는 북한의 군사 프로그램이 제기하는 위협과 한국, 일본을 방어하고 역내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겠다는 우리의 약속에 대해 매우 분명하게 밝혀왔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공동의 목표를 진전시키기 위해 한국 및 일본 정부와 계속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앞서 북한 ‘조선중앙통신’ 등 관영 매체들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27일 해군절을 앞두고 해군사령부를 방문해 한 연설에서 미한일 3국 연합훈련을 비난하며 해군력 강화를 강조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특히 “전술핵 운용의 확장정책에 따라 군종부대들이 새로운 무장수단을 인도받게 될 것”이며 “해군은 전략적 임무를 수행하는 국가핵억제력의 구성 부분이 될 것”이라고 말해 전술핵을 해군 자산에 배치할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됐습니다.

이에 대해 미국 전문가들은 북한의 핵과 해군 역량에 의문을 제기하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켄 고스 미 해군분석센터 국장

켄 고스 미 해군분석센터 국장은 30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북한이 만일 잠수함 등 해군 자산에 핵무기를 도입하게 된다면 육상 기반 핵무기보다 미한일 3국의 감시와 추적을 따돌리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사거리를 늘릴 수 있는 이점을 얻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먼저 북한이 해군 전함에 탑재할 전술핵무기와 관련한 적절한 역량을 확보해야 이 같은 가정이 가능해진다면서, 북한은 아직까지 그런 역량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고스 국장] “They still haven't had the 7th nuclear test. We still haven't seen them mate a warhead to a missile. We still have not seen a test that shows that they could have a missile with a warhead due re-entry capability and survive that which would be something that they would need for a full up nuclear capability.”

북한은 전술핵무기에 필수적인 핵탄두 소형화를 위한 7차 핵실험도 아직 실시하지 않았으며 핵탄두를 미사일에 결합하는 모습도 보여주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아울러 완전한 핵 능력을 갖추기 위해 탄두의 대기권 재진입 능력을 갖춘 미사일을 보유할 수 있는지, 또 그것이 재진입 과정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지 역시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고 덧붙였습니다.

고스 국장은 또 북한의 핵 역량과 별개로 해군 자산들 역시 핵무기를 배치해 운용하기에 역량이 충분치 않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 고스 국장] “You have to also ask in terms of their navy capability. I mean they've got a lot of old ships a lot of these things are not brand new. Do you really want to have nukes floating around on ships out there that potentially could sink? You have nukes at the bottom of the ocean which would cause a problem even if North Korea didn't even use them.”

북한 해군은 신형이 아닌 낡고 오래된 함선을 다수 보유하고 있으며 잠재적으로 침몰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지적입니다.

그러면서 그 같은 낡은 전함에 핵무기를 배치해 잠재적 피해를 떠안는 것은 북한도 원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 해군참모대학 미래전 연구소장인 샘 탕그레디 교수는 기술적 측면에서도 북한이 해군 자산에 핵무기를 배치해 실전에 적용하기는 현 단계에서 “매우 어렵다”고 평가했습니다.

[탕그레디 교수] “Deploying nuclear weapons at sea, whether aboard ships or submarines, is more difficult than launching nuclear weapons on land. The targeting of ballistic missiles is dependent on the burn time of their rocket engines. To calculate that, one needs to know the exact position of the launcher. That is easy to determine on land based on latitude and longitude or grid coordinates. At sea, however, fixing one's precise position while underway in a moving environment is more difficult. The launch platform is constantly in motion. The most accurate determination of position can come from satellite signals, but one has to have access to satellite communications”

탕그레디 교수는 “해상에서 함정이나 잠수함 등에 핵무기를 배치하는 것은 지상에서 핵무기를 발사하는 것보다 더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탄도미사일의 표적은 로켓 엔진의 연소 시간에 따라 달라진다”면서, 이를 계산하기 위해서는 발사기의 정확한 위치를 알아야 하는데 육상과 달리 발사 플랫폼이 계속 움직이는 해상에서는 정확한 위치를 고정시키기가 매우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계속 움직이는 해상에서 정확한 발사를 위해서는 미사일 발사대가 안정화돼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특수 센서와 위성 신호에 접근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지만 북한은 그런 능력이 없을 것으로 진단했습니다.

탕그레디 교수는 또 북한 해군이 현재 보유한 미사일로는 핵을 탑재할 수 없으며 장거리 타격 역량도 기대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탕그레디 교수] “Currently, the NK missile patrol boats carry anti-ship cruise missiles such as P-15 Termit (Russian) or it's Chinese version, Silkworm. These missiles have a range of about 50 nautical miles and are designed to target ships. Theoretically, one could design a nuclear warhead for them, but it would be a limited range weapon specifically designed for war-at-sea. It would not be a "strategic" weapon and it would be difficult to accurately target a land target. As far as I know, these missiles cannot carry nuclear warheads. There are no NK naval platforms, either ships or submarines, that are designed to launch long-range ballistic missiles of the size that can carry a nuclear warhead. I am not aware of a program to build ones that are so capable.”

현재 북한의 전함에는 러시아제 P-15 테르밋 또는 중국제 실크웜과 같은 대함 미사일이 탑재돼 있는데, 이는 사거리가 50해리, 약 100km 미만으로 역량이 매우 제한적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이 미사일에는 실질적으로 핵탄두를 탑재할 수 없으며, 탑재한다고 하더라도 지상 목표물을 정확하게 조준하기 어려워 ‘전략무기’라고 부를 수 없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탕그레디 교수는 현재 알려진 바로는 “북한에는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크기의 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용 함정이나 잠수함 등 해군 플랫폼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실제 능력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평가받는 북한이 이처럼 핵무기의 해군 배치를 시사한 것은 미국과 한국 등에 압력을 가할 수 있음을 보여주기 위한 일종의 ‘허세’에 가깝다고 말했습니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북한은 주로 강압적인 목적으로 핵무기를 배치하고 있다”면서, 김 위원장은 핵무기를 사용하겠다고 위협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갖고 싶어하며 이를 통해 미한 양국을 압박하려 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베넷 선임연구원] “It's mainly deploying them for coercive purposes. It is a kind of bluff. And so once you put it in that context, Kim Jong Un wants to have a variety of ways that he can threaten to use nuclear weapons and thereby put pressure on the ROK and the United States to as he tries to coerce them to get them to do what he wants them to do. So, the naval threat is a coercive threat much more than it is an actual attack threat.

그러면서 김 위원장이 실제 역량이 있는 것처럼 과시하고 한국의 우려를 불러일으키기 위해 프리깃함 같은 해군 전함에서 한국 쪽을 향해 미사일을 발사하고 여기에 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방식으로 도발을 할 수도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탕그레디 교수는 만약 실제로 북한이 육상 핵 전력을 해군 쪽으로 이전 또는 확대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게 된다면, 이는 미한일 3국의 대응 전략을 바꾸게 할 만큼의 중대한 진전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나 현재 김 위원장의 위협은 그 근거가 없다면서, 북한이 중국이나 러시아로부터 그런 선박을 이전 받지 않는 이상 북한의 현재 산업 기반으로는 자체적으로 핵무기의 해군 배치 역량을 갖추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VOA 뉴스 조상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