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상원의원들 “킹 이병, 웜비어 사건과는 달라…적절한 방식으로 처리돼야”

지난 7월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서 미군 트래비스 킹 이병의 월북 장면을 지켜본 뉴질랜드 관광객 새라 레슬리 씨가 제공한 사진. 왼쪽 검은색 모자를 쓴 사람이 월북 직전 킹 이병이다.

북한이 월북 미군의 신병을 미국에 인계한 데 대해 미 의회에서는 이번 일이 오토 웜비어 사건과는 다르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미 당국이 ‘적절한 방식으로’ 처리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됐습니다. 이조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 상원의원들은 무단 월북한 미군 트래비스 킹 이병이 북한에서 풀려난 데 대해 초당적으로 ‘미 당국이 적절하게 처리하도록 맡겨야 할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상원 외교위 동아태소위원장인 크리스 밴 홀런 민주당 의원은 27일 VOA 기자와 만나 킹 이병의 신병이 미국에 인계된 것과 관련해 “모든 정황을 알지는 못하지만 그의 가족은 그가 집으로 와 기뻐할 것으로 확신한다”며 “세부 사항에 대한 결정은 바이든 행정부에 맡기겠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밴 홀런 의원] “I don't know all the circumstances of the situation, but I'm sure his family will be glad to have him home...I will leave it to the Biden administration to determine the details.”

상원 외교위 동아태소위 소속의 제크 머클리 민주당 의원도 킹 이병 문제는 “매우 이례적인 사건이라 국무부도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머클리 의원] “It's a very unusual event that I know our State Department is deeply attuned to. And I'm going to leave this in the State Department hands for the moment.”

그러면서 “이 문제는 국무부에 맡기도록 하겠다”며 말을 아꼈습니다.

판문점을 통해 월북했다가 27일 북한에서 추방된 주한미군 트래비스 킹 이병.

상원 군사위 소속의 마이크 라운즈 공화당 의원은 킹 이병의 문제에 대해 과거 북한을 방문했다가 선전물을 훔치려 한 혐의로 체포돼 억류됐다 미국으로 돌아온 직후 숨진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 사건과는 매우 다른 문제임을 강조했습니다.

[녹취:라운즈 의원] “I think this is a case of a young man who is in trouble. It appears as though he decided he would try to escape his troubles. And I suspect he probably regrets that decision now and will allow the Army to handle this in appropriate fashion for individuals that do that type of an action.”

라운즈 의원은 “이 사건은 문제가 있는 한 젊은이의 사건”이라며 “그는 문제에서 도망치려고 결심한 것 같은데 아마 지금 그 결정을 후회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육군이 그런 유형의 행동을 하는 개인에게 적용되는 적절한 방식으로 이 문제를 처리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라운즈 의원은 “지금 단계에서 우리가 반응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일단 킹 이병의 상태를 알아보고 사실관계를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라운즈 의원] “No, I don't think there's any need for us to respond at this stage of the game. Let's find out his condition and let's find out the facts first. But we'll have the Army handle it.

그러면서 이것 또한 “육군에서 처리하도록 하겠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상원 법사위 공화당 간사인 척 그래슬리 의원도 킹 이병이 애초에 군대와의 계약을 위반하고 무단 월북했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밝혔습니다.

[녹취:그래슬리 의원] “I guess I haven't thought about it except the impact of his going there in the first place, violating his contract with the Army…The most important thing for us is why did he leave and what's the consequences of his leaving?”

그러면서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킹 이병이 떠난 이유와 그에 따른 결과”라고 강조했습니다.

앞서 북한은 이날 관영 조선중앙통신 보도를 통해 킹 이병을 법에 따라 추방하기로 했다고 전했습니다.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미국이 킹 이병의 신병을 확보했다고 공식 확인하며 “북한에서 미국의 이익대표국으로서 외교적 역할을 수행한 스웨덴 정부와 킹 이병의 통행을 용이하게 해 준 중국 정부에 감사를 표한다”고 밝혔습니다.

킹 이병은 지난 7월 18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견학하던 중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월북했습니다.

북한은 킹 이병이 미군 내에서의 비인간적인 학대와 인종차별에 대한 반감을 품고 북한으로 넘어왔다고 주장했습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