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한국이 군사적 위협에 공동 대응하기 위해 체결한 ‘미한상호방위조약’이 10월 1일로 70주년을 맞았습니다. VOA는 이를 계기로 미한동맹의 지난 70년을 점검하고 발전 방향을 조망하는 기획 보도를 마련했습니다. 오늘은 두 번째 순서로 군사, 외교, 경제 분야에서 미한 동맹의 현주소를 살펴봅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4월 미한동맹 70주년을 기념해 워싱턴 DC에서 개최한 정상회담에서 미한 동맹이 한반도를 넘어 국제사회에서 맡은 중요한 역할을 강조했습니다.
[녹취: 바이든 대통령] “From tracking the climate crisis and strengthening our effort to fight it, and strengthening global health, no two countries are better suited to meet the challenges ahead than the Republic of Korea and the United States.”
바이든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기후 위기를 추적하고 그것과 싸우기 위해 노력하며 글로벌 보건을 강화하는 등 도전을 마주하는 데 있어 한국과 미국보다 더 적합한 국가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도 최근 열린 한미전략포럼 기조연설에서 미한 동맹이 안보 동맹에서 필수 글로벌 파트너십으로 성장했다며 “양국 국민과 인도태평양, 전 세계의 수 많은 중요한 우선순위에서 미국은 한국과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첼 리스 전 국무부 정책기획실장은 2일 VOA에 국제 현안에 대응하는데 한국이 미국에 ‘강력하고 창조적인 동맹’임을 증명했다고 평가했습니다.
한국은 미국과 같은 가치를 공유하며 강력한 국력을 바탕으로 협력한다는 것입니다.
[녹취: 리스 전 실장] “There are a lot of global challenges, global health challenges, climate change, nuclear proliferation, terrorism. And South Korea has proven itself to be a strong and creative ally with the United States together. They have a very strong voice, along with other friends and allies in Asia and elsewhere around the world. So South Korea is positioning itself now as one of the world's great democracies and is aligned with the Europeans, with the North Americans and Japan and other great democracies that believe in free enterprise and promoting human rights.”
리스 전 실장은 “국제 보건문제, 기후변화, 핵 확산, 테러리즘 등 수많은 국제 도전과제가 있다”며 “한국은 미국과 함께 강력하고 창의적인 동맹임을 증명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한국은 아시아를 비롯한 전 세계의 다른 우방, 동맹국들과 함께 매우 강력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며 “한국이 일본, 유럽 국가들, 북미 국가들과 더불어 자유 시장과 인권 증진을 도모하는 세계의 위대한 민주주의 국가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스콧 스나이더 미 외교협회 미한정책국장은 미한 동맹이 지난 15년 동안 한반도를 넘어 국제 현안으로까지 범위를 확장해 왔다며 ‘국제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양자간 협약’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녹취: 스나이더 국장] “Increasingly, where there are problems around the world, there is also a joint response from the US and South Korea. I would say that the evidence of the relevance of the alliance is increasingly obvious, including and on issues that are very far away from the peninsula.”
스나이더 국장은 “전 세계적으로 문제가 있는 곳에서 미국과 한국의 공동 대응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며 “한반도에서 아주 멀리 떨어져서 발생하는 문제들에도 미한동맹이 관련이 있다는 증거가 점점 더 분명해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2014년 서아프리카에서 유행한 에볼라 바이러스와 동남아시아에서 발생한 여러 자연재해에 미한이 공동 대응했으며, 타이완 해협의 평화 유지를 논의하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응해 협력했다고 말했습니다.
미 해군전쟁대학의 테렌스 로리그 교수는 특히 한국이 다양한 국제 현안에 매우 중요한 기여를 하고 있다며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을 꼽았습니다.
[녹취: 로리그 교수] “Ukraine and South Korea has been very careful to not provide lethal aid directly. But yet has been a very important supporter to other countries, Poland, in particular with some of its weapons sales, and has been very vocal and its support for the Ukraine cause and against Russian aggression in Ukraine.”
로리그 교수는 “한국은 우크라이나에 직접적으로 살상무기를 제공하지 않기 위해 매우 신중을 기해왔다”며 “하지만 인접한 폴란드 등에 대한 무기 판매에 있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해왔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침략에 반대하는 데 목소리를 매우 크게 내 왔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이 지역 안보와 경제를 넘어 유럽과 연계된 국제 경제와 안보에 이르기까지 모든 영역에서 더욱 존경받는 중요한 국가가 돼 가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미한일 안보협력… 동북아 안보 지형 전환”
군사적 측면에서도 미한 동맹이 외연을 확장해 일본과의 협력을 심화한 것은 동북아 안보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합니다.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담당 수석부차관보는 VOA에 “한반도와 그 주변에서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미국과 한국의 능력은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다”고 말했습니다.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 “Today, with the trilateral partnership that has been formed with Japan, a robust, highly capable security partnership is being built that has already changed the security architecture in Northeast Asia for the better and sent a strong message to all potential adversaries, including North Korea, the PRC, and Russia.”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는 “오늘날 일본과의 3국 협력을 통해 이미 동북아시아의 안보 구조를 더 나은 방향으로 바꾸고 북한, 중국, 러시아를 포함한 모든 잠재적 적들에게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는 강력하고 유능한 안보 협력이 구축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미한일 협력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미국, 영국, 호주 간 안보 동맹인 오커스(AUKUS), 미국, 일본, 호주, 인도 협의체 쿼드(QUAD)등 자유민주주의 국제질서를 지지하는 협력 구조의 중요한 구성 요소라고 말했습니다.
한미연합사 작전참모 출신인 데이비드 맥스웰 아태전략센터 부대표도 미한일 3국 안보 합의가 체결되면서 미한일은 역내에서 가장 강력한 세력(power)이 됐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미한일 군사협력 확대를 뒷받침하기 위해 주한미군과 주일미군을 통합해 ‘동북아 사령부’를 만드는 것을 강력히 지지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맥스웰 부대표] “It is time to relook because Indopacom is just too large. If you read it is the largest theater in the US system. It has more water, it has more people, and it is really time to have an Indopacom that focuses on the maritime and on the rest of the region, and a Northeast Asia command that focuses on the Asian landmass.”
맥스웰 부대표는 “인도태평양 사령부는 미군 안에서 가장 큰 전구”라면서 “다시 살펴볼 때”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아시아 대륙에 초점을 맞춘 동북아 사령부를 창설할 때”라면서 인태 사령부는 해양과 다른 지역에 집중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미 1992년, 1997년, 2002년에 극동사령부 또는 동북아사령부 설립을 위한 연구가 있었고, 이러한 사령부가 필요하다고 항상 결론이 나왔다고 전했습니다.
맥스웰 부대표는 첨단 방위산업을 갖춘 한국이 미국의 동맹들에 주요 군수품 공급원이라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녹취: 맥스웰 부대표] “It is developing high tech, high-quality military equipment that is interoperable, and therefore interoperable with NATO. We have seen it so really important weapon systems, tanks, artillery, to Poland, Romania, developing aircraft. So from that aspect, South Korea is a key partner, especially because the US industrial base has not been able to keep pace.”
맥스웰 부대표는 “한국은 고품질의 첨단 군사 장비를 개발하고 있으며 나토와 상호 운용이 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폴란드, 루마니아 등에 한국이 탱크와 포탄과 같은 중요한 무기 체계와 항공기 등을 제공했다”며 “특히 미국의 군수산업 기반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때 한국이 핵심 협력국 역할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대중 첨단기술 통제… 한국 핵심 파트너”
태미 오버비 전 주한미국상공회의소 대표는 VOA에 한국은 미국에 매우 특별한 경제, 무역 파트너라며 아시아에서 싱가포르, 호주와 더불어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를 맺은 몇 안 되는 국가라고 말했습니다.
또 첨단기술 특히 반도체 분야에서 미국과 한국은 상호보완적인 관계이며, 미국의 대중 첨단기술 수출 통제 조치에 있어서도 한국이 핵심 파트너 중 하나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오버비 전 대표] “It's called tall fence and small yard. What that means is the U.S. came out with export controls where the U.S. is very clearly trying to deny China access to a very small number of cutting-edge technologies and advanced equipment. Countries like South Korea, Japan, in the Netherlands and Taiwan are working together with us. But South Korea is one of our most important partners in that effort.”
오버비 전 대표는 대중 첨단기술 통제의 핵심인 ‘마당은 작게 담장은 높게’를 언급하며 “한국, 일본, 네덜란드, 타이완이 미국과 협력하고 있고 한국이 가장 중요한 파트너”라고 말했습니다.
미국 정부는 지난해 10월 미국의 반도체 장비를 중국에 수출하는 것을 사실상 금지하는 포괄적인 수출 통제 정책을 발표했으며, 이때 한국의 삼성전자와 SK 하이닉스에는 1년간 수출 통제를 한시적으로 유예했습니다.
오버비 전 대표는 “미국 정부가 삼성과 SK 하이닉스에 대해 유예를 무기한으로 연장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며 “양국 정부가 매우 세밀하고 광범위한 협의를 거쳤기 때문에 이런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미한 양국 정부는 군사적 용도로 사용될 수 있는 이 기술의 위험성을 분명히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오버비 전 대표는 “한국 기업들도 보호해야 할 매우 높은 품질의 기술이 있는데 유감스럽게도 중국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그 기술을 확보하려는 의지를 보여왔다”며 “이는 규칙을 기반으로 하는 모든 국가에 위험하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스나이더 국장은 미국과 한국이 중국의 경제 강압에 대한 효과적인 공동 대응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이 문제에 대한 조율과 협력, 양국 정부간 경제안보 협의 채널의 수준이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미국과 한국의 새롭게 진화한 공조를 중국이 아직 시험하지 않았다”며 “중국의 경제 강압을 공동으로 억제하려는 노력이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1980년대부터 한반도 문제를 다룬 시드니 사일러 전 국가정보위원회(NIC) 북한담당 국가정보분석관은 경제안보 상황이 역동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지금 미국과 한국의 협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사일러 전 분석관] “As we face the challenges of an ever-dynamically changing geo-economic condition, I am absolutely certain that our cooperation will be so crucial going forward. And this is where, you know, I know the off-stated. Paradox, as it's placed that somehow the the Republic of Korea is dependent on the US for its security is dependent on China for its economy is a gross oversimplification. It misses the ways in which Republic of Korea is integrated with the United States and a number of other countries other than China. And it also doesn't really take into account fully the downsides that can be associated, as we see with Beijing's use of economic coercion.”
사일러 전 분석관은 “한국이 안보는 미국에, 경제는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는 주장은 지나친 단순화”라며 “한국이 중국 외에도 미국과 다른 나라들과 통합돼 있는 방식을 놓치는 분석”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중국의 경제적 강압 사용 등 한국의 중국에 대한 경제적 의존 심화가 야기하는 단점도 고려하지 않은 분석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일러 전 분석관은 미한 양국의 상호 투자, 일자리 창출, 인적 교류가 늘어나고 있으며 두 나라 경제의 통합이 양국에 이익이 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지난 4월 백악관 미한 정상회담과 8월 캠프 데이비드 미한일 정상회의를 통해 미한 정상은 지난 70년간 지켜온 평화와 번영을 계속 보장할 미래 양국 관계에 대한 비전을 보여줬다고 평가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