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한밤중 연일 ‘불빛’…통일부 “야간 점등 확인”

한반도를 촬영한 10월 9일 자 야간 위성사진. 개성일대에서 빛이 관측된다. 1. 평양 2. 개성일대 3. 서울. 사진=미 항공우주국(NASA)

북한 개성공단에서 한밤중에 빛이 새어 나오는 모습이 연일 포착되고 있습니다. 공단 내 한국 자산을 밤에도 쉬지 않고 가동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한국 정부도 ‘야간 점등’을 확인했다고 전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북한 개성공단을 한밤중에 촬영한 위성사진에서 또다시 불빛이 관측됐습니다.

VOA가 6일부터 11일까지 이 일대 모습을 담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 위성사진을 확인한 결과, 구름에 가린 8일 하루를 제외한 닷새 동안 개성공단에서 밝은 빛이 발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9~11일 사이 개성일대 야간 위성사진. 개성공단(사각형 안)이 계속 밝게 빛난다. 1번은 개성시내, 2번은 한국 대성동 마을. 사진=미 항공우주국(NASA)

앞서 VOA는 지난 5일 자 나사 위성사진을 분석해 개성공단에서 야간에 새어 나오는 ‘빛’을 포착해 보도한 바 있습니다. 북한이 개성공단을 낮 시간대뿐 아니라 밤에도 무단으로 가동하는 정황으로 해석됐습니다.

그런데 이후에도 일주일 가까이 현장에서 밝은 빛이 관측되면서 야간 업무가 일상화 됐다는 추측을 낳습니다.

개성공단에서 새어 나오는 불빛 면적은 바로 옆의 한국 대성동 마을이나 북서쪽의 개성 시내보다는 넓지 않지만 밝기는 비슷합니다.

나사의 야간 위성사진은 빛의 세기를 하얀색과 회색, 어두운 회색, 검은색 순으로 표시하는데, 개성공단을 포함한 3개 지점은 이날 밝은 회색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 통일부 관계자는 12일 개성공단의 야간 가동과 관련한 VOA의 질의에 “북한이 자체 전력과 인력, 자원 등이 부족한 상황에서 개성공단 내에서 공장 전체가 아닌 일부 공장을 가동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또한 “최근에도 공단 내 차량과 인원의 출입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야간 점등 상황도 확인된다”면서 “구체적인 가동 상황 등에 대해선 공개하기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우리 자산의 재산권을 침해하는 행위에 대해 (한국) 정부는 앞으로 시간이 걸리더라도 북한에 분명히 책임을 물을 것이고, 필요한 조치를 취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개성공단에서 빛이 관측된 건 올해 6월부터입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개성공단이 위치한 지점은 바로 옆 대성동 마을과 비교해 매우 어두운 색으로 표시됐습니다.

그러나 올해 6월 들어 해당 지역이 점차 밝아지고 불빛 면적도 넓어지는 현상이 뚜렷해졌습니다. 이어 최근엔 대성동 마을이나 개성 시내와 비슷할 정도로 빛의 강도가 세졌습니다.

VOA는 지난 4월 위성사진을 분석해 개성공단 내 건물과 공터 등 21곳에서 버스와 인파, 자재 등을 발견한 데 이어 8월엔 40여 곳에서 활발한 움직임을 확인했습니다.

또한 한국 개성공업지구관리위원회가 과거 북한 측 근로자의 출퇴근 편의를 위해 제공한 현대자동차의 ‘에어로시티’ 버스 10여 대가 개성 시내를 돌아다니고 있는 장면도 포착해 보도했습니다.

과거엔 개성공단 내 특정 건물 몇 곳에서만 무단 가동 정황이 나타났지만 올해부턴 움직임이 포착된 건물의 수가 크게 늘어나고, 반경도 넓어진 것입니다.

그런데 이번 나사의 위성사진은 북한의 개성공단 무단 가동이 야간까지 이어지는 듯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개성공단은 남북 교류 활성화를 목적으로 지난 2005년 가동을 시작했으며, 이후120여 개 한국 기업체가 입주해 최대 5만 명에 이르는 북한 근로자를 고용해 운영돼 왔습니다.

그러나 2016년 2월 한국 정부는 북한의 핵과 장거리 미사일 시험 등을 이유로 공단 가동 중단을 결정했고, 북한은 한국 측 자산에 대한 전면 동결을 선언했습니다.

이후 북한은 지난 2020년엔 한국 탈북민 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를 문제 삼으며 개성공단 내 남북 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