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인권 전문가들 “중국, 탈북민 강제북송 중단해야”

엘리자베스 살몬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이 지난 8월 안보리 북한 인권 회의에서 북한의 인권 상황에 대해 보고하고 있다.

유엔의 인권 담당 특별보고관들과 실무그룹 수장들이 중국 정부에 탈북민 강제송환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국제법을 준수하고 남아있는 탈북민들을 송환하지 말라고 강조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엘리자베스 살몬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과 아우데 발데 유엔 강제실종실무그룹 의장 등 10여 명의 유엔 인권 전문가들은 17일 발표한 성명을 통해 중국 정부에 탈북민 강제북송을 중단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이들은 “중국이 여러 국제 인권기구의 거듭된 자제 요청에도 불구하고 대다수가 여성인 탈북민 수백 명을 강제 북송했다는 보고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전문가들 성명] “We are alarmed by reports we have received that China has forcibly repatriated hundreds of escapees from the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 (DPRK), the vast majority of whom are women, despite appeals repeatedly made by multiple international human rights bodies to refrain from doing so,”

이어 여전히 구금 상태에 있는 수백 명 역시 같은 운명(강제송환)에 직면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북송된 탈북민들이 겪는 인권 침해에 관해 자세히 설명했습니다.

오랜 기간 축적된 신뢰할 수 있는 보고에 따르면 “강제북송된 탈북민은 고문, 잔인하고 비인도적이거나 굴욕적인 대우와 처벌, 다른 심각한 인권 침해를 당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또 북한 당국은 불법 월경자를 ‘범죄자’, 한국행 시도자는 ‘반역자’로 분류해 가혹한 처벌을 가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고문, 잔인하고 비인도적이거나 굴욕적인 대우 또는 처벌, 사형 집행, 강제실종 등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당할 위험이 있는 국가로 누구도 송환되어서는 안 된다”는 국제 원칙을 강조했습니다.

[전문가들 성명] “No one should be returned to a country where they would face the risk of torture, cruel, inhuman or degrading treatment or punishment and other irreparable harm, including the use of the death penalty, and enforced disappearance,”

또 이들은 이주 신분과 관계 없이 모든 개인에게 강제송환금지원칙이 항상 적용돼야 한다면서 중국이 유엔 난민협약과 의정서를 비준한 당사국이란 점을 지적했습니다.

유엔 인권 전문가들은 그러면서 “우리는 중국이 국제법적 의무를 준수하고 남아있는 탈북민들을 강제 송환하지 말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북한 정부에는 최근의 국경 재개방 움직임을 환영한다며 유엔 기구들을 비롯한 인도주의 단체와 외교 공관의 조속한 복귀를 허용하고 유엔 인권기구들과 협력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또 “우리는 북한이 고문과 강제실종의 전면 금지, 자의적 구금 금지, 공정한 재판 보장 등 본국으로 돌아온 모든 국민에 대한 국제법적 의무를 준수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12일 정례브리핑에서 탈북민 강제북송 관련 질문에 “중국에는 이른바 ‘탈북민들’이 없다”며 중국 정부는 탈북민 문제에 대해 “항상 책임 있는 태도를 유지하면서 적절히 대처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는 국내법과 국제법, 그리고 인도주의 원칙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