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로버트 조셉 전 국무차관] “북한, 중동 무장단체에 핵무기 판매 가능성…지금 조치 취해야”

로버트 조셉 전 미 국무부 군축∙국제안보 차관이 17일 VOA 조은정 기자와 화상으로 인터뷰했다.

북한이 중동의 무장단체를 비롯한 불량 국가들에 재래식 무기뿐 아니라 핵무기를 판매할 가능성이 있다고 로버트 조셉 전 국무부 군축∙국제안보 차관이 경고했습니다. 조셉 전 차관은 17일 VO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핵 능력을 기하급수적으로 확장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또 북한의 하마스식 기습 공격 가능성과 관련해 한국은 모든 공격 경로에 대비하고, 억지력이 실패할 경우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조셉 전 차관을 화상으로 인터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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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로버트 조셉 전 국무차관] “북한, 중동 무장단체에 핵무기 판매 가능성…지금 조치 취해야”

기자) 바이든 대통령이 이스라엘을 방문합니다. 이번 방문의 성과는 무엇일까요? 중동전쟁을 막는 것일까요? 가자지구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마련하는 것일까요?

조셉 전 차관) 무엇보다도 이번 방문의 목적은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의 지원을 대통령의 방문을 통해 가시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마스의 잔인한 공격으로 1천300여 명의 이스라엘인과 미국인 등 많은 국가의 국민들이 사망한 상황에서 말이죠. 저는 그것이 가장 중요한 성과라고 생각하는데, 또한 바이든 대통령은 분쟁이 더 이상 확산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대통령은 특히 이란 등 외부의 개입을 억제하고 이란의 또 다른 꼭두각시(proxy)인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에 대규모 공격을 감행하는 것을 막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자) 이란은 군대를 이스라엘 인근 국경으로 이동시켰고 이란의 최고지도자는 ‘가자지구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에 대응해야 한다’고 했죠. 이란이 전쟁에 참여해서 북부에서 두 번째 전선이 형성될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조셉 전 차관) 이란은 이미 전쟁에 개입했다고 생각합니다. 이란으로부터 자금과 훈련을 지원받는 하마스가 이란의 대리인 역할을 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바이든 정부는 계속 직접적인 증거가 없다고 말하죠. 글쎄요, 간접적인 증거는 이 전쟁이 이란에 의해 계획되고 승인된 전쟁이라는 것을 매우 강력하게 시사합니다.

기자)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재점령하는 것은 큰 실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가자지구 주민에 대한 인도적 지원 제공 노력을 강조했고요. 중동 인도주의 문제 담당 특사도 새롭게 임명됐습니다. 바이든 행정부의 입장이 이스라엘의 군사 작전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에서 한발 물러서서 전쟁 여파를 완화하는 쪽으로 바뀌었습니까?

조셉 전 차관) 저는 바이든 정부가 두 가지를 다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매우 섬세하게 균형을 잡는 일입니다. 우리는 동맹국인 이스라엘에 대한 지지를 보여줘야 합니다. 하지만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로 진격하고, 특히 공중 폭격보다 지상에서 진격할 때 대규모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도 인식해야 합니다. 과거에는 볼 수 없었던 수준의 인도주의적 위기가 발생할 것입니다. 이번 전쟁의 매우 어려운 이 두 측면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기자) 바이든 대통령의 방문으로 이스라엘의 지상군 투입이 미뤄질까요? 미국은 전쟁의 여파를 완화하려 하지만 이스라엘의 대대적인 공세로 전쟁은 더욱 격화되지 않을까요?

조셉 전 차관) 대통령의 방문이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진격을 지연시킬 것인지 저는 모르겠습니다. 이스라엘이 언제 침공할 계획을 가지고 있는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하마스의 공격 이후 거의 열흘이 지났지만 아직 침공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대통령이 7시간 동안 방문한다고 해서 침공 시점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의문입니다. 지상군 투입은 매우 어려운 전투, 시가전이 될 것입니다. 이스라엘 사상자도 많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중동 문제에서 대부분 그렇듯이 현장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이 분쟁의 결과가 어떻게 될지 정확하게 예측하거나 알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1948년 제1차 중동전쟁 때에도 몰랐고, 1967년 제3차 중동전쟁 때도, 1973년 제4차 중동전쟁 때도 몰랐습니다. 지금도 솔직히 우리는 모릅니다.

기자) 이스라엘과 우크라이나에서 두 개의 전쟁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에 미한일 협력 강화 등 동아시아에 대한 바이든 정부의 초점이 필연적으로 분산되지 않겠습니까?

조셉 전 차관) 현재 우리는 군사 역량을 중동으로 돌리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는 중동에 핵추진 항공모함을 2척 배치했고 공군 부대들도 여럿 배치했습니다. 바이든 정부는 이것이 억지력을 위한 것이며 다른 행위자들이 분쟁에 관여할 경우 결과가 있을 것임을 매우 분명하게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말하죠. 하지만 제가 말했듯이 이미 다른 행위자들이 관여했습니다. 저는 이것이 한국과의 동맹, 그리고 일본과의 동맹에 따른 미국의 약속이나 미국의 역량, 아시아에서의 역량 강화에 어떤 영향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자) 한국의 합동참모본부는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에 북한제 대전차 무기와 122mm 방사포탄이 사용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이 중동의 무장단체에 무기를 이전하는 것과 관련해 어떤 점을 가장 우려하시나요? 미국이 이런 거래를 가장 잘 억제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입니까?

조셉 전 차관) 매우 중요한 질문입니다. 북한은 중동뿐 아니라 러시아에도 포탄 등 다양한 무기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돈을 지불할 의사가 있는 구매자들에게는 누구에게나 무기를 팔아온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앞으로도 중단하지 않을 것입니다. 비확산 전문가인 제가 가진 우려는 북한이 핵 능력을 기하급수적으로 확장하고 있는 가운데 재래식 무기뿐 아니라 핵 기술을 판매할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우리가 지금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미래에는 핵무기도 팔 것이라고 봅니다.

기자) 앞으로 북한이 중동에 핵을 이전한다면 그 범위나 정교함이 과거 시리아에 핵을 이전한 수준을 넘어설까요?

조셉 전 차관) 북한은 시리아에 플루토늄 생산 원자로 기술을 이전했으며, 이는 매우 심각한 것입니다. 핵무기 프로그램 개발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이 핵분열성 물질을 획득하는 것이기 때문이죠. 저는 북한의 핵 이전에 제한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북한이 2027년까지 200개 이상의 핵무기를 보유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눈 깜짝할 사이에 북한이 영국이나 프랑스보다도 더 많은 200개 이상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최고 입찰자에게 무엇이든 팔 의향을 가지고 있다고 상상해 보세요. 중동에서 테러 공격을 감행하는 행위자들은 물론 다른 불량 국가들에 북한이 핵무기를 쉽게 판매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매우 위험한 문제입니다.

기자) 하마스는 이스라엘의 1차 방어선인 아이언 돔을 무력화하기 위해 수천 발의 로켓을 발사했습니다. 또 이스라엘의 정보전 실패도 있었고요. 북한이 하마스식 공격을 감행할 수 있는데, 실제로 하마스가 패러글라이딩을 이용해 침투한 방식 등은 북한의 비대칭 공격 양상과 유사합니다. 한국은 어떻게 잘 대비할 수 있을까요?

조셉 전 차관) 한국은 모든 공격 경로에 대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북한은 화학, 생물학 무기와 핵무기 증강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한국은 동맹국들, 특히 미국과 협력해 이런 공격을 초기에 억제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억제 태세를 구축하기 위해 핵 분야뿐 아니라 다른 분야에서도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억지력이 실패할 것에도 대비해야 합니다. 중동에서 볼 수 있는 공격 유형에 대응할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는 또한 우리가 놀랄 것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것이 전쟁의 본질이기 때문이죠.

지금까지 로버트 조셉 전 국무부 군축∙국제안보 차관으로부터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전망과 한반도에 대한 영향을 들어봤습니다. 인터뷰에 조은정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