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한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이집트와 이란을 통해 북한 무기를 확보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문가들이 분석했습니다. 북한이 중동 테러단체의 주요 무기 제공자가 될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전문가들은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 공격에 북한제 무기를 사용한 정황이 포착된 데 대해 과거 북한과 하마스간 무기 연결 고리가 수차례 있었다는 점을 언급하며 “전혀 놀랍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이라크 주재 미국대사와 트럼프 행정부에서 시리아·반 ISIS 동맹 특사를 지낸 제임스 제프리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은 10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중동 지역에서 위기나 새 분쟁이 발생할 때마다 북한의 흔적이 곳곳에서 발견돼 왔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제프리 전 부보좌관] “North Korea has long provided weapons and technical knowledge as you know to radical forces in the Middle East. I wouldn't be surprised because a as North Korea is engaged in illicit arms sales and deliveries both to make money and to destabilize the international order in a big way. And therefore every time we have a crisis or a new conflict there's North Korean fingerprints on one or another thing.”
현재 미국의 민간연구단체인 윌슨센터에서 중동 프로그램 석좌를 역임하고 있는 제프리 전 부보좌관은 “북한은 오랫동안 중동의 급진 세력에 무기와 기술 지식을 제공해왔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은 돈을 벌고 국제질서를 크게 불안정하게 만들기 위해 불법 무기 판매와 납품에 관여하고 있다”면서 “자신들의 무기가 어떻게 누구에게 사용되든 아랑곳하지 않는 집단”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북한이 중동 지역에서 대상을 가리지 않고 전방위적인 무기 거래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지난 2014년 북한이 하마스에 대전차미사일과 다연장 로켓 발사기 등을 판매한 정황이 위성사진에 포착되고, 이란과 시리아의 무장단체와 반군 등에 무기를 제공한 사실이 유엔 전문가패널 보고서에 여러 차례 명시된 사실을 거론하면서 북한이 지난 10여년 간 무기를 제공함으로써 역내 갈등을 부추기고 이를 통해 이익을 얻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앞서 군사 전문 블로거인 ‘워 누아르(War Noir)’는 지난 7일 사회연결망 서비스 ‘X’를 통해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의 하마스 대원들을 촬영한 영상을 공개하며 “대원 중 한 명이 북한에서 만들어진 F-7 로켓을 갖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제 F-7 로켓은 85mm 로켓추진 방식의 유탄발사기(RPG)로 그동안 중동 지역에 다량 판매 됐을 가능성이 제기돼 왔습니다.
미 국방정보국(DIA) 정보분석관을 지내며 북한의 무기 거래 움직임을 오랫동안 추적해왔던 브루스 벡톨 앤젤로주립대 교수는 10일 VOA에 F-7 로켓 외에도 하마스가 북한제 무기를 사용하고 있는 정황이 계속 나올 것이라면서 ‘불새 대전차 시스템’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벡톨 교수] “You're gonna be reporting it pretty soon when Israel starts going into Gaza because Israel's sending in a lot of tanks. So trust me. That's important. But I mean there was various systems including even communications gear that reportedly North Korea had reached a deal with Hamas on in 2014 and before that there was a shipment that was a shipment an actual maritime shipment on a ship that was interdicted in Thailand. And the Israeli intelligence service said that those arms were bound for both Hezbollah and Hamas. So it appears likely that considerable number of the weapons that that Hamas has came from the North Koreans.”
지난 2014년 폭로된 북한과 하마스 간 무기 거래 계약 내용에 따르면 북한이 지상전용 불새 대전차 시스템을 하마스에 판매하기로 합의했으며 실제 수출까지 이뤄진 것으로 파악된다는 설명입니다.
또한 당시 이스라엘 정보 당국은 태국에서 차단 작전을 통해 확보한 선박에 실제 북한산 무기가 실린 것을 확인했으며, 해당 무기가 이란의 무장 정파 헤즈볼라와 팔레스타인의 하마스로 향하고 있다는 것을 지적한 바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하마스가 보유한 무기 중 상당수가 북한으로부터 들어온 것으로 판단된다”고 지적하고,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로 진격하게 되면 더 많은 북한산 무기를 보게 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제임스 제프리 전 부보좌관은 하마스가 F-7 외에도 북한의 로켓 유도 시스템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면서, 북한의 여러 로켓 시스템이 하마스에 제공됐을 가능성도 거론했습니다.
[녹취: 제프리 전 부보좌관] “The thing that they would be most interested in is North Korean guidance systems for rockets. And North Koreans have developed the scuds. They've developed the Katyusha they've developed they get all of these Russian rockets which are unguided. And they make them more precise and the Iranians are experts at that. But again there's an exchange of information and weapons and such between all these actors Iran, Syria, North Korea, occasionally China but they're more careful.”
북한은 구소련제 스커드 미사일을 개량한 신형 KN 시리즈 미사일을 개발했고, 역시 구소련제 카추사(katyusha) 로켓의 개량형을 보유하는 등 러시아 로켓 시스템을 더욱 발전시킨 전력을 갖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단순한 무기 직접 거래도 우려스럽지만, 북한의 무기 개발 정보 등의 교환도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국제사회는 이미 여러 차례 북한이 중동과 아프리카 지역에 무기를 수출하려던 정황을 포착해 공개한 바 있습니다.
지난 2016년 이집트 당국은 북한 선박에서 3만 개의 로켓 수류탄을 발견해 안보리에 보고한 바 있습니다.
당시 이들 수류탄은 2.3t에 달하는 철광석 아래 숨겨져 있었으며, 북한 선원들은 해당 물품을 ‘수중 펌프 장비’라고 주장했었습니다.
리비아 제재 문제를 다루는 유엔 안보리 1970 위원회는 지난해 공개한 연례보고서에서 지난 2015년 북한 조선광업개발무역회사가 아랍에미리트(UAE)에 무기를 공급하려 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당시 북한이 공급을 시도한 무기가 기관총용 12.7x108mm 탄약 2천만 개와 소총용 7.62x54mm 탄약 1천만 개 등 24개 종이었다는 구체적인 사실을 보고서에 담았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 무기가 하마스에 전달된 주요 경로로 북아프리카 국가인 이집트와 중동 국가 이란을 지목했습니다.
[녹취: 벡톨 교수] “There's a lot of underground tunnels along the border between Egypt and the Gaza strip and there's reports that Hamas was smuggling weapons in through those tunnels. Those tunnels what I'm talking about is there's tunnels that are dug under the border between Egypt and the Gaza strip right and there's been a lot of reports about those tunnels. There's a lot of sympathy in the Egyptian military for Hamas. They're both Sunni Muslims obviously they're both Arabs.”
브루스 벡톨 교수는 “이집트와 가자지구의 국경에는 수많은 지하 터널이 있고, 하마스가 그 터널을 통해 무기를 밀반입하고 있다는 보고가 있었다”면서 이집트 군부가 같은 수니파 무슬림이고 아랍인인 팔레스타인 하마스에 많은 도움을 줘 왔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모래가 다수 섞여 있는 가자 지구 토양 특성 상 대규모의 터널은 유지가 쉽지 않기 때문에 북한산 무기는 대부분 완제품 형태가 아닌 부품을 들여오고 추후 조립하는 형태로 밀반입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습니다.
또한 이 같은 외부 무기 밀반입을 위한 하마스의 터널 구축에 북한이 상당한 도움을 줬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향후 이에 대한 조사을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벡톨 교수] “So the guys that built the tunnels could have gotten the technology and the instruction from North Koreans in Lebanon, in Beirut or somewhere else in Lebanon because it's a proven fact that North Korea helped Hezbollah build tunnels that were very effective against the Israeli defense forces during the big war that they fought. When these tunnels first started being discovered back in 2014 there were rumors that the North Koreans were helping the Hamas build those tunnels. So that's something else that should be considered is that the tunnel technology that Hamas used to build those tunnels a may have come from instruction they got from North Koreans.”
과거 이란 헤즈볼라가 이스라엘군과 싸울 당시 북한이 매우 효과적인 땅굴 건설에 도움을 줬다는 사실은 입증됐으며, 이에 따라 하마스가 터널 건설에 레바논 등의 북한인들로부터 기술적 도움을 받았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프레드 플라이츠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비서실장은 이란을 통한 간접 거래를 통해 하마스가 북한 무기를 획득했을 가능성에 주목했습니다.
[플라이츠 전 비서실장] “It certainly appears that that either directly through direct a direct deal in which Hamas paid the North Koreans or through the IRGC, the Iranian republican guard corps, they smuggled those weapons in or through Hezbollah. But the latter seems more convincing. Iran is closer to both North Korea and Palestine and likely has many more routes.”
하마스가 북한에 돈을 지불하는 직접 거래를 통했을 가능성과 이란 공화국 경비대나 헤즈볼라를 통해 무기 밀수를 했을 가능성이 모두 있지만, 북한과 팔레스타인 모두와 깊은 유대 관계가 있는 이란이 매개체 역할을 했을 가능성이 더 설득력이 있다는 설명입니다.
전문가들은 하마스가 중동 지역 내 다른 무장 단체 및 테러조직과 깊은 연관이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북한이 중동 지역 내 최대 불법 무기 제공국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NSC 선임부국장을 역임했던 존 에라스 군비통제 비확산 센터 선임정책국장은 “하마스는 분명 중동 내 여러 국가에 동조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그들 중 일부는 불법 무기 거래를 도울 준비가 돼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에라스 국장] “Certainly Hamas has sympathizers in many countries through the Middle East. And some of them is prepared to help with this illegal trade. So it's irresponsible for North Korea to be providing weapons that get into the hands of terrorists and war criminals. And it's probable that what is going on comes under the definition of war crimes. So if you're assuming the presence of North Korean weapons that North Korea is involved in, war crimes that should be taken seriously.”
또한 하마스와 헤즈볼라는 서로 무기를 교환하고 훈련과 기술을 공유하는 등 오랜 기간 협력해왔으며, 중동 내 여러 반군 세력과도 연대를 꾀해왔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테러리스트와 전쟁 범죄자들의 손에 들어갈 무기를 제공하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며, 이 같은 전쟁범죄 동조행위를 심각히 받아들여야 한다”고 비판했습니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북한 담당 선임국장 재직 당시 북한과 이란 간 무기 거래 문제 등에 관여했던 앤서니 루지에로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국장은 북한이 이미 하마스와 헤즈볼라, 후티 반군 등 중동 내 무장 단체들에게 주요 무기 제공국으로 떠올랐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의 이러한 중동 내 무기 수출 영향력을 없애기 위해서는 강력한 제재를 시행하는 것이 여전히 최우선 해법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루지에로 국장] “And to me it raises the question of why have we not destroyed Kim’s revenue stream yet. That should have been done more than a year ago when the first hints that North Korea was working with Russia in Ukraine started to pop out.
That should have been done immediately but unfortunately we haven't done it yet. But there's still time for the administration to do it. And so North Korea should be treated with the same approach which is no mercy in terms of his revenue generation until he stops these activities.”
루지에로 국장은 왜 미국 정부가 아직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수익원을 없애지 않는지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며, 북한이 우크라이나와 협력하고 있다는 정황이 나왔을 때 이란 등 중동을 통한 무기 거래 의혹에 대해서도 조치를 취했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미국 정부가 조치를 취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는 남아 있다면서 “북한이 불법적 무기 거래 활동을 중단할 때까지 수익 창출을 할 수 없도록 자비를 베풀지 않는 접근 방식으로 북한을 대해야 한다”고 강력한 대북 압박정책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조상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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