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방부는 9.19 남북군사합의의 효력 정지 문제는 한국 정부가 결정할 사안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북한과 하마스 간 군사 협력의 구체적 정황은 발견하지 못했지만 계속 주시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사브리나 싱 국방부 부대변인은 한국 정부가 9.19 남북군사합의의 효력 정지를 검토 중이라고 밝힌 데 대해 “한국 정부가 말하고, 결정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싱 부대변인] “I think you're talking about the 2019 agreement so that's something that the Republic of Korea would have to speak to and make a decision about.
I just don't have anything to offer on that.”
싱 부대변인은 7일 정례브리핑에서 ‘효과적인 한국 방어를 위해 미국은 남북군사합의 효력 정지가 필요하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그것에 대해 제안할 것은 없다”면서 이같이 밝혔습니다.
앞서 신원식 한국 국방부 장관은 지난달 27일 국회 국방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서 9.19 남북군사합의 효력정지와 관련해 관계 부처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특히 “군사합의 효력정지는 북한이 도발했을 때 국민 보호를 위해 필요하다”며 “여기에 대해 미국 측도 공감했다”고 말했습니다.
9.19 남북군사합의는 지난 2018년 9월 19일 당시 문재인 한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서명한 평양공동선언의 부속합의서로, 지상과 해상, 공중 등 모든 공간에서 무력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일체의 적대행위를 전면 중지하는 게 골자입니다.
그러나 9.19 합의가 군사분계선 인근 상공 정찰과 전투기 작전 영역을 축소시켜 한국 군에 불리한 합의라는 일각의 지적도 이어졌습니다.
한편 싱 부대변인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한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북한 간 군사적 협력 의혹에 대해서는 구체적 협력 정황은 발견하지 못했다면서 예의 주시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싱 부대변인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하마스에 대한 지지를 언급했고, 하마스 고위 관계자는 북한을 동맹국으로 지칭한 데 대한 우려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둘 다 모두 개별적으로 자국이 속한 지역과 우리 국가 안보에 다른 위협을 가했다”면서도 “하마스와 북한 사이의 연관성을 보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싱 부대변인] “They both separately offered different threats and different security threats to their own regions and our own national security. But I haven't seen a connection between Hamas and the DPRK. I think I haven't seen a connection between Hamas and the DPRK. Again it's something that we'll continue to monitor. We know that, you know, North Korea is continuing to provide arms and assistance to Russia but I can't really speak to the Hamas relationship.”
그러면서 “북한이 러시아에 무기와 지원을 계속 제공하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하마스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언급할 수 없다”면서 “이는 우리가 계속 주시할 사안”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국무부는 이날 북한을 동맹국으로 지칭한 하마스 고위 관리의 발언에 대한 VOA의 서면 질의에 북한산 무기가 하마스로 이전된 다수의 경로가 있다면서 북한 무기 수출을 막기 위한 유엔 회원국들의 협력을 촉구한 바 있습니다.
앞서 이스라엘과 전쟁 중인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레바논 베이루트 주재 고위 간부 알리 바라카는 지난 2일 레바논 언론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이스라엘과의 전쟁에) 개입할 날이 올 수 있다. 왜냐면 결국 동맹의 일부이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 역량을 거론하면서 “북한은 미국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역량이 있다”고 말하고 “오늘날 미국의 모든 적, 또는 미국이 적대감을 보인 나라들은 더 가까워지고 있다”고 말해 반미 연대가 공고해지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싱 부대변인은 또 8일부터 인도와 한국, 인도네시아 등 인도태평양 지역 국가 순방길에 오르는 로이드 오스틴 장관의 일정을 소개하면서, 인도태평양 지역 발전을 위한 역내 파트너들과의 협력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했습니다.
[녹취: 싱 부대변인] “Tomorrow, Secretary Austin will depart for a trip to India, the Republic of Korea and Indonesia. The Secretary and his team have an exciting agenda and will continue to build on historic us momentum toward a shared regional vision for peace, stability and prosperity.”
“오스틴 장관과 그의 수행단이 평화와 안정, 번영을 위한 역내 공동의 비전을 향한 역사적인 추동력을 계속 구축해 나갈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그러면서 이번 순방에서 인도태평양 전역에서 동맹 및 파트너와의 역량 강화와 네트워크, 공동 작전 수행에 대한 미국의 목표를 설명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오스틴 장관의 인도태평양 지역 순방은 취임 이후 9번째로, 한국 방문 중엔 제55차 연례안보협의회(SCM)와 제1차 한·유엔사 회원국 국방장관 회의 등을 통해 신원식 한국 국방장관을 비롯한 고위 당국자들과 회담할 예정입니다.
VOA 뉴스 조상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