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새로운 불법 환적지로 지목된 석도 해상에서 또다시 선박 간 환적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앞서 초도 인근에서 집중적으로 이뤄졌던 환적 의심 행위가 무대를 옮겨 여전히 활발히 진행 중입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4일 북한 서해 석도 북쪽 해상에 선박 3척이 나란히 붙어있습니다.
VOA가 ‘플래닛 랩스(Planet Labs)’의 위성사진을 분석해 보니 길이 105m 선박과 95m 선박 2척이 45m 길이의 선박을 사이에 두고 선체를 맞댔습니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가 지적한 전형적인 불법 환적 장면입니다.
앞서 전문가패널은 매년 발행하는 보고서에서 선박 3척이 맞댄 경우엔 가운데에 있는 1척이 크레인용 바지선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따라서 이번에도 바지선 1척이 양옆의 대형 선박에 물건을 옮겨 싣는 중간 다리 역할을 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날 환적 정황이 포착된 북한 석도 인근 해상은 최근 전문가패널이 새로운 환적지로 지목한 곳입니다.
올해 중순까지만 해도 이곳에서 남서쪽으로 약 20km 떨어진 서해 초도 인근 해상에서 환적 정황이 포착됐지만, 최근 들어선 이곳에서 주로 환적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앞서 VOA는 지난달 촬영된 위성사진을 분석해 10월 한 달간 석도 북부 해상에서 최소 10건의 환적 정황을 포착했습니다.
이번에 발견된 환적 정황을 합치면 이 일대에서만 최근 한 달여 동안 최소 11건의 환적이 이뤄진 것입니다.
또 VOA는 올해 1~5월 사이 초도 인근 해상에서 38건의 환적 정황을 포착한 바 있는데, 이를 합친다면 올해 북한 영해 내에서 이뤄진 환적 의심 건수는 모두 49건으로 늘어납니다.
유엔 안보리는 지난 2017년 채택한 결의 2375호 11조를 통해 북한이나 북한을 대리하는 선박이 어떤 물품도 건네받지 못하도록 했습니다. 문제의 선박이 환적을 통해 어떤 물품을 주고받았든 제재 위반이라는 의미입니다.
전문가패널은 올해 초 발행한 보고서에서 북한이 공해상이 아닌 자국 영해에서 선박 간 환적을 벌이고 있다면서 “해외에서 출항한 선박이 (북한 영해에서) 북한 선박과 만나 환적한 뒤 종류를 알 수 없는 화물을 북한 남포로 옮기는 방식으로 제재를 피해 왔다”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