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재 대상 북한 유조선 중국 해역서 또 포착...불법 환적 온상 출몰

지난 2019년 4월 일본 외무성은 북한의 유엔제재 대상 유조선 '유선호'가 공해상에서 선적을 알 수 없는 선박과 불법 환적을 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상황을 포착했다며 사진을 공개했다.

유엔 제재 명단에 오른 북한 유조선이 또다시 중국 영해에서 발견됐습니다. 과거 선박 간 환적 장면이 발각됐던 선박인데 어떤 이유에서 중국 해상으로 향했는지 의문입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 영해에서 발견된 북한 유조선은 유선호입니다.

선박의 실시간 위치정보를 보여주는 ‘마린트래픽(MarineTraffic)’에 따르면 유선호는 현지시각 7일 중국 닝보-저우산 인근 해상에서 신호를 발신한 뒤 사라졌습니다.

유선호가 자리한 지점은 중국 본토에서 약 80km 떨어진 곳이지만 인근의 섬을 기준으론 불과 1km 떨어져 있습니다. 유선호가 발견된 곳이 중국 해역이라는 의미입니다.

이후 유선호는 10일 현재까지 위치 정보가 파악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는 선박의 위치 정보를 나타내는 선박자동식별장치(AIS)를 껐을 때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유엔 제재 대상 유조선인 유선호가 7일 중국 해역에서 신호를 발신하고 있다. 자료=MarineTraffic

앞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는 지난 2018년 3월 유선호를 포함한 선박 27척을 전격 제재했습니다.

당시 안보리는 유선호가 선박 간 환적을 통해 불법으로 유류를 건네받았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유선호를 포함한 13척에는 자산 동결과 입항 금지 조치를 모두 취해야 한다는 문구가 붙었습니다. 이는 자산 동결이나 입항 금지 혹은 선적 취소 등을 명령한 다른 선박에 대한 제재보다 더 강도가 높은 조치였습니다.

사실상 다른 나라 항구로 입항이 금지되는 것은 물론 입항하더라도 곧바로 억류될 위험에 처하게 될 선박이 북한 남포항에서 무려 800km가 넘게 떨어진 해역까지 운항한 것입니다.

또 유선호가 발견된 닝보-저우산 해역은 과거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이 북한 선박과 중국 선박의 불법 접선지로 여러 차례 지적한 곳입니다.

유엔 제재 대상 유조선이 불법 환적의 온상으로 알려진 이 해상으로 움직였다는 것은 불법 행위와 관련이 있다는 의심을 살 수 있습니다.

현재로선 중국 정부가 유선호를 억류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다만 최근 중국 정부가 대북제재 이행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여온 만큼 이들 선박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실제로 최근 중국 해상에선 유엔 안보리로부터 제재를 받고 있는 선박이 연이어 발견됐지만 이들이 억류되거나 입항이 금지됐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습니다.

앞서 VOA는 지난달 제재 유조선 천마산호가 중국 푸젠성 푸저우시 인근 중국 영해에 진입했다고 전한 바 있습니다.

또 지난 2016년 유엔 안보리의 제재를 받은 미림2호가 지난달 ‘성관호’라는 이름으로 중국 닝보-저우산항 해역에서 위치 신호를 발신했으며, 마찬가지로 유엔의 제재 대상인 북한 유조선 남산8호도 중국 저장성 원저우시 동쪽 해상에서 남하하는 장면이 포착됐습니다.

VOA는 중국 정부에 문제의 이들 선박에 대한 억류 여부를 문의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