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 정상이 미국에서 만나 한반도 평화 유지 중요성을 재확인하고 미한일 3국 협력을 가속화하기로 했습니다. 한국과 일본도 올 들어 7번째 정상회담을 갖고 양자 협력에 대한 논의와 함께 함께 북한 상황에 대한 솔직한 견해를 교환했습니다. 안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6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양자 정상회담을 가졌습니다.
백악관에 따르면 두 정상은 지역 및 글로벌 안보 문제를 논의하고 양국 간 안보 및 경제 협력을 증진하기로 했습니다.
두 정상은 이날 정상회담에서 타이완해협, 한반도, 동중국해 및 남중국해에서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재확인했습니다.
두 정상은 또 각국의 대중국 외교에 대해서도 논의하고 긴밀한 공조를 지속하기로 약속했습니다.
[백악관 보도자료] “They reaffirmed the importance of maintaining peace and stability in the Taiwan Strait, the Korean Peninsula, and the East and South China Seas. The leaders also discussed their respective diplomacy with the People’s Republic of China and committed to continue close coordination.”
아울러 미국의 모든 역량이 뒷받침하는 일본 방위에 대한 미국의 공약을 확인하고, 공동의 도전 과제를 해결하고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을 향한 비전을 진전시키기 위해 긴밀해 협력하기로 결의했습니다.
지난 8월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미한일 3국 정상회의를 기반으로 모든 분야에서 한국과의 3국 협력도 가속화하기로 합의했습니다.
[백악관 보도자료] “Recognizing the U.S. commitment to the defense of Japan backed by the full range of U.S. capabilities, the leaders resolved to work together closely to address shared challenges and advance their vision for a free and open Indo-Pacific. Building on the historic Camp David Trilateral Summit in August, they agreed to accelerate trilateral cooperation with the Republic of Korea in all areas.”
미일 두 정상은 아울러 양국 간 경제 협력 증진을 강조하고,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와 미일 경제정책협의위원회(Economic 2+2) 2차 회의에서 상당한 진전을 이룬 것도 환영했다고 백악관은 전했습니다.
이밖에 두 정상은 하마스와 그들의 끔찍한 테러 행위를 규탄하고 이스라엘의 자위권을 재확인했으며,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의 전쟁에서 벗어나 미래의 침략을 억제하고 스스로를 방어할 수 있는 민주적이고 독립적이며 주권을 가진 안전한 나라로 거듭날 수 있도록 계속 지원하겠다는 결의도 강조했습니다.
이날 한일 정상회담도 열렸습니다.
윤석열 한국 대통령과 기시다 일본 총리는 APEC 정상회의와 별도로 만나 양자 정상회담을 가졌습니다.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의 양자 정상회담은 지난 9월 10일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이뤄진 정상회담 이후 2개월 만입니다.
양국 정상은 지난 3월 이후 올 들어서만 7번째 정상회담을 가졌습니다.
한국 대통령실에 따르면, 양국 정상은 올해 7차례 정상회담을 통해 한일 관계의 긍정적 흐름을 이어나가고 있는 것을 환영했습니다.
또 외교·안보·경제 등 당국 간 협의체가 복원·재개되며 각급에서 소통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다양한 분야에서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해나가자고 했습니다.
두 정상은 양국 간 인적 교류가 가장 활발했던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빠르게 회복되고 있음을 높이 평가했습니다.
또 한일 미래 세대 간 유학, 인턴십, 취업 등 교류 확대를 위해 당국 간 의사소통을 계속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두 정상은 아울러 최근 이스라엘 지역에 체류 중인 양국 국민의 긴급 귀국을 위해 서로 도움을 주고받은 것을 평가하면서 앞으로도 재외국민 보호를 위해 한일 양국이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무력 충돌이 시작된 이후 한국 정부는 공군 수송기로 이스라엘에 체류 중이던 교민들을 대피시킬 때 일본인과 그 가족을 포함해 51명을 무상으로 이송했습니다.
이후 일본은 이스라엘에 체류 중이던 일본 교민을 대피시킬 때 한국 교민과 그 가족 등 16명을 자위대 수송기로 탈출시키는 등 양국 간 긴밀한 공조가 이뤄진 바 있습니다.
대통령실은 또 내년부터 미·한·일 3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이사국에서 함께 활동하게 되는 만큼, 북한·우크라이나 문제 등 주요 안보 현안에 관해 캠프 데이비드 정신에 기반해 3국이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전했습니다.
일본 총리실은 한일 정상회담 설명 자료에서 “두 지도자가 지속적인 북한의 핵과 미사일 활동을 포함해 현 북한 상황에 관해 솔직한 견해를 교환했고, 납치 문제 등 북한에 대한 대응에 관해 일본과 한국, 미국 사이에 양자, 삼자간 긴밀히 협력할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일본 총리실] “The two leaders had a candid exchange of views on the current situation in North Korea, including the continued nuclear and missile activities, and confirmed that they would work closely together bilaterally and trilaterally among Japan, ROK and the US on the response to North Korea, including the abductions issue.”
양국 정상은 17일 스탠퍼드대에서 열리는 좌담회에도 함께 참석합니다.
윤 대통령은 좌담회에서 ‘한일 및 한미일 첨단기술 협력’을 주제로 기시다 총리와 다양한 의견을 교환할 예정입니다.
한편 미한일 3국 정상들이 16일 오후 별도로 회동했습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윤 대통령, 기시다 총리는 이날 오후 APEC 정상회의장인 모스코니센터에 모여 3국 국기를 배경으로 기념 촬영을 한 뒤 곧바로 자리를 떴습니다.
미한일 3국 정상이 별도로 회동한 것은 지난 8월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미한일 3국 정상회의 이후 3개월 만입니다.
다만 3국 정상들은 기념 촬영 후 별도의 대화를 나누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날 오후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정상회의도 개최됐습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행사 연설에서 “우리는 아직도 할 일이 많지만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며 “기록적인 시간 안에 IPEF전체 4개 중 3개 분야에서 합의를 이뤘다”고 평가했습니다.
[녹취:바이든 대통령] “"We still have more work to do, but we’ve made substantial progress. In rerecord time we’ve reached consensus on the three pillars of the IPEF”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는 이날 14개 참가국 정상 간 회동 후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2024년부터 매년 장관급 위원회와 2년마다 정상 간 회의를 열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IPEF는 역내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견제하고 자국 중심의 경제 질서를 구축하고자 하는 바이든 행정부의 주도로 지난해 5월 출범한 다자 경제협력체입니다.
미·한·일 3국을 비롯해 호주, 인도,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베트남, 필리핀, 싱가포르, 브루나이, 뉴질랜드, 피지 등 14개국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상품·서비스 시장 개방 및 관세 인하를 목표로 하는 기존 무역협정과 달리 인도태평양 지역의 주요 14개국이 공급망, 기후변화 등 새롭게 등장한 글로벌 통상 현안에 공동 대응하기 위해 만든 경제통상 협력체로, 전 세계 GDP의 40%, 전 세계 상품·서비스 무역의 28%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번 회의는 IPEF 공식 출범 이후 두 번째 정상회의로, 지난해 5월 출범 이후 지난 1년 반 동안 진행된 7차례의 협상 성과를 확인하고, 향후 구체적인 협력 계획을 논의하기 위해 개최됐습니다.
각국 정상들은 IPEF가 새로운 이슈에 대응하는 플랫폼으로 작동하도록 안정적인 핵심 광물 공급망 구축을 위한 ‘핵심 광물 대화체’와, 참여국 간 인적 교류 활성화를 위한 ‘IPEF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데도 합의했습니다.
또 에너지 안보와 기술 관련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이들은 공동성명에서 “우리는 새로운 문제를 해결하고 혁신을 주도하며 시장 전반의 상업, 무역 및 투자 흐름을 촉진하기 위해 지역 협력과 공동의 약속을 지속적으로 강화할 것”이라며 “이것이 바로 오늘 우리가 IPEF 중요 광물 공급망을 강화하고 지역 경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긴밀한 협력을 촉진하기 위해 IPEF 중요 광물 대화를 출범하는 이유”라고 설명했습니다.
[공동성명] “That is why, today, we are launching the IPEF Critical Minerals Dialogue to foster closer collaboration on strengthening IPEF critical mineral supply chains and boosting regional economic competitiveness. We intend to explore additional initiatives to advance cooperation and dialogue on areas of mutual interest, such as energy security and technology. We also emphasize the importance of deepening people-to-people ties and intend to promote IPEF networks to share ideas and expertise among stakeholders in order to facilitate the participation of and ensure positive outcomes for all.”
이어 “우리는 에너지 안보 및 기술 등 상호 관심 분야에 대한 협력과 대화를 진전시키기 위한 추가 이니셔티브를 모색하고자 한다”며 “우리는 인적 유대를 강화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이해관계자 간의 아이디어와 전문성을 공유해 모든 사람의 참여를 촉진하고 긍정적인 결과를 보장하기 위해 IPEF 네트워크를 촉진하고자 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IPEF는 지속적인 참여와 협력을 통해 근로자의 권리를 증진하고 환경을 보호하며 모든 사람들을 위한 평화, 안정, 개발, 번영의 미래에 양질의 일자리와 포용적이고 지속 가능한 경제 기회를 창출할 수 있는 능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VOA뉴스 안준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