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쏘아 올린 정찰위성 만리경 1호가 빠른 속도로 이동하면서 하루에 지구를 15바퀴 돌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정찰위성의 실제 작동 여부가 이번 발사의 성공 여부를 판가름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지난 21일 발사한 만리경 1호는 하루 최소 2차례 한반도 인근 상공에 출현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실시간 위성 추적 웹사이트인 엔투요(n2yo)는 미 우주군이 수집한 정보를 토대로 23일부터 만리경 1호의 위치 정보를 공개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르면 만리경 1호는 고도 507km 내외에서 긴 타원형 궤도를 그리며 지구를 돌고 있습니다.
속도는 초당 7.61km로 측정됐습니다. 이는 만리경 1호가 지구 한 바퀴를 도는 데 걸리는 시간이 94.7분, 하루에 지구 15바퀴를 돌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한반도 시각으로 24일 새벽 2시 26분 현재 만리경 1호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엔젤레스 인근 상공을 지났습니다.
지금과 같은 속도를 유지한다면 만리경 1호는 하루 2~4차례 한반도 상공에 나타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실제로 엔투요를 비롯한 위성 추적 웹사이트 등은 만리경 1호가 24일 오전 10시 15분과 오후 9시 47분, 오후 11시 20분 등 총 3번에 걸쳐 한반도 인근 상공을 지나칠 것으로 관측했습니다.
또 만리경 1호는 25일과 26일엔 각각 2회와 3회씩, 27일에는 4번에 걸쳐 한반도 상공을 지나칠 예정입니다.
앞서 VOA는 미 우주군 소속 제18우주방위대의 위성 추적 웹사이트 ‘스페이스 트래커’를 인용해 만리경 1호에 위성번호(SATCAT)와 인공위성 식별번호(COSPAR ID) 등이 부여됐다고 전한 바 있습니다.
지구 궤도를 회전하는 인공위성에 공식 번호가 부여되는 점으로 볼 때 만리경 1호가 지구 궤도에 안착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위성 추적 웹사이트에도 만리경 1호가 빠른 속도로 이동 중인 모습이 나타나면서 만리경 1호가 지구 궤도에 진입한 사실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어 보입니다.
다만 이것이 만리경 1호의 정상 작동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정찰위성의 정상 작동 여부는 인공위성과 지상 기지국 간의 정상적인 교신과 인공위성이 촬영한 사진, 영상 자료에 대한 성공적인 수신 등을 통해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북한이 만리경 1호에서 촬영한 사진 자료 등을 공개하지 않는 한 이번 발사의 성공 여부는 외부에선 알 수 없습니다.
앞서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22일 보도에서 만리경 1호가 다음 달 1일부터 정식 정찰 임무에 착수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통신은 김정은 위원장이 이날 오전 9시 21분 만리경 1호에서 수신된 괌 앤더슨 미 공군기지 등을 촬영한 항공우주 사진을 봤다고 주장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