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첫 군사 정찰위성 발사 성공...북한 등 감시 역량 확보

한국의 첫 군사 정찰위성이 현지시각 1일 오전 10시 19분 미국 캘리포니아 소재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발사됐다. 스페이스X(Space X) 제공 영상 캡처.

한국이 첫 군사 정찰위성 발사에 성공했습니다. 궤도에 안착 후 지상과 교신까지 마치면서 한국은 조만간 독자적으로 대북 위성 정보를 확보하게 될 전망입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의 첫 군사 정찰위성이 현지시각 1일 오전 10시 19분 미국 캘리포니아 소재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발사됐습니다.

[효과음] “10, 9, 8, 7….”

미국의 우주개발 업체 ‘스페이스X’의 팰컨 9 로켓에 실려 발사된 한국 군의 정찰위성 1호기는 발사 약 2분 22초 후 1단 추진체가 분리됐으며, 2분 41초가 지난 시점 위성보호덮개인 페어링이 떨어져 나갔습니다.

스페이스 X에 따르면 이후 정찰위성 1호기는 발사 약 14분 뒤 2단 추진체에서 분리돼 목표로 설정했던 우주궤도에 정상 진입했습니다.

한국 군 당국은 정찰위성 1호기가 발사 약 78분 만인 오전 11시 37분경 지상국과 처음으로 교신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국 군의 정찰위성이 발사와 더불어 정상적인 궤도 안착과 교신까지 성공한 것입니다.

한국 정부는 정찰위성 1호기가 앞으로 4∼6개월 동안의 운용시험평가를 거쳐 내년 상반기에 전력화된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군 당국은 운용시험평가 기간 정찰위성의 구동 상태를 점검하고 위성이 촬영하는 영상의 초점을 맞추는 검보정 작업을 진행하면서 촬영 영상의 품질도 평가한다는 계획입니다.

이번 발사는 북한의 주요 전략표적에 대한 감시 및 대응 능력 강화를 위해 한국군이 지난 2018년부터 독자 정찰위성을 자체 연구·개발하기 시작한 이른바 ‘425사업’의 일환입니다. 이전까지 한국은 독자 정찰위성이 없어 대북 위성 정보를 미국에 전적으로 의존해왔습니다.

하지만 이날 정찰위성 1호기가 성공적으로 발사되면서 한국은 북한 등 목표 지역을 효과적으로 정찰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게 됐습니다.

이날 발사된 정찰위성 1호기는 고도 400~600km에서 지구를 도는 저궤도 위성으로, 전자광학(EO)·적외선(IR) 촬영 장비를 탑재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해당 촬영 장비는 가로, 세로 30~50cm 정도 수준의 해상도를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는 지상 30cm 크기의 물체를 식별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따라서 한국은 특정 지점에서 벌어지는 일을 고해상도의 위성사진 자료를 통해 감시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현재 한국은 추가로 고성능 영상 레이더 탑재 위성(SAR) 등 총 5기의 정찰위성을 오는 2025년까지 순차적으로 발사한다는 계획입니다.

SAR은 기상 조건이나 주·야간에 관계 없이 지상을 관측할 수 있는 위성입니다.

같이 보기: “한국 첫 군사정찰위성, 북한과 10배 차이 해상도…정찰 역량 배가될 것”

전문가들은 한국의 정찰위성이 최근 북한이 우주궤도에 안착시킨 정찰위성 만리경 1호보다 성능이 월등히 뛰어난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미사일 전문가인 반 밴 디펜 전 미국 국무부 국제안보비확산 담당 수석부차관보는 지난달 30일 VOA에 “현재까지 알려진 북한의 기술 수준을 토대로 관측하면 만리경 1호의 해상도는 3m 수준을 넘지 못하는 반면 한국의 해상도는 30cm로 큰 차이가 난다”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밴 디펜 전 부차관보] “The guess that I've made is that it's probably no better than three meters. So three meters compared to 30 centimeters. You know, that's a pretty big difference. So you're going to be able to get much less information at the level that the North Koreans are probably at.”

그러면서 “이는 한국이 북한 내부의 내밀한 활동과 차량 움직임 등을 정밀하게 파악하는 상황에서, 북한이 시설과 병력의 유무, 군 자산의 집결 정도만 파악할 수 있는 정도의 차이”라고 밴 디펜 전 부차관보는 말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