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군사정찰위성 발사에 성공하면서 미한동맹의 우주 작전 역량이 강화됐다고 군사 전문가들이 평가했습니다. 세계 여러 곳에서 분쟁이 일어날 때 한국이 한반도 정찰에 집중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전문가들은 한국이 위성 역량을 갖추고 심지어 핵무장을 하더라도 미한동맹을 주도하는 것은 압도적 군사력의 미국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9일 VOA ‘워싱턴 톡’에 출연한 반 밴 디펜 전 국무부 국제안보비확산 수석부차관보와 마이클 오핸런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의 대담을 함지하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진행자) 한국의 첫 군사정찰위성을 탑재한 미국의 스페이스X ‘팰컨9’ 로켓이 우주궤도에 진입했습니다. 북한이 자체 정찰위성을 궤도에 올린 지 몇 주 만인데요. 한국의 전 국방장관은 북한 정찰위성의 해상도를 1m로 추정했습니다. 한국의 정찰위성이 북한보다 얼마나 더 뛰어납니까?
반 밴 디펜 전 부차관보) 우리는 북한의 위성 역량에 대해 잘 알지 못합니다. 해상도가 1미터라고 보는 것도 너무 높이 평가하는 것이죠. 한국은 위성을 조립하는데 있어 자체 기술도 더 뛰어나고 서구의 선진 기술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한국의 정찰 위성은 해상도와 조준 정확도 등 주요 성능이 확실히 더 뛰어납니다.
진행자) 북한은 정찰위성으로 어떤 정보를 얻을 수 있을까요?
밴 디펜 전 부차관보) 북한 위성의 해상도로는 군사시설의 일반적인 활동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새로운 군사시설 설치도 식별할 수 있습니다. 대규모 병력이나 전투기, 또는 전함의 집결 정도를 식별할 수 있죠. 이러한 정보도 분명 도움이 되겠지만 전투기의 특징 등 자세한 기술 정보는 파악할 수 없을 것입니다.
진행자) 한국 국방부는 이제 한국이 독자적 정보, 정찰, 감시 역량을 갖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한국은 앞으로 미국 위성 자산에 대한 의존도를 점차 줄이다가 결국 독자적으로 갈까요? 한국의 위성 역량이 강화되면 앞으로 미한 우주 협력은 어떻게 발전할까요?
마이클 오핸런 선임연구원) 한국이 전반적으로 군사 기술을 계속 발전시키고 있는 것이 기쁩니다. 미한 동맹의 역량이 강화되는 것이죠. 하지만 한국이 자립을 목표로 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미국은 지구상 어디에도 없는 긴밀한 동맹을 한국과 맺고 있습니다. 사실 한국군과 미군은 부대의 구성과 구조 면에서 가장 긴밀하게 통합돼 있습니다. 따라서 한국이 독자적 역량을 가질 수 있을지, 어떻게든 미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수 있을지를 강조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만일 한반도에서 분쟁이 발생한다면 즉각 미국의 가장 높은 우선순위가 될 것입니다. 이때 우리의 막대한 우주 역량은 대부분 한국에 집중될 것입니다. 한국이 역량을 강화하는데 대해 이의가 없습니다. 미한 동맹의 공동의 역량이기에 좋은 것입니다. 혹시라도 한반도에서 분쟁이 일어나고 전 세계에 복합 위기 상황이 발생할 경우를 대비해 더 많은 여력을 확보하는 것입니다. 한반도에서 위기가 발생하고 또 요즘처럼 분쟁이 두세 곳에서 더 일어날 경우 한국은 한반도 안팎에서 정보수집에 집중할 수 있을 것입니다. 미국의 주의가 다소 분산되더라도 말이죠. 그런 의미에서 더 많은 능력을 보유하는 것은 좋습니다. 하지만 한국이 어떻게든 미국의 정보력을 대체하려는 열망을 가질 필요는 없습니다.
진행자) 한국 국가정보원은 국회 보고에서 북한 발사체 성공에는 러시아의 도움이 있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습니다. 동의하십니까?
밴 디펜 전 부차관보) 글쎄요, 한국 국정원만 러시아가 북한의 위성 발사를 도왔다고 공개적으로 밝혔습니다. 다른 서방 정보기관이나 정부로부터는 그런 얘기를 듣지 못했습니다. 한국은 특히 우주와 우주 발사 분야에서 북한의 역량과 성과를 폄하하곤 했습니다. 러시아가 북한에 일부 기술을 제공했을 수도 있지만 9월 중순에 열린 북러 정상회담과 11월 중순에 실시된 위성 발사 사이의 시간 차가 짧다는 것을 감안하면 러시아가 제공한 의미있는 정보를 북한이 확인해서 위성이나 추진체에 반영해 발사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했을 것입니다. 따라서 북러 정상회담의 결과 북한 위성 역량이 실질적으로 강화됐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봅니다.
진행자) 북한으로부터 포탄을 받는 대가로 첨단 기술을 넘겨줄 정도로 러시아가 절박하다고 보십니까? 현재 우크라이나 전황을 보면 어떻습니까?
오핸런 선임연구원) 저는 그렇다고 봅니다. 러시아는 매우 힘든 싸움을 하고 있고 포탄을 받는 대신 북한이 꽤 흥미로워 할 거래를 할 의향이 있다고 봅니다. 지금 우크라이나에서는 포탄이 집중적으로 소모되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거의 2년 동안 하루 평균 5천~1만 발의 포탄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우리 예상보다 재고를 더 잘 보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단기적, 중기적으로는 여전히 수요에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대포와 포탄 등 군사 자산을 많이 지원한다고 해서 전황이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러시아는 여전히 특정 지역을 공격할 능력을 갖추길 원합니다. 그들은 우크라이나가 전쟁 동력을 잃거나 적어도 추가 동력을 얻지 못하는 것처럼 보이길 원합니다. 서방의 정치적 의지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인데, 그들이 옳을 수도 있습니다. 러시아가 꼭 절박하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하지만 러시아는 북한의 포탄과 탄약을 얻게 된 것을 매우 기뻐하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북한이 자국을 공격할 것이라고 걱정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북한이 더 많은 첨단 무기를 보유하는 데 대해 큰 거부감을 가지지 않는다고 봅니다. 러시아가 정확히 북한에 무엇을 줄지는 모르겠지만 첨단 전투기를 제공한다 해도 놀랍지 않습니다.
진행자) 대륙간탄도미사일 기술, 재진입 기술도 제공할까요? 미국 본토에 직접적인 위협이 될 수 있고 위협 환경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데요.
오핸런 선임연구원) 그것은 러시아에게 더 민감한 문제입니다. 그런 기술을 제공하면 미국이 반응할 것이라는 점을 러시아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마도 북한에 전투기를 제공할 가능성이 더 높죠. 북한은 전투기와 같은 추가적 역량을 보유함으로써 역내에서 더 유리해질 수 있을 것입니다.
진행자) 북한의 정찰위성은 현재로서는 군사적 기여도가 미미한데요. 앞으로 북한이 우주 개발을 확대하면서 역량이 더 강화되지 않겠습니까? 북한의 위성과 우주 발사체 개발 시간을 단축하는데 있어 러시아가 얼마나 도움을 줄 수 있을까요?
밴 디펜 전 부차관보) 북한은 우선 위성을 추가 발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개별 위성 능력을 높이고 의미 있는 군사적 기여를 하려면 위성 네트워크가 필요합니다. 예를들어 관측위성의 경우 해상도를 높이고 레이더를 장착한 주간과 야간 위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더 큰 위성과 더 큰 우주 발사체가 필요합니다. 북한은 이미 더 큰 우주 발사체를 발사하기 위한 준비를 마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최소한 현재 한 개는 확실히 개발 중이죠. 잠재적으로 러시아의 지원이 그 모든 과정을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러시아가 어떤 지원을 제공했는지, 제공할 것인지 알지 못합니다.
진행자) 북한은 미국이 우주에서 방해한다면 미국 정찰위성들을 불능화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미국은 이에 어떻게 보복할까요? 미 우주군은 ‘다양한 방법을 사용해 적의 우주, 반우주 역량과 활동을 거부할 수 있다’고 했는데 어떤 방법이 있을까요?
오핸런 선임연구원) 미국은 평시에 북한 위성을 아마도 파괴하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위성과 지상국 사이의 통신을 방해할 수는 있습니다. 아마도 북한은 전 세계에 지상국을 설치할 수 있는 곳이 그리 많지 않을 것입니다. 이란이나 멀리 떨어진 다른 나라와 비밀 협정을 맺고 지상국을 설치할 수도 있겠죠. 우리가 이 사실을 파악하지 못한다면 전쟁이 발발했을 때 자료송신을 방해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전시에는 물론 우리는 북한의 위성을 기꺼이 파괴할 것이고 북한은 미국 위성의 작동을 어렵게 하기 위해 핵무기를 우주로 발사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전시에는 무엇이든 가능하다고 생각하며, 미북 양측의 위성 함대의 성능이 심각하게 저하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우리는 북한에 비해 정찰할 수 있는 선택지가 훨씬 더 많아질 것입니다. 점점 도발이 고조되는 것은 생각하기에 끔찍한 일인데 우리가 북한의 위성을 파괴하면 북한은 우주로 핵무기를 발사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우리가 북한 내부의 거점을 공격하는 것을 막기 위해 북한이 핵무기 사용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인류 역사상 최악의 전쟁이 될 수 있습니다. 2차 세계대전에 버금가는 사망자가 나올 수 있습니다.
진행자) 북한이 우주로 핵무기를 발사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나요? 우리는 북한 미사일 발사의 각도와 궤도에 대해 이야기하곤 하죠. 북한이 각도를 높이면 우주로 발사할 수 있는 건가요?
밴 디펜 전 부차관보) 우선 북한이 밝힌 것은 거의 확실히 선전선동용 허풍입니다. 북한이 우리 위성을 파괴할 것이라는 생각에 너무 큰 중요성을 두면 안 된다고 봅니다. 또 미 우주군 성명도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런 일이 일어날 가능성은 너무 낮죠. 북한이 위성 가까이에 핵무기를 쏠 수 있을까요? 아마도 그렇겠죠. 하지만 오핸런 연구원이 말한대로 그건 비용 대비 효과가 그다지 좋지 않습니다. 북한은 적은 이득을 위해 판도라의 상자를 여는 셈입니다. 미국은 핵무기로는 도달할 수 없는 궤도를 돌고 있는 다른 위성도 있기 때문입니다. 다른 정찰 임무들도 수행하고 있고요. 따라서 매우 가능성이 낮은 시나리오라고 생각합니다.
진행자) 한국은 2025년까지 고성능 영상 레이더를 탑재한 위성 4개를 더 궤도에 올릴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초소형위성체계도 개발 중이죠. 이 경우 한국의 한반도 감시 역량이 얼마나 향상될까요?
밴 디펜 전 부차관보) 모든 것이 개발되고 정상적으로 작동한다고 가정하면 북한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상당히 자주 감시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그 모든 자료를 처리하고 분석하고 그 결과를 전문가들에게 전달할 수 있어야 하죠. 따라서 위성을 궤도에 올리는 것이 끝이 아닙니다. 또한 북한의 위장, 은폐, 기만 능력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됩니다. 북한이 군 자산을 위장하고 실내에 보관함으로써 위성 네트워크에 대해 많은 정보를 숨길 수 있습니다. 우리는 수십 년 동안 북한에 대한 상당한 위성 감시를 해왔기 때문에 이를 잘 알고 있습니다. 여전히 우리가 모르는 것이 많고, 보이지 않는 것이 많습니다.
진행자) 존 아퀼리노 인도태평양사령관은 중국이 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 규모의 군사력 증강을 가장 빠른 속도로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재래식, 핵, 육해공, 우주, 사이버 공간 등에서요. 이런 중국의 대규모 군사력 증강을 고려할 때 한국의 정찰 능력이 역내 중국의 위협에 대응하는 데 도움이 될까요?
오핸런 선임연구원) 몇 가지 짚을 부분이 있는데요. 아퀼리노 사령관이 중요한 지적을 했지만 약간의 반박을 할 수 있습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큰 군사력 증강은 자원 측면에서 사실 미국이 했죠. 우리는 여러 전쟁에 대비해 엄청난 증강을 했고 ‘9.11 테러’ 발생 이후에도 상당한 증강을 했으며 트럼프 정부 당시에는 국방비 기준으로 중국의 군사력 증강을 넘어섰습니다. 물론 중국도 상당한 증강을 했다는 점에 대해서는 이의를 제기하지 않습니다. 중국은 확실히 여러 측면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군대이며 세계 2위의 자원을 보유한 군대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때때로 중국의 위협에 대해 너무 흥분하기 때문에 이 말을 하고 싶습니다. 물론 우리는 중국의 도전을 지켜봐야 합니다. 저는 아퀼리노 사령관의 발언에 약간의 의문을 제기하고 싶습니다. 한편 한국은 중국에 대해 복잡한 입장을 가지고 있습니다. 미국은 이 점을 항상 인식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는 때때로 우리가 중국에 대해 갖는 큰 틀의 지역적 우선순위에 대해 한국이 보조를 맞출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항상 한국에게 현명한 것은 아닙니다. 부시 정부 당시 한반도에 주둔하는 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에 대한 악명 높은 요청이 있었습니다. 타이완 해협 유사시 미국이 원하는 방식으로 주한미군을 운용할 수 있도록 사전 허가를 받으려 했죠. 물론 한국은 거절했고 또 거절하는 것이 옳았습니다. 어떤 동맹국도 우리와 동등한 주권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미국은 기억해야 합니다. 미한 동맹은 그 점을 보여주는 방식으로 설계됐습니다. 양국 부대들이 서로의 인력을 결합하는 방식이 동등하며 한국 대통령실과 백악관이 동맹과 연합군을 공동으로 감독하고 통제합니다. 한국이 중국을 항상 감시하지만, 정찰위성으로 중국을 겨냥하고 싶지는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을 미국은 항상 염두에 둬야 합니다. 한국을 당장 위기 상황에 관여시키지 말아야 합니다. 미국은 수천 마일 떨어져 있죠. 하지만 한국은 앞으로도 중국의 이웃국가로 지내야 합니다. 이런 점을 한국인들은 잘 알고 있지만 미국인들은 때때로 잊을 수 있습니다.
진행자)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은 지금도 유효한 미국의 정책 아닙니까?
오핸런 선임연구원) 아니요 그렇지 않습니다.
진행자) 완전히 배제됐습니까?
오핸런 선임연구원) 제가 알기로는 그렇습니다. 한국은 그 제안을 받아들인 적이 없습니다. 달리 표현해 보겠습니다. 당신과 제가 모두 맞을 수도 있습니다. 제가 알기로는 부시 정부의 요청은 어떤 비상상황에도 한국 내 미군 자산을 사용할 수 있는 사전 허가를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한국은 이를 거부했고요. 부시 정부 당국자들도 그런 요청은 실수였다고 인정했죠. 부시 백악관 아시아 담당 선임 보좌관을 지낸 마이클 그린이 브루킹스 연구소에서 이 점을 언급했죠. 하지만 한국 정부가 동의한다면 지역 분쟁에 한국 내 미군 자산을 사용하는 것은 이론적으로는 가능합니다. 그런 의미의 ‘전략적 유연성’은 존재합니다. 하지만 사전 허가, 백지 수표는 아닌 것입니다. 한국은 당연히 자국 영토 안팎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주권적 권리를 지켜왔다고 생각합니다.
진행자) 한국은 최근 9.19 군사합의 일부조항에 대한 효력을 정지했습니다. 북한은 군사합의의 파기를 선언했죠. 한국 국방부는 9.19 군사합의로 인해 DMZ에서의 정보감시 능력이 제한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오늘 저희는 위성 역량을 살펴봤는데요. 9.19 군사합의로 인해 국경지대 정찰 능력이 제한됐다고 해도 미국의 막강한 위성 능력이 충분히 보완할 수 있지 않을까요?
밴 디펜 전 부차관보) 평시에 일상적인 상황에서는 진행자의 말이 맞습니다. 9.19 군사합의에 따라 한국 항공기와 드론이 준수해야 하는 대치 거리의 제한은 전략 정보보다 전술 정보에 훨씬 더 많은 영향을 미칩니다. 전략 정보는 미국이 제공할 수도 있고 한국이 신호 정보와 자국 위성을 통해 입수할 수도 있죠. 일상적 상황에서는 진행자의 말이 맞습니다.
진행자) 스캐퍼로티 전 주한미군사령관, 에이브럼스 전 사령관은 한반도 긴장 상황이 9.19 군사합의 무력화로 근래 들어 가장 고조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동의하십니까?
오핸런 선임연구원) 그 두 분의 의견에는 반대하기 어렵습니다. 그들은 많은 전문 지식을 가지고 있고 전술적 움직임을 오랜 시간 관찰했습니다. 저는 특정 전술 정보를 입수하지 못하는 것을 크게 우려하지 않습니다. 양측이 견고하게 대치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보면 여기저기서 약간의 우위를 점할 때가 있습니다. 정찰 능력이 저하될 때 기습 공격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한반도에서는 그런 방식이 통하지 않습니다. 방어망이 강력하게 구축됐기 때문에 소규모 기습공격은 빠르게 격퇴될 것입니다. 대규모 공격을 시도하면 당연히 발각될 것이고요. 북한이 대규모 공격을 준비한다면 우리는 그것을 볼 수 있습니다. 북한도 우리에 대해 같은 능력을 갖길 바라죠. 하지만 북한은 우리가 공격하지 않을 것도 알고 있을 겁니다. 그들은 다르게 주장하지만 사실은 알고 있죠. 그런 점에서 한반도는 전술적으로나 작전적으로 어느 정도 안정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우려하는 것은 이런 일상적인 전술적 능력의 후퇴가 아닙니다. 더 큰 틀에서 김정은이 수십 개의 핵무기를 만들고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보유하며 남북관계가 경색돼 서로 전쟁계획과 참수작전을 거론하는 상황을 우려합니다. 내일 당장 큰 위기가 터질 것 같지는 않지만 현재의 추세는 우려됩니다.
진행자) 큰 추세를 보자고 하셨는데, 오늘 우리는 한국의 정찰감시 역량을 살펴봤죠. 윤석열 대통령은 당선 직후 VOA와의 인터뷰에서 전시작전권 전환에 앞서 한국이 상당한 정도의 감시·정찰·정보 능력을 확보해서 연합 작전을 지휘할 수 있는 정보력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의 정찰위성 발사 성공이 전시작전권 전환 시기를 앞당겼다고 보십니까?
오핸런 선임연구원) 저는 전작권 전환을 항상 반대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겁니다. 저는 전작권 전환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미국은 연간 8천 500억 달러의 군사비를 지출하는 초강대국이고 한국은 뛰어난 군사력을 가진 지역 군대죠. 미국은 핵능력, 우주 정찰능력 등 세계적인 역량을 보유한 국가입니다. 한국의 군사력이 발전해도 북한 정권을 전복시킬 수 있는 최후의 보루는 바로 미국입니다. 만약 전쟁이 시작되고 미한 양국이 북한 정권 전복을 적절한 목표라고 생각한다면 말이죠. 저는 전작권 전환이 좋은 생각이 아니라고 봅니다.
진행자) 미한 양국 정부는 조건에 기반한 전작권 전환에 합의했습니다. 조건이 맞으면 전환한다는 거죠.
오핸런 선임연구원) 그건 누군가가 20년 전에 실수를 했기 때문입니다. 일단 실수한 다음에는 실수라고 말하기 어렵죠. 시기에 기반한 방식에서 조건에 기반한 방식으로 바꾼 것입니다. 그 조건이 충족되지 않길 바라면서 말입니다. 미국은 그 어떤 나라와도 이런 합의를 맺지 않습니다. 미국이 운 좋게도 북미대륙에 위치해 있기도 하고, 어느 정도는 관여하지 않는 특권을 유지하기 원하며 특히 지금은 너무 많은 곳에서 방위 공약을 맺고 있기 때문에 더욱 그렇습니다. 미국은 세계 최고의 군사 강대국입니다. 미국의 대다수 동맹관계의 최종 보장은 미국의 핵 억지력입니다. 한국이 핵무장을 논하고 싶다면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한국이 그러지 않길 바라지만 괜찮습니다. 한국의 주권적 권리이기 때문입니다. 한국이 원한다면 책임 있는 핵보유국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한국이 핵을 가질 필요가 없지만 설사 핵무기를 보유한다 해도 미국이 동맹에서 압도적인 군사 강국이 될 것입니다. 다른 동맹관계에서와 마찬가지이죠. 따라서 저는 우리 군의 작전통제권을 다른 나라에 넘기는 것이 전술적으로 합리적이지 않다고 봅니다. 물론 전략적 수준에서 한국 대통령실과 백악관은 분쟁 발생 시 핵심 의사 결정 과정에서 동등한 주권적 통제권을 가져야 합니다. 따라서 전략적 수준에서 미한 양국은 동등합니다. 전술적 수준에서는 한 쪽이 다른 쪽의 군대를 지휘하고, 또 지시받으며 복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전장에서 결정을 내리는 작전 수준에서는 통제권 전환에 반대합니다. 미국이 한국에 비해 군사 규모가 15~20배이기 때문입니다. 병사 수가 아닌 국방비 차원에서 말하는 겁니다.
지금까지 반 밴 디펜 전 국무부 국제안보비확산 수석부차관보와 마이클 오핸런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의 대담을 들으셨습니다.
※ 위 대담 영상은 VOA 한국어 방송 웹사이트와 YouTube, Facebook의 '워싱턴 톡'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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